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정원' 정영주 "권선징악 결말 당연, 신난숙 役 통해 많이 배워" [인터뷰]
- 입력 2019. 10.28. 17:53:57
- [더셀럽 신아람 기자] 매주 주말 안방극장에 휘몰아치는 전개와 반전의 연속으로 재미와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했던 '황금정원'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주말특별기획 '황금정원' 최종화에서는 은동주(한지혜) 차필승(이상우)이 오지은(사비나) 정영주(신난숙) 모녀의 악행을 밝히는 동시에 모녀의 처참한 말로가 그려지는 권선징악 엔딩이 그려졌다. 기존에 정해져 있던 결말을 권선징악으로 바꾸자고 제안한 것은 다름 아닌 악녀 신난숙을 연기한 정영주였다.
극 중 정영주는 사비나(오지은)의 생모이자 모든 사건의 악의 축인 신난숙으로 분해 역대급 악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기존 악역들과 달리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로 신난숙을 소화해내며 '新 악녀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영주는 "원래 이 결말이 아니었는데 벌받아야 할 사람은 반드시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권선징악 결말로 가자고 제안했다. 자식을 차로 치는 행동은 상식적으로 버틸 수 있는 감정선이 아니다. 충분히 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게 맞는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이 후련하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 불행 따윈 신경도 안 쓰는 악랄한 신난숙을 정영주 역시 이해 못 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이런 신난숙에 대해 정영주는 "이해가 안 갔던 대사들도 많았다. 맹목적인 목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거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가끔 존재하는데 약간 걱정되고 무섭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전작 tvN '부암동 복수자들'에 이어 SBS '열혈사제' '황금정원'까지 악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입증한 정영주는 "그전엔 희화된 악역이었다. 만화 같은 악역이었고 목적이 정확한 악역이었는데 이번 캐릭터는 정형성이 있었다. 그만큼 '내 것 처럼 만들어야 하는데'라는 의무감 같은 게 있었다"라며 영화 '마담싸이코'를 보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난숙 자체는 끊임없는 악행을 선보이는 악랄한 인물이었으나 배우 정영주를 대중에게 알리고 인간 정영주에게 큰 깨달음을 준 고마운 인물이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역할이고 쉽게 볼 수 있는 뾰족하고 되바라진 그런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자기 아픔을 해결하는 방법이 세련되지 못해 남들에게 피해를 주고 아프게 하는 방법밖에 모르는 학습이 안된 인물이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그동안 나 자신이 지적인 이미지에 무게감을 뒀었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평소 정영주 이미지를 살면서 염두에 뒀었던 것 같다. 신난숙을 통해 많이 반성했다. 지능적이고 지적인 악역도 있지만 맹목적인 악역도 있지 않겠나. 적당히 섞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정영주는 지난 1994년 뮤지컬 '나는 스타가 될거야'로 데뷔, 25년 차 베테랑 뮤지컬 배우다. 그런 그가 연기에 첫 도전한 작품은 tvN '시그널'이다. 오랜 시간 배우로서 활동해왔지만 무대와 드라마 현장은 용어부터 분위기까지 많은 것들이 달랐다. 정영주는 그동안 무대 위에서 배우고 익힌 것들은 모두 내려놓고 신인 배우의 마음가짐으로 현장에 임했다. 그는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선배들과 스태프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했다. 그리고 점차 공연에서 몸에 밴 패턴들을 찾아가면서 드라마 현장 적응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
현장 분위기 메이커 역시 정영주였다. 정영주는 "내가 센 역할을 하니까 평소 생활할 땐 안 그러려고 하는 편이다. 인물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게 다음 촬영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 평소 촬영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다. 내가 촬영장에 안 가는 날이면 현장이 너무 조용하다고 하더라"며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의 팀워크를 자랑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배우로서 또 하나의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한 정영주는 앞으로 대중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본인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라면 지나가는 행인 1도 감사히 연기할 수 있다는 정영주. 이러한 연기 열정을 바탕으로 같은 악역도 매번 색다른 연기로 신선한 재미를 안겼던 그가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대중을 찾아올지 기대감이 모인다.
[더셀럽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