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에게’, 흰 눈 위에 입혀진 따뜻한 색채 [씨네리뷰]
입력 2019. 11.13. 08:00:00
[더셀럽 전예슬 기자] 흩날리는 눈발들이 천천히 쌓인다. 그래서일까. 포근하고 폭신하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 가슴 한 편에는 이유 모를 따뜻함까지 느껴진다.

‘윤희에게’(감독 임대형)는 영화의 제목처럼 윤희(김희애)에게 온 편지로 인해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연히 엄마 앞으로 온 편지 한 통을 읽게 된 딸 새봄(김소혜). 엄마의 첫사랑에게서 온 편지임을 알게 된 새봄은 모녀 여행을 계획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갈 때쯤 눈이 많이 오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자는 새봄의 제안에 윤희는 함께 하기로 한다. 끝없는 설원이 펼쳐진 이곳에서 두 모녀는 서로가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된다. 이후 윤희의 첫사랑이 누군지 알게 된 새봄은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만남을 주선한다.



영화는 자극적인 내용 없이, 작위적인 장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따뜻한 동행’이란 말이 참 잘 어울린다. ‘사랑에는 다양한 모양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불편한 요소 없이 전달한다. 사랑의 상실과 복원, 두려움과 용기, 화해와 성장의 드라마까지 그 안에 녹여낸 것이다.

눈과 귀를 이끄는 영상미와 음악도 그 몫을 해낸다. 영화 초반과 마지막에는 “눈이 언제쯤 그치려나”라는 대사가 등장하는데 눈이 펑펑 내려 쌓인 곳, 일본 훗카이도의 오타루 지역이 배경이 된다. 흰 배경에 인물들이 색칠한 다양한 컬러는 살아 숨 쉬는 느낌의 화면을 만들어낸다.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은 이야기 전개에 결을 해치지 않는다. 애틋하면서 기은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음악으로 울림을 전한다. 특히 편지를 읽는 부분에서는 누군가에게 받아본 적 있는 느낌의 문장과 대사로 마음을 대변, 깊은 여운을 전한다.

배우들의 감성 연기도 몰입하게 만든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 변화를 미묘한 표정과 눈빛, 행동으로 표현한 김희애의 연기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소혜 역시 ‘첫 스크린 도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당차고 씩씩한 새봄 역에 완벽하게 스며들었다. 현실적인 모녀 같은 두 사람의 호흡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두 사람 외에도 새봄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남자친구 경수 역의 성유빈, 윤희의 첫사랑의 기억을 깨운 친구 쥰 역의 나카무라 유코가 적재적소에 등장, 이야기를 완성시킨다.

모녀의 따뜻한 동행에서 사랑의 참된 의미를 일깨울 ‘윤희에게’는 오는 14일 개봉된다. 러닝타임은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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