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살다’ 정동환X주석태, ‘그렇게 사는 것’에 던진 물음 [종합]
- 입력 2019. 10.18. 15:58:25
- [더셀럽 전예슬 기자] 현대 사회의 이슈로 떠오른 ‘고령화’와 ‘노인빈곤’. 이는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시대에 관심을 기울여야할 문제다. ‘그렇게 살다’는 ‘그렇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또 사람답게 사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쿠킹스튜디오에서는 드라마스페셜 2019 ‘그렇게 살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신일 PD를 비롯, 배우 정동환, 주석태 등이 참석했다.
‘드라마스페셜 2019’는 신인 작가와 연출이 데뷔하는 주요 통로로 상업성에 매몰되지 않는 공영성의 가치를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집, 노인, 이사, 댄스, 취업, 죽음 등 다채로운 소재의 이야기들이 액션 스릴러부터 로맨틱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 안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드라마스페셜의 네 번째 작품인 ‘그렇게 살다’는 수년째 노인 빈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답지 않은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를 그린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김신일 PD는 “2018년도 TV드라마 단막극 극본공모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전직 형사 강력계 반장이 퇴직한 후 삶의 위기에 처하면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 작품에는 관록 있는 연기를 선보여온 정동환이 전직 강력계 출신 형사 최성억 역을 맡았다. 그는 낡은 임대아파트에 아내와 거주, 퇴직금은 물론 일시금으로 받은 공무원 연금까지 아들 사업 자금으로 날려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인물이다.
정동환과 호흡을 맞추는 배우는 주석태. 그가 맡은 복용구는 특수 강도를 비롯한 각종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다. 두 사람을 캐스팅한 이유로 김신일 PD는 “최성억은 극중 나이가 68세다. 연기를 잘하는 60대 남배우를 찾았다. 부인을 사랑하는 역할이니 외모는 호감형이어야 했다”라며 “정동환 선배님의 작품을 보면 ‘겨울연가’ 속 멋진 교수님, 악역을 해도 회장님이었따. 이런 분이 몸으로 부딪히는 강력계 형사를 한다면 시청자들은 낯설고, 거친 느낌을 받겠다는 생각에 부탁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석태 씨는 악역으로 검증된 배우지 않나. 용구는 그냥 악역이 아니라 지능성 있는 악역이다. 또 중반부에 정체를 알 수 없다. 예측할 수 없는 연기를 하면 더 재밌겠다는 생각에 부탁드렸다”라고 덧붙였다.
정동환은 이 작품에 출연한 이유로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입장이 되어야 올바른 것인가 고민하면서 지냈다. 많이 보여지고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닌, 우리에게 필요한 내용이 무엇인가 생각했다”라며 “정통 사극, 단막, TV문학 같은 것이 없어졌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좋은 영향을 미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KBS에 와서 일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작품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주석태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작가님에게 ‘짓궂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집에 왔다 가셨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라면서 “다들 한 가지씩 비밀로 가지고 있는 치부가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을 모아 쓰셔서 먹먹했다. 이칸희, 김기천 선배님의 배역은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실존해 있다. 제가 맡은 박용구라는 인물은 가상 허구의 인물이지만 실존 인물들에게 어떤 자극을 줄 수 있을까 싶어 흥미로웠다”라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날 정동환은 단막극 제작의 힘든 현실을 언급하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작품을 의욕적으로 뽑아 제작하는 건 감사하지만 감사함을 느기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닌, 좋은 작품이 잘될 수 있게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제작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요건이 주어지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런 건 봐야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한다. KBS만큼은 그만한 능력도 있고, 힘도 있고, 저력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KBS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좋은 작품을 만드는) 작업이 있으면 어디에나 참여하고 싶다. 제가 잘 되고, 돈을 버는 걸 떠나서 그런 작업을 하고 싶다. 가장 가까운 가족들, 자식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드라마는 봐야해’라고 말할 수 있는 작업이 어딘가 있었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그렇게 살다’는 ‘고령화 사회’와 ‘노인 빈곤’이라는 소재를 통해 시청자들과 함께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과 ‘사람답게 사는 것의 가치’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김신일 PD는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하다”라며 “작가님 의도이긴 하지만 저희 드라마의 제목처럼 ‘그렇게 산다’라는 것을 전하고 싶다. 드라마 클라이맥스에 주석태 씨의 대사 중 ‘그렇게 사는 게 쉽지 않다’라는 게 있다. 젊은 사람들은 연세 드신 분들을 비난하고 나이 드신 분들은 젊은 세대를 비난해 갈등이 생긴다. 녹록치 않은 삶이 나만 있는 게 아니라, 은퇴하신 분들도 이들의 삶이 녹록치 않고 삶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주석태는 마지막으로 “제목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 철도신 촬영 장면에서 철도 안내원이 계셨는데 ‘무슨 드라마고 어떤 내용이냐’라고 물으셨다. 설명해드리니 철도 안내원 분께서 ‘나랑 똑같다. 나도 공무원이었다’라고 하셨다. 제목과 대본에서 ‘그래’라는 말이 마음으로 와 닿았다”라면서 “시골에 혼자 계신 아버지에게 전화해 ‘요즘 좀 어때요’라고 물어보면 ‘그냥 그렇지’라고 하신다. ‘그렇지’가 대명사의 ‘그렇지’가 아닌 그분들의 삶을 한 단어로 축약시켜놓은 것 같다. 드라마를 보시고 나서 다시 한 번 되새겨보셨으면”이라고 시청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렇게 살다’는 오늘(18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