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읽기] 신원호 보다 높은 나영석 PD 보수가 초래한 ‘예능 악몽’ 시대
입력 2019. 10.23. 11:43:27

신원호, 나영석 PD

[더셀럽 한숙인 기자] 잊을 만하면 스타 PD의 몸값이 화제다. 절대 권력으로서 지상파의 위세를 꺽은 케이블TV CJ ENM은 자본주의 적자생존 논리를 PD들의 연봉 수치로 보여준다. 나영석과 신원호 PD의 보수를 좀 더 세밀히 들여다보면 최근 지상파들이 계속되는 실패에도 드라마가 아닌 예능에 승부수를 걸려는 이유가 설명된다.

지상파가 주중 10시 대 드라마를 포기하고 선택한 예능 프로그램 실적은 시원치 않다. SBS 월화 예능 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는 8월 12일 6.8%로 시작했으나 5회에 3.5%로 떨어진 이후 줄곧 3~4%대를 벗어나지 못하다 3.9%로 종영했다. MBC 월요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역시 시즌1으로 형성된 인지도에도 3월 29일 3.7%로 시작해 2~4%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드라마에 비해 예능 프로그램의 실적이 좋지 않음에도 지상파가 예능에 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데는 예능 프로그램의 일회성 시스템과 메인 MC 한두 명을 제외한 출연진들의 상대적으로 낮은 출연료를 포함한 제작비용 등 가성비 때문이다.

타 방송사 PD뿐 아니라 동료인 신원호 PD와도 차이가 큰 나영석 PD의 보수는 예능 프로그램의 가성비를 명확하게 입증하는 사례다.

예능과 드라마 부문의 간판 PD인 나영석과 신원호는 지난 4월 1일 공시된 2018년 CJ ENM 사업보고서에 각각 총 37억 2500만원, 25억 9400만원으로 기재돼 비임원 보수의 정점을 찍었다. 이들을 이끌고 있는 PD 출신 이명한 본부장은 지난 8월 14일 공시된 2019 반기보고서에 12억 1500만원으로 이미경 부회장 10억 원, 이재현 회장 9억 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들의 수십억 원 대의 보수 내역을 들여다보면 자본주의 논리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나영석과 신원호 PD의 급여는 각각 2억 1500만원, 9900만원으로 실제 연봉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는 대기업 임원과 간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상여금은 각각 35억 1000만원, 24억9500만원으로 급여 기준 16, 25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는 나영석과 신원호 PD가 만든 예능과 드라마가 시청률과 화제성 순위를 점령하고 이 같은 명확한 흥행 수치가 광고와 협찬 수익으로 이어지면서 기업 외형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음을 입증한다.

나영석 PD ; 2019년 예능 프로그램, 신원호 PD ; tvN 이적 후 드라마

그러나 나영석과 신원호 PD의 급여와 보수 차이는 PD의 성공신화쯤으로 넘겨버리기에는 최근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신원호 PD의 상대적 낮은 급여와 상여금은 최근 지상파가 드라마를 포기하고 예능 프로그램을 선택하게 한 원인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로 전향한 신원호와 달리 나영석은 예능 시장에 ‘나영석 브랜드’ 시대를 열었다. ‘여행’과 ‘게임’을 접목한 ‘힐링 예능’을 시리즈로 쏟아내 브랜드의 가치 평가기준에서 절대적인 호감도와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안정된 수익과 함께 수익 확장 가능성까지 열었다.

예능은 ‘다다익선’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어 드라마에 비해 위험 변수가 적다. 드라마는 예능 보다 긴 기획 및 제작 기간, 출연진과 극본, 시청자 반응 등 PD가 예측 가능한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다.

실제 신원호는 2012년 ‘응답하라 1997’ 이후 13년 ‘응답하라 1994’, 2015년 ‘응답하라 1988’, 2017년 ‘슬기로운 감빵생활’, 총 4편의 드라마와 2012년 ‘더 로맨틱 & 아이돌’ 1편의 예능이 전부다. 반면 나영석 PD는 ‘스페인 하숙’ ‘신서유기 외전 강식당2’ ‘신서유기 외전 강식당3’ ‘삼시세끼 산촌편’ ‘신서유기 외전 :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 등 2019년 1월부터 10월까지만해도 총 5편 예능을 쏟아냈다.

나영석 PD가 자신의 몸값으로 입증한 예능 프로그램의 상품성은 드라마를 포기하면서까지 예능 프로그램 수를 늘리는 지상파의 ‘무리수’ 선택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나영석 브랜드’를 연상하게는 하는 ‘힐링 예능’, 스타 사생활을 들춰내는 ‘토크쇼 예능’, 연예인 혹은 일반인의 ‘짝짓기 예능’ 등 특정 포맷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십 개의 예능 프로그램들로 인해 지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정인의 수십억 원 대 보수는 문제될 게 전혀 없다. 1일 24시간을 버틸 수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을 쏟아내야 하는 케이블 TV는 생존을 위해 다량이 예능 프로그램을 쏟아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제한된 채널과 방영 시간에 뉴스 드라마 다큐멘터리 예능을 모두 쏟아내야 하는 지상파가 자신들의 특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예능 프로그램에 집착하는 현 상황은 미디어 시장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원인과 해결책에 관한 진지한 분석이 필요하다.

[더셀럽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프로그램 별 포스터]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