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이상윤 "의도된 이미지 변신 NO, 작품 좋아 선택"[인터뷰]
입력 2019. 12.25. 09:00:00
[더셀럽 신아람 기자] 배우 이상윤이 '불륜남'으로 색다른 연기 변신에 나섰다. 의도된 변신은 아니었지만 그의 연기 완급조절은 '불륜남' 박성준을 더욱 임팩트 있게 그려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4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VIP'는 백화점 상위 1% VIP 고객을 관리하는 전담팀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프라이빗 오피스 멜로. 이상윤은 극 중 성운백화점 VIP 전담팀 팀장 박성준역으로 분했다.

'VIP' 속 박성준은 그동안 이상윤이 해왔던 역할과는 결이 달랐다. 이상윤이 연기한 박성준은 불륜을 저지르다 파멸을 맞이하는 인물. 이에 이상윤은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극 중 인물 그 자체로 비쳤기에 악플도 달린 것 같다며 담담하게 웃어 넘겼다.

"맡은 역할이 역할인 만큼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이런 작품이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한데 다른 의미로 보면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재밌는 경험이었고 좋은 연기자들,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사실 '불륜' 소재는 단순히 초반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에 그치거나 자칫 막장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반면 'VIP'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는 물론 중반까지 불륜녀 정체를 숨긴 채 매주 '불륜녀 찾기'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매주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상윤은 성공 요인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을 꼽았다.

"장나라 씨를 포함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다. 감독님도 연출을 잘해주셨고 대본에서 하려고 했던 부분들, 감춰야 했던 부분들은 잘 감췄고 또 그런 부분들이 잘 어우러졌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불륜) 소재가 걱정스러운 부분이기도 했는데 작품 자체 시선이 정선(장나라) 인물을 따라간다. 한 사람만의 시선을 따라간다는 게 조금 위험할 수도, 강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많은 시청자분들이 정선 입장에서 몰입해서 봐주신 것 같다"

이상윤 말처럼 정선 시선에서 이야기를 바라본 시청자들이 원하는 결말은 불륜남의 파멸, 그리고 정선(장나라)이 복수하는 일명 사이다 결말이었다. 하지만 'VIP'에는 시원한 복수는 없었다. 남편의 외도와 10년 동안 자신을 숨겨왔던 이중생활을 알게 된 정선은 모든 것을 초연하게 받아들이고 남편 성준(이상윤)을 떠나며 끝이 난다. 이에 시청자들 사이에선 엔딩에 대한 아쉬운 반응이 이어졌고 이상윤 역시 그랬다고 말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조금 김빠지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다. 중간까지 내연녀가 누군지 찾는 궁금증으로 끌고 왔고 정체가 밝혀진 후 새로운 상황이 펼쳐졌다. 정선이라는 인물이 배신감을 느껴서 극적인 상황까지 치달았고 복수의 칼날을 빼들었는데 끝에 가서 그 칼을 버리고 다른 사람이 그 칼로 대신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다시 촬영할 때쯤 대본을 읽어보니 단순히 격한 감정이 아닌 각자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방식으로 끝나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이상윤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극적인 연기 변신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대본을 읽고 작품 자체가 좋아서 선택했다고 한다. 의도된 연기 변신은 아니었으나 새로운 도전에 이상윤 본인은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하지만 성준이라는 인물이 별 대사 없이 표정으로만 내면 연기를 해야 했기에 이상윤에게 어려움도 많았다.

"대사도 없는데 겉으로 내색을 안 하니까 어려움이 있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속을 수 있게 실제 부정 관계가 있는 사람과도, 없는 사람과도 애매하게 표현했다. 정선과 있는 장면에서도 감정이 있지만 감정을 누르면서 연기를 했다. 그런데 성준과 달리 감정이 큰 정선이라는 인물 옆에 있다 보니까 감정이 잘 보이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차라리 대사라도 많았다면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을 텐데 말없이 시선이나 눈빛으로 표현을 해야 하니 시청자들에게 얼마큼 감정이 전달됐을지 걱정이 되더라"

이렇듯 이상윤은 별 대사 없이 표정으로만 내면을 표현하는 성준을 연기하기 위해 끝없이 연구하고 고민했다. 하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선 '답답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성준이라는 캐릭터의 답답함이 배우 이상윤의 연기력 지적으로 이어졌다.

"성준이라는 인물이 속마음을 겉으로 꺼내지 않고 혼자 고민하는 인물이다.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그렇게 보이려고 연기를 했었다. 답답하게 보이려고 답답한 연기를 한 건데 답답하다고 하시더라. 화가 난 것도 아니고 화를 참는 것도, 슬픈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려 연기를 한 건데 다들 안 좋게 이야기 하시더라(웃음)"

시청자들 사이에서 '고구마 전개'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던 이유 중 하나는 중반부까지 박성준 내연녀 정체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VIP"는 사전제작으로 촬영이 진행된 만큼 시청자의 의견을 크게 반영하기는 쉽지 않았다.

"불륜녀 정체가 드러나는 회차에 감독님이 다 같이 모여서 방송을 보자고 하시더라.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다. 시청자분들이 이렇게 불륜녀 정체를 궁금해하실 줄 몰랐고 그러다 보니 이야기 전개가 너무 답답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이에 작가님, 감독님께서도 만약 사전제작이 아니고 그 당시 대본을 쓰고 만들었다면 반응에 흔들렸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

이번 작품을 비롯, 배우로서 한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상윤이지만 예능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이에 이상윤은 예능과 연기를 겸할 때 배우로서 이미지에 해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집사부일체' 시작할 때 그 부분을 미리 제작진과 이야기했다. 혹시라도 예능을 통해 비치는 모습이 연기하는 모습을 덮어버리는 순간이 온다면 그만 둘 거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예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보다 연기를 더 임팩트 있게 못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아직까지 그렇게 보시지 않더라. 예능을 하고 싶다기 보다 다양한 상황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집사부일체'는 어느덧 SBS 간판 주말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멤버들은 이상윤에게 동료 그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고.

"너무 사랑스러운 동생들이다. 처음엔 성향이 달라서 각각에 대한 호불호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까워졌다. 예능을 떠나 좋은 사람들과 사부님들을 만나는게 좋다. 처음엔 사부님을 보러 가는 기대가 90% 이상이었다면 지금은 반반에서 멤버들을 보러 가는 게 더 클 때도 있다"

배우로서 영역을 지키며 예능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그는 오는 2020년 1월, SBS 예능프로그램 '진짜 농구, 핸섬타이거즈'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더셀럽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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