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 인터뷰:WHO] ‘나를 찾아줘’ 종호, 오디션 뚫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까지
입력 2019. 12.13. 17:54:32
[더셀럽 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신인 배우 종호입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영화 '나를 찾아줘'에서 넙치 역으로 관객 분들을 만났습니다. 앞으로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좋은 작품, 좋은 연기로 꾸준히 인사드리겠습니다.

장차 충무로를 이끌어갈 배우가 영화 ‘나를 찾아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연기력과 흡입력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신예 종호의 이야기다.

다수의 연극 무대에 올랐던 종호는 2016년부터 매체 연기를 시작했다. 드라마 ‘프리즌’ 영화 ‘보통사람’ ‘염력’ ‘여중생A’ ‘크게 될 놈’ ‘두번할까요’ 등 다수의 작품에서 조연과 단역을 맡으며 경험을 조금씩 쌓아나갔다. 그러던 중 ‘나를 찾아줘’ 김승우 감독을 만났다.

소속사가 없었던 그는 혼자서 직접 프로필을 제출하고 오디션을 보는 과정들을 거쳤다. ‘나를 찾아줘’ 넙치 역 오디션에서 김승우 감독에게 진심을 내비쳤다. 조금씩 쌓아온 연기력은 김승우 감독에게 감동을 줬고 단번에 함께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종호가 ‘나를 찾아줘’에서 맡은 넙치는 수상한 마을의 낚시터에서 일하는 인물. 어린아이를 유린하고 폭행하며 눈빛조차 섬뜩함을 넘어서 불쾌감을 불러온다.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강한 작품인 만큼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지만, 넙치의 인상 또한 강하게 남아 극장 문을 나설 때까지 마음이 편치 않을 정도다.

1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화제를 모았던 이영애 못지않게 관객들의 이목을 끄는 신예 종호를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더셀럽 사옥에서 만났다. ‘나를 찾아줘’ 촬영 이후 소속사 굳피플을 만나고, 매체 인터뷰가 생전 처음이라는 그는 초반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신의 노력을 어필하는 답변에는 ”부끄럽다“며 얼굴이 빨개지며 ‘파하하’하고 웃었다. 넙치와는 사뭇 다른 순수한 모습이었다.

종호와의 일문일답



오디션을 봤다고 들었다. 어떤 모습을 주로 보여주려고 했나.

프로필을 냈고 감사히 오디션을 볼 기회가 생겨서 보게 됐다. 외적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제일 많이 보여드리려고 했었다. 쉽지 않은 인물이어서 캐릭터에 제 마음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었다.

넙치 역 오디션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갔었나.

대본 두 장을 받았었다. 제가 생각한 넙치의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의상과 소품 여러 가지를 준비했었다. 현장에 있는 넙치처럼 하고 싶었다. 평소에는 순박해 보일지라도, 그 사람의 속내나 이중적인 행동들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넙치의 더듬거리는 말투, 행동 걸음걸이, 눈빛 들이 더욱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정해져 있는 설정이었나.

시나리오에는 충청도 사투리로만 설정이 돼 있었다. 나머지는 오디션 때 말을 더듬는 설정으로 해서 보여드렸고 충청도 사투리도 충남 쪽의 말투를 써서 푸근하게 하려고 했었다. 저는 서울 출생이지만 아버님 고향이 충청도셔서 사투리 연기를 하는 것엔 어려움이 없었다.

말을 더듬는 설정을 넣은 이유는 오디션 준비를 하면서 무엇을 하면 다른 분들과 달리 돋보일 수 있을지 생각을 하다가 떠올랐다. 말을 더듬으면 더 잘 어울리기도 하고, 돋보이려는 생각에 나름의 콘셉트를 설정해서 연기했다.

‘나를 찾아줘’ 오디션을 보고 나서 바로 합격을 한 것인가.

처음에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고민을 해보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합격 여부에 긴가민가했는데, 다시 연락을 주셨다. ‘해보자’고 하시더라. 그때부터 다양한 것들을 감독님과 만들어나갔다.

