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VIEW]로맨스릴러 '동백꽃 필 무렵'의 흥행 필살기 '까불이 찾기'
- 입력 2019. 10.17. 17:27:55
- [더셀럽 박수정 기자]평범한 로맨스물이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한국 로맨스물 특유의 '클리셰' 범벅인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기 십상이다. 장르 혼합이 필수 요건이 된 현 드라마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첫 방송때부터 방송 5주차까지 수목극 시청률 1위에 자체 최고 시청률 14.5%(전국 가구, 닐슨)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진부한 로맨스물 공식을 과감히 깼기 때문이다.
'동백꽃 필 무렵'은 '로맨스릴러'(로맨스+스릴러)로 불린다. 앞서 장르 혼합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오 나의 귀신님' 등이 이에 속한다. '치즈인더트랩'은 속을 알 수 없는 인물 유정(박해진)을 중심으로 스릴러에 힘을 실었고, '오 나의 귀신님'에서는 신순애(김슬기)를 죽인 범인을 찾는 스토리로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결은 다르지만 tvN 역대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8' 역시 '남편 찾기'라는 서스펜스가 더해졌기 때문에 시즌3까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평범한 가족극, 로맨스물 범주에서 벗어난 전무후무한 작품으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올해 최고의 로맨스릴러로 주목받고 있는 '동백꽃 필 무렵'은 단순한 긴장감을 넘어 공포감을 선사했던 '오 나의 귀신님'과 유사한 방식을 취한다. 마을의 연쇄살인범 '까불이'를 통해 다소 느슨해질 수 있는 스토리에 긴박감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매회 엔딩에 '까불이'의 정체를 궁금케하는 '떡밥'을 던지면서 강렬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단순히 장르적 매력이 증명된 '로맨스릴러'라고 해서 모든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했던 건 아니다. 유인나, 진이한, 남궁민 주연의 '로맨스릴러'인 '마이 시크릿 호텔(2014)'도 1%대로 흥행에 참패한 바 있다. 올해 '로맨스스릴러'로 주목받았던 '사이코메트리 그녀석'도 2%대로 흥행에 실패했고, 제2의 '오 나의 귀신님'으로 주목받았던 '어비스'는 3~4%대에 그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이들의 흥행 실패 요인으로 꼽히는 요인은 스릴러물이 갖추어야 할 스토리의 견고함의 부족이다.
그런 면에서 '동백꽃 필 무렵'은 흠 잡을 데 없이 견고하다. 겹겹이 쌓인 '까불이' 미스터리가 중반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야말로 '까불이 찾기'는 '동백꽃 필 무렵'의 인기 일등 공신이다. 중반부, 동백(공효진), 황용식(강하늘), 강종렬(김지석)의 삼각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까불이'의 존재감 역시 그만큼 커졌다. 그러나 과하지 않다. 스릴러와 로맨스의 경계를 이질감 없이 넘나들며, '로맨스릴러'가 꼭 지켜야할 완급 조절에 성공했다.
'까불이'가 동네 사람, 즉 동백과 오랜 기간동안 친하게 어울렸던 인물이라는 힌트가 제시되면서 묘하게 '응답하라' 시리즈의 '남편 찾기' 연상케한다. 두 작품을 비교했을 때 완전히 다른 분위기이지만 주변 인물들의 떡밥을 통해 특정 인물을 추리하는 묘미는 닮아있다. 이처럼 '동백꽃 필 무렵'은 미스테리한 한 인물에 집중하는 '치즈인더트랩'과 달리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다수의 주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인물들에게 시선이 분산되지만 결코 산만하지 않다. 이 지점 역시 '동백꽃 필 무렵'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동백의 가게 사장이자 단골손님 노규태(오정세)와 동백의 아들 필구(김강훈)의 야구 코치 양승엽(이상이), 철물점 운영하는 박흥식(이규성) 등이 '까불이'로 추측되면서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발동시키고 있다. 여기에 '까불이'와는 별개로, 속내를 알 수 없는 동백의 친모인 정숙(이정은), 동백의 가게의 종업원 향미(손담비)의 정체 역시 명확하지 않아 극의 흥미를 더한다.
'로맨스릴러'의 새 지평을 연 '동백꽃 필 무렵'이 마지막까지 견고함을 잃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지 방송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수정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