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 변동+펭수·유산슬의 활약, 위기를 기회로 만든 방송사 [2019 연말결산⑭]
입력 2019. 12.20. 08:00:00
[더셀럽 전예슬 기자] 변화를 추구하고 경계를 허물었다. 2019년 방송가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오랜 관행을 이어온 편성은 변화의 바람을 맞았고 좋은 콘텐츠들은 방송사의 벽을 깨부수며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방송가의 지각변동은 지상파의 획기적인 편성 시도부터 일어났다. 주요 채널의 평일 밤 편성을 살펴보면 오후 9시 교양프로그램, 오후 10시 드라마, 오후 11시 예능프로그램 형태로 고정돼 왔다.

‘평일 오후 10시는 미니시리즈’라는 공식을 만든 MBC는 노동 시간 단축과 변화하는 시청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 드라마를 모두 1시간 앞당긴 오후 9시로 편성했다. ‘봄밤’을 시작으로 타 방송사와 승부수를 띄운 것. 지난 9월 이후에는 월화드라마를 폐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SBS 또한 특단의 조치를 택했다. 지난 2월부터 토요일 연속 방송되던 주말드라마를 폐지하고 금토드라마를 신설한 바. 또 지상파 3사 최초로 월, 화요일 오후 10시 드라마가 아닌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였다. SBS 측은 “변화하는 시청자들의 미디어 소비 패턴을 반영하고 다양한 시청권 확보 차원에서 이 같은 편성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기조를 유지했던 KBS도 변화의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달 종영한 ‘조선로코-녹두전’을 마지막으로 월화드라마 방송을 잠정 중단, 이 시간대에는 예능프로그램을 배치한 것. 배우 정해인을 앞세운 8부작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를 편성하며 다각도로 실험 중이다.



위기 속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방송사들의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과의 경쟁으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새로운 시도를 꾀하기 시작한 것.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자사 방송사에 국한시키지 않고 다양하게 활용해 화제성을 끌어올린다는 ‘협업’이 이루어진 셈이다.

그 대표적인 예는 펭수와 유산슬이다. 유명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남극에서 왔다는 ‘EBS 소속 연습생’ 펭수는 최근 MBC ‘마이리틀 텔레비전 V2’, JTBC ‘아는형님’은 물론, MBC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 등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MBC ‘놀면 뭐하니?’가 선보인 프로젝트형 캐릭터 유산슬 역시 KBS1 ‘아침마당’에 진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이처럼 예상을 갈아엎는 좋은 콘텐츠들의 행보는 방송사 간의 장벽을 허물고 긴밀한 협력을 돕고 있다.

이제는 무의미해진 ‘시청률 경쟁’이다. 새로운 플랫폼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기에 방송사들은 생존전략으로 ‘경쟁’이 아닌 ‘공유’와 ‘협업’을 택했다. 방송사는 화제성을 잡고, 시청자들은 다양한 시청 환경을 접하는 그야 말로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

기존 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편성 변경,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 등 자구책을 마련한 방송사들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MBC, SBS, E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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