- [드라마 VIEW] “꽃파당→나의 나라” 범죄수사물 끝, 바야흐로 사극의 시대
- 입력 2019. 10.15. 18:02:14
- [더셀럽 김지영 기자] 범죄수사, 심리스릴러로 가득 찼던 안방극장의 흐름이 뒤바뀌었다. 러브라인 없이 장르에 충실했던 그간의 드라마들과 달리 사극에 로맨스를 입힌 푸릇푸릇한 청춘사극으로 보는 이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범죄수사 장르의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사랑을 받은 요인엔 ‘한국 드라마는 결국에 연애로 끝난다’는 천편일률적인 서사에 지친 이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빠른 전개, 안방에서 느껴지는 속도감, 사실적이며 살아있는 캐릭터들에게 뜨겁게 반응했다. 그러나 경찰, 검사, 의사 등 크게 다르지 않은 소재들이 번갈아 반복됐고 모든 드라마들이 타 작품과의 차별성을 내세우며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시청자에게 외면받기 일쑤였다.
더욱이 유튜브, 넷플릭스, VOD 등 다시보기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요즘 시청 흐름으로 인해 시청률은 더욱이 바닥을 쳤다. 수년전만 하더라도 시청률 10%를 넘기면 ‘실패했다’는 소리를 듣던 것과 달리 이제는 ‘대박을 쳤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확보하기 어려운 시청층, 참신한 소재를 찾아야 했던 방송가가 사극으로 눈을 돌렸다. 기시감이 아닌 신선함을 찾기 위해 웹툰 혹은 소설원작인 사극을 선택했고 20대 배우를 전면으로 내세워 신선함을 추구했다. 제작비가 많이 들고 촬영 시간이 많이 드는 사극 제작의 단점을 반사전제작으로 보완했고 OTT 서비스 넷플릭스와 웨이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부족한 제작비를 메웠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사극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하 ‘꽃파당’) ‘나의 나라’, KBS2 ‘조선 로코- 녹두전’(이하 ‘녹두전’) 등이 모두 이러한 형식을 추구했다.
‘꽃파당’은 조선시대 중매쟁이 3인이 왕(서지훈)의 첫사랑이자 조선에서 제일 천한 여인 개똥(공승연)을 귀한 여인으로 만들려는 조선 혼담 사기극을 유쾌하게 풀고 또 그 안에 엇갈리는 묘한 기류로 보는 맛을 더했다. 괴한을 추격하려다 얼떨결에 과부촌에 입성하게 된 녹두(장동윤), 기생이 되기 싫은 동동주(김소현)의 얘기를 다룬 ‘녹두전’의 이야기 또한 그간 접하지 않은 내용으로 신선함을 추구했다.
이와 달리 ‘나의 나라’는 고려시대 말 조선이 건국될 시기를 배경으로 해 익숙하게 다뤄져왔던 소재이나 극의 중심인물들을 무사, 무관, 여장부로 달리해 새로운 느낌을 선사했다. 더욱이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한 듯 참혹한 전장의 피해, 군을 이끄는 장수가 아닌 평범한 민초에 집중하면서 전쟁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특히 세 편의 드라마는 20대 배우들이 주연을 맡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꽃파당’과 ‘녹두전’은 조선시대 배경에 허구를 더한 픽션으로 극의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풋풋함, 발랄하게 연출했다. ‘나의 나라’는 20대 중후반의 배우들이 극을 이끌고 김영철, 장혁, 안내상, 장영남 등 믿고 보는 중견 배우들이 젊은 배우들에게 힘을 실어 극을 완성하는 데 한몫했다.
사극의 유행이 일시적으로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청자들이 뜨겁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청률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드라마 화제성지수, 콘텐츠 영향력지수 모두 세 편의 드라마가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시청률 역시 나쁘지 않다. 첫 방송 3.5%로 시작해 제대로 상승 기류를 탄 ‘나의 나라’는 초반의 전개형식을 마지막까지 잃지 않고 유지한다면 호평과 좋은 성적으로 막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가장 먼저 시작한 ‘꽃파당’은 현재까지 최고 시청률 3.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 이하 동일)로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최근 반환점을 돌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어 시청률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꽃파당’과 동일한 날에 방영되는 ‘녹두전’이 최고 시청률 8.3%, 최근 방송분이 6.7%로 약간의 하락세를 타고 있으나 두터운 팬층, 유일한 오후 10시 월화드라마인 만큼 ‘꽃파당’ 역시 다시 상승기류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드라마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