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벌새’ 의식의 변화→영화계에 분 ‘女風’ [2019 연말결산⑪]
입력 2019. 12.19. 11:12:47
[더셀럽 전예슬 기자] 2019년 극장가는 여성 중심의 영화가 반향을 일으켰다. 여성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부터 여성 중심의 서사를 풀어간 영화까지 개봉 ‘붐’이 일었다.

앞서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거나 여배우 주연 영화는 가뭄에 콩 나듯 한국영화계에서 드문 바. 범죄, 스릴러 등 장르가 흥행을 하며 남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가 속속 했지만 여성 캐릭터는 홍일점이거나 아예 등장조차 없었다. 하지만 2019년 영화계는 여성 캐릭터들을 앞세운 영화나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걸캅스’로 여성 중심 영화의 시동을 킨 후 ‘윤희에게’ ‘벌새’ ‘우리집’ ‘메기’ ‘아워바디’ ‘82년생 김지영’ ‘나를 찾아줘’ 등이 줄줄이 하반기 스크린에 ‘여풍(女風)’을 일으켰다. 한가람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아워바디’는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고 제43회 홍콩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한국 영화 100주년 부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극중 자영을 연기한 배우 최희서는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기도.

김보라 감독의 ‘벌새’와 이옥섭 감독의 ‘메기’도 ‘벌새단’ ‘메기떼’라는 팬덤을 구축하며 여성 감독으로서 힘을 보여줬다. ‘벌새’는 제20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으며 유수의 국내 및 국제영화제에서 36관왕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에 올랐던 ‘메기’ 역시 밀레니얼 세대들의 지지를 얻으며 제24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18회 뉴욕아시아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었다.

최근까지 여성 중심의 영화가 줄줄이 개봉했다. 김희애 주연의 ‘윤희에게’, 이영애 주연의 ‘나를 찾아줘’, 나문희‧김수안 주연의 ‘감쪽같은 그녀’ 등이 관객들을 만난 것. 이밖에도 ‘캡틴마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겨울왕국2’ 등 여성이 히어로로 등장하는 영화들도 힘을 보탰다.



소외됐던 여성들의 세계관이 한국영화의 중심부를 차지하자 ‘젠더 갈등’까지 일어났다. 대표적인 영화가 ‘걸캅스’와 ‘82년생 김지영’이다. 지난 5월 개봉한 ‘걸캅스’는 두 여성 경찰이 여성을 타깃으로 한 범죄를 저지른 남성 범죄자를 차단한다는 이유로 무차별 평점 테러를 당했다.

젠더 이슈를 정면으로 다룬 베스트셀러 원작의 ‘82년생 김지영’도 남녀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영화도 개봉을 앞두고 악의적인 평점 테러를 피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악플 세례를 받거나 남성과 여성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젠더 이슈’의 장을 형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성 중심의 영화가 비난을 받게 된 이유는 그간 관객들이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영화를 보는데 익숙해진 것으로 보인다. 남성, 여성이 각각 맡을 수 있는 캐릭터를 구분지어 바라봤기 때문. 예를 들어 여성은 희생의 대상이거나 조력자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사회적 분위기나 관객들의 패턴은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는 영화 제작, 소재와 장르 선택 등에서도 활로를 개척 중인 상황.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는 사회 현상을 반영한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단순히 구분 짓는 게 아닌 ‘양성이 평등하다’는 인식을 담은 작품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체적인 여성을 내세운 영화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의 힘’이 증명된 올해, 소외됐던 여성 중심의 영화가 의식의 변화에 힘입어 더욱 확대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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