넙치 역을 맡게 되면서 살을 일부러 찌웠다고 들었다. 얼마나 증량했나.

20kg을 늘렸다. 원래는 100kg이어서 120kg의 몸으로 촬영을 했다. 원래 제 몸에서 더 찌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더 많이 노력했다. 감독님도 좋아 해주셨다. 감독님 보고 싶다.(웃음)

다른 스릴러 작품에서도 넙치와 비슷한 캐릭터가 더러 있다. 다른 작품을 참고해서 캐릭터를 만들었나.

다른 작품에서 착안하지는 않았다. 제가 넙치에 다가가기 위해서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왜 이럴까’였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민수, 지호 같이 어렸을 때 아픔을 가진 사람이었을 듯 하다. 살면서 살고자 하는 생존본능 때문에 자라왔고, 그래서 그런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물이지 않을까. 약육강식 세계에서 살면서 높은 분한테는 약해지고 약한 사람 앞에선 강해지는 게 넙치에겐 당연하다고 여겨졌을 것 같다. 넙치를 연기하면서도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넙치의 폭력성향이 다수 그려진다. 연기하면서도 마음이 편치는 않았을 텐데.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제가 폭력을 행사하는 배우들에게 계속 ‘미안하다’고 하면서 최대한 한 번에 오케이를 내자고 얘기를 했었다. 그래서 거의 한 번만 촬영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

반대로 넙치가 맞는 장면도 많다. 관련 에피소드가 있나.

홍경장 역인 유재명 선배님께 맞는 장면이었는데, 선배님도 매우 아팠을 것이다. 때리는 사람도 아프니까. 제가 계속 몸이 자동으로 움츠러들어서 NG가 많이 났다. 선배님한테도 죄송하고 모든 스태프에게 죄송했다. NG가 4, 5번 정도 났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많은 분이 보고 계시고 기다리고 계셔서 죄송하고 마음이 아팠다.



넙치의 장면 중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넙치가 혼자 튈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낚시터 사람들하고도 어울려야 하고 영화적으로 스며들어야 했다. 그래서 낚시터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

많은 작품에 출연한 적이 있지만 ‘나를 찾아줘’ 넙치의 분량이 제일 많은 편에 속하지 않나. 걱정과 고민이 있었을 텐데.

부담이 엄청 컸었다. 모든 스태프,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넙치를 하게 됐는데, 제가 감히 망칠 수 없고 폐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담감을 촬영 전에는 아예 없애고 촬영에 몰두했다.

넙치 역을 실감나게 잘하더라. 스크린을 통해 본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거나 스스로도 놀란 장면이 있나. 반대로 아쉬웠던 점은?

한 번도 제 연기에 놀란 적이 없다.(웃음) 항상 보면서, 배우를 하면서 배우고 있다. 만족한 적은 없다. 말을 더듬는 설정을 여러 영상을 찾아보면서 참고를 하고 연기 준비를 했었다. 현실적으로 다가가려고 웃으면서 더듬으니 대사가 잘 전달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현실적인 것도 좋지만 영화를 보시는 관객들도 신경을 써서 준비했으면 더 나은 넙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데뷔작이나 다름없는 ‘나를 찾아줘’에서 이영애, 유재명과 함께한 소감은?

평생에 제가 훌륭한 선배님들과 연기를 할 수 있는 순간을 생각지도 못했다. 현장에서 다들 ‘같이 열심히 하자’고 말씀을 해주셨다. 단순히 선후배 관계가 아니고 배우로서 저를 대해주셔서 영광스러웠다. 유재명 선배님은 말로써 저를 많이 다독여주셨고 이영애 선배님은 계속 먼저 들어주시고 의견도 내주고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요’ 해주셨다. 같이 얘기하고 토론을 많이 했다. 영광이었다.

이영애, 유재명 배우가 인터뷰에서 종호 씨를 칭찬하더라. 현장에서도 칭찬을 자주 들었나.

