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패션 서밋 서울’展, 패션의 미래 ‘제로 웨이스트’ [SFW 20 SS]
입력 2019. 10.22. 15:00:47
[더셀럽 한숙인 기자] 지난 19일 종료된 서울패션위크 2020 SS는 ‘성과’라는 단어를 떠올리기조차 멋쩍을 정도로 질적 양적 요건 그 어느 것도 충족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속가능한 패션 서밋 서울 2019’만큼은 패션의 미래가 ‘신상 소비’를 자극하는데 있는 것이 ‘생각 소비’를 독려하는데 있음을 각인하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지속가능한 패션 서밋 서울 2019’는 네오프렌 단일 소재로 춘하추동 1년의 컬렉션을 막힘없이 제안하고 있는 ‘파츠 파츠(PARTsPARTs)’ 오너 디자이너 임선옥의 지극히 사적이지만 결국 공적 윤리 강령이 될 수밖에 없는 캐치프레이즈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가 시작점이 됐다.

임선옥은 파츠파츠 본사가 있는 부암동에서 운영 중인 랩실에서 월 1회 열고 있는 ‘제로 웨이스트 워크샵’을 이번 전시에 옮겨왔다. 파츠파츠의 지향점이자 패션의 당연한 미래여야 할 ‘쓰레기 없는 패션’의 필요성과 의미를 좀 더 확장해 구성함으로써 패션 관계자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참여와 공감을 끌어냈다.

컨퍼런스와 전시로 이뤄진 ‘지속가능한 패션 서밋 서울 2019’의 전시 부문은 크레아 팹 워크(FAB-WORK)에서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DESIGN LIFE, DESIGN FUTURE, DESIGN SUSTAINABILITY로 나뉘어 구성됐다. 각각 그린 블루 레드의 컬러가 부여된 세 섹션은 컬러의 상징성을 매개로 전시를 찾는 이들이 시각적 감성적 인지적으로 좀 더 깊이 있게 지속가능한 패션을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브랜드는 전시 기획자로 나선 디자이너 임선옥의 파츠 파츠 외에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 허브에 입주해 있는 15개 사의 제품들로 구성됐다.

디자이너 임선옥은 “그린 컬러의 디자인 라이프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지만 현재를 살고 있고 현재를 꿈꿀 수 있는 ‘현재’ 시점의 공간으로, 블루 컬러의 디자인 퓨처는 ‘아마도 이럴 것이다’라는 가정을 재현한 이미지 공간으로 연출했습니다”라며 “이번 전시의 메시지는 ‘공존’입니다. 디자인의 현재, 디자인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상업적 공간으로서 매장이 아닌 촘촘하게 구성된 전시 공간을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싶었습니다”라며 전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관심을 끈 공간은 ‘제로 웨이스트’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구현된 ‘DESIGN SUSTAINABILITY’였다.

네오프렌 단일 소재로 4계절 컬렉션을 만드는 파츠파츠는 진보적 브랜드 철학이 응축된 에코백 만들기 체험 행사를 통해 참가자들로 하여금 에코백에 관한 틀에 박힌 생각을 확장하게 했다. 실제 파츠파츠의 제품 공정을 그대로 옮겨온 이 행사는 지속가능한 패션이 환경 친화 소재 외에 생산 공정상의 환경 친화 방식도 포함됨을 각인했다.

네오프렌 소재를 이용한 에코백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핫멜트 접착제를 이음선에 붙인 후 다리미로 누르고 프레스기로 다시 한 번 압착하는 3단계를 거친다. 붙이고 누르는 과정 외에 추가 부자재가 들지 않는 ‘최소 소재, 최소 공정’을 비롯해 패턴을 뜰 때 ‘자투리 원단 최소화’, 자투리 원단이 디테일이 되는 ‘업사이클링의 최대화’가 ‘파츠파츠’ 가방뿐 아니라 옷을 만드는데도 적용된다.

‘지속가능한 패션 서울 서밋’은 미래 가치를 역설하는 진보주의 패션 정치의 허울 좋은 캐치프레이즈가 아닌 현재를 살고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현재이자 미래인 ‘현실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체감케 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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