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상우 “‘두번할까요’,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인터뷰]
- 입력 2019. 10.30. 16:37:51
- [더셀럽 김지영 기자] 2000년대 초반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동요케 한 배우 권상우가 이미지를 탈바꿈했다. ‘탐정’과 ‘추리의 여왕’ 시리즈로 대중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더니 이젠 ‘두번할까요’로 방점을 찍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두번할까요’ 속 현우는 이혼한 뒤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다. 싱글로 돌아간 것 마냥 자유로운 삶을 꿈꿨으나 아직도 선영(이정현)의 연락에 시달린다. 선영과 다른 사람을 만나보겠다고 만난 맞선 자리에서도 순탄치 않다. 비데 고장으로 온 바지가 젖고 심지어 짜장면 배달통을 뒤집어쓰기도.
최근 다양한 작품에서 코믹한 모습을 선보였던 권상우는 ‘두번할까요’로 더욱 이미지를 내려놓았다. 싱글의 자유로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속옷차림으로 댄스를 하는가 하면, 과거 흥행작 ‘말죽거리 잔혹사’의 명장면을 재현한다. 이 밖에 영화 곳곳에서 망가진 권상우가 관객들의 웃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결혼식이 아닌 이혼식으로 포문을 여는 것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생소했던 소재, 권상우와 맞는 나이에 들어온 ‘두번할까요’의 시나리오는 권상우의 구미를 당겼다.
“책이 잘 읽혔고 지금 내 나이에서 할 수 있는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러한 장르가 우리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게 잘 없지 않나. 재밌는 영화였다. 당연히 작품을 선택할 땐 좋은 제작사, 좋은 감독님 등 선택하는 기준이 많이 있는데 저는 나를 흥미롭게 하는 것에 흔들린다.”
권상우는 ‘두번할까요’의 시나리오를 읽고 머릿속에서 떠나보내질 못했다. 상상 속에선 이미 촬영을 하고 있었을 정도. 이후 박용집 감독과 제작사 대표를 만나자마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내 또래의 현실 로맨스라고 생각했다. 결혼과 이혼을 다루고 있지 않나. 이혼식이 비현실적일 수도 있지만 촬영하면서도 LED 화면이 갈라지는 장면으로 한 방에, 유쾌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촬영하면서 점차 신뢰가 생겼다.”
조용하게 이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혼식까지 한 이들의 관계가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심지어 선영은 이혼하고 나서도 “내가 부를 사람이 어딨냐”며 계속해서 현우를 찾고, 현우는 선영의 살림을 도와준다. 단면적으로 질척거리는 여자, 단호하게 떠나지 못하는 남자의 관계를 넘어서 이들에겐 과거의 약속과 책임감이 존재했다.
“이혼하고 나서 선영의 일을 도와주는 현우가 이해가 된다. 장례식에서 이 여자를 돕겠다고 내뱉고 헤어졌는데 현우의 입장에선 책임감이 있을 것이다. 인간으로서 충분히 전 와이프를 지켜주고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손태영과 부부사이인 권상우는 연예계 유명 잉꼬부부 중 하나다. 매 인터뷰와 방송에서 손태영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과 고마움을 드러낸다. 그러나 배우로선 ‘두번할까요’ 속 현우와 이들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나 전작 ‘탐정’에서는 아내에게 치이는 남편, 이번에는 이혼을 위해 노력하는 남편으로 실제 자신의 모습과 거리가 있으나 몰입엔 어려움이 없었다.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해도 갈등도 있고 다 있지 않나. 싸우는 게 쌓여서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 또 가족은 친구와 다르게 영원한 내 편이니까. 그런 데서 오는 안정감이 있다. 그래서 결혼은 해봐야지만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결혼과 관련된 사회문제들을 떠나서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가볍게 담았다. 영화 한 편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으니까 여러 감정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극 중 현우는 영화의 상당부분 코믹요소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망가진다. 멋스러워 보이는 장면이 오히려 적을 정도다.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지질하고 심지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혼식과 견(犬)혼식을 잘 헤쳐 나가는 게 중요한 일이었다. 여느 엔딩 장면처럼 멀쩡하게 입장을 해서 다가가는 것보다는 현실적으로 지질하게 연기를 해야 잘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대사와 표정을 지질하게 했다. 정말 지질하게 보인 것 같다.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은 된다.(웃음)”
최근 ‘두번할까요’의 개봉에 이어 권상우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한 오는 2020년 1월엔 ‘히트맨’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쉼 없이 달리고 있는 권상우는 “데뷔 초보다 지금이 더 열정이 충만하다”며 열의를 드러냈다.
“스크린에서 관객과 꾸준하게 만나는 게 제 목표다. 7년이라고 기한을 정한 이후는 그때 제 나이가 50살이다. 몇 년 안 남았다.(웃음) 최근 제 열정은 데뷔 때 보다 더욱 가득하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더 좋은 작품을 꾸준하게 하고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열정이 넘치게 된 계기는 현장에서 찾았다.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바쁘게 뛰어다니고 열의 가득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함을 느낀다고. 더군다나 최근 여러 작품에서 함께 모습을 비추고 있는 성동일에게도 좋은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성동일 선배랑 ‘탐정’을 찍으면서 현장이 재밌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재밌고 스태프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는 행복한 사람, 복 받은 사람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더 감사함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성동일 선배는 재밌게 일을 하는데, 그게 저한테도 작용이 되는 것 같다.”
50살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전력 질주할 준비를 마친 권상우의 최종 목표는 영화 제작이다. 우선 좋은 작품을 만나 신뢰가 가는 배우로 대중에게 확신을 얻은 뒤 제작자의 꿈을 펼칠 예정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빨리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고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서 작품을 많이 보고 있다. 신뢰가 가는 배우가 되면 영화제작도 해보고 싶다. 나름대로 그런 쪽에 투자하고 돈 쓰는 것이 아깝지 않다. 제작을 생각하고 있고 제대로 하고 싶기 때문에 내 작품 잘해서 신뢰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kth/리틀빅픽처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