현장에서는 그렇게 연기에 대해서 뭐라고 말씀을 하시진 않았다. 촬영 후에는 ‘잘한 것 같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쑥스럽다.(웃음)

유재명 배우에게 차를 샀다고 하더라.

촬영 중엔 소속사도 없고 차도 없어서 혼자 다녔다. 부모님 차를 썼었는데, 부모님도 차를 쓰셔야했었다. 그러던 중 유재명 선배님이 차를 주셨다. 샀다기보다는 선물을 해주신 것이다. 지금도 열심히 타고 다닌다. 저한테는 첫차기도 하고 소중한 차다. 유재명 선배님이 주신 차를 타고 전국 곳곳을 여행하고 다니고 있다.

유재명 배우의 좋은 기운을 받았다는 느낌이 드나

그렇다. 그 차를 타고 현장을 다니면서 더 선배님의 기운을 받아서 좋은 작품에서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웃음)

‘나를 찾아줘’ 촬영을 하면서 많이 배웠을 것 같다.

너무 많이 배웠다. 너무 훌륭하신 감독님께도 영화를 대하고 임하는 모습들을 보고 배웠다. 훌륭하신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느끼는 것도 많았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연기를 하면 되는가에 대해 방향성도 좀 더 뚜렸해졌다.



연극을 주로 했다고 들었다. 대중매체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처음부터 매체 연기를 하고 싶었다. 대학교 다닐 때부터 연극을 하면서 기본을 많이 배우려고 했었다. 연극을 하다가 매체를 시작해야겠다고 확신이 들어서 혼자서 프로필도 돌리고 불러주시는 작품들을 감사하게 촬영했었다.

지금 소속사인 굳피플은 ‘나를 찾아줘’의 계기로 들어가게 된 것인가.

촬영하면서 지금의 이사님과 친분을 쌓았다. 영화 촬영이 다 끝나고 연락을 주셔서 좋은 인연으로 뵙게 됐다.

어떠한 배우가 되고 싶나.

믿음직한 배우가 되고 싶다. 보시는 많은 분에게 ‘나를 찾아줘’를 통해 믿음이 생긴다면 그 믿음에 반하지 않게 더 열심히 노력해서 꾸준히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또 믿음직한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롤모델이 있나.

너무 훌륭하신 배우들이 다 롤모델이지만 한 명을 꼽자면 박정민 선배다.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하시는 작품들을 다 챙겨보면 항상 마음이 먹먹하거나, 즐겁거나, 행복해지거나 제 마음이 움직였다. 배우이기 전에 너무 멋있는 사람이신 것 같다. 직접 쓴 에세이도 읽어봤다. ‘동주’ ‘사바하’ 등 많은 작품을 봤지만, 그중에서도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박정민, 이병헌 선배의 모습이 제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10년 뒤 종호 씨는 어떤 배우가 돼 있을 것 같나.

지금보다 좋은 작품, 많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로 관객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있지 않을까. 제가 감히 잘되겠다는 말을 하기에는 아직 아닌 것 같다. 그냥 열심히 하는,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생기는 연륜이 있으니 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끝으로 대중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영화를 봐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저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다.(웃음) 여러 가지 많은 글을 읽었다. 그저 열심히 준비한 연기일뿐이었고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니까 영화는 영화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사실 여러 가지 말들이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니까 그것으로도 감사하다.(웃음) 오는 2020년에는 ‘나를 찾아줘’처럼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역할로 촬영하고 관객 여러분께 찾아뵙도록 하겠다.



저 종호는요….

TV DRAMA

2018 ‘대군’ ‘우리가 만난 기적’/ 2017 ‘크리미널 마인드’ ‘조작’ ‘귓속말’

MOVIE

2019 ‘나를 찾아줘’/ 2018 ‘엄니’ ‘안시성’ ‘여중생A’ ‘골든 슬럼버’ ‘염력’/ 2017 ‘프리즌’/ 2015 ‘베테랑’

THEATER

2016 ‘사랑하는 뇌’ ‘가만히 이어진’/ 2014 ‘두꺼비 집에 여우가 살고 있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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