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희 "'블랙독'은 두고 두고 회자될 작품, 정주행해달라"[인터뷰]
입력 2020. 01.16. 17:02:05
[더셀럽 박수정 기자]"제가 잘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배우 허태희가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의 하수현 역을 선택한 이유다. 하수현은 대치고 정교사로, 3학년부 소속이다. 진학부 고하늘(서현진), 박성순(라미란) 등과 대립하는 인물이다. 교내 라인을 잘 타기 위해서 노력하며, 이상보다는 현실을 따르는 편이다. 허태희는 자신과 닮은 하수현 역에 끌렸단다.

"하수현은 사회 생활을 잘하는 친구다. 똑똑하다. 정규직 선생님이지만 본인의 신분 상승을 위해서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었다한다. 현실적인 사람이 아닌가 싶다. 저도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해 온 사람이다. 직업만 다를 뿐 '블랙독' 안에서 보여지는 여러가지 것들과 다르지 않다. 사회 생활을 열심히 한다는 점에서 하수현과 실제 저와 닮았다. 방법적인 부분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성공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점은 비슷하다"

'블랙독'은 교육열이 치열하기로 소문난 대치동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실제 강남 대치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허태희는 연기를 하면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고.

"강남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나왔다. 아마 대치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유일한 배우일 거다(웃음). 현실적인 부분에 있어서 누구보다 잘 아는 편이다. 대치동에서 학원도 다녔기 때문에 일타강사들도 많이 봤다. 그래서 학생들 입장에서 공감을 많이 했다. 선생님 입장은 잘 몰랐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부분도 많다. 촬영 전에 실제로 사립고등학교 선생님들과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런 부분들이 연기를 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



'블랙독'은 학원물이 아닌 오피스물이다. 보통의 선생님들이 고뇌하고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학교의 현실을 사실적이고 깊이 있게 담아내며 매회 호평을 얻고 있다. 다큐같은 드라마를 만들려고 했던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 덕분이다.

"감독님께서 배우들에게 요구했던 부분은 다큐 같은 드라마를 만들자는 거다. 너무 자극적으로 찍지 말자는 게 감독님의 생각이었다. 자극적인 부분이 없어서 화제가 안될지라도, 선생님의 이야기를 자세히 현실감있게 다루려고 모두가 노력했다. 배우들도 현실에 있을법한 선생님들처럼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배우들이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었던 건 팀워크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허태희는 "데뷔 이후 이렇게 팀워크가 좋았던 적은 처음이다"며 "감독님, 라미란 선배님의 힘이 컸다"고 털어놨다.

"팀워크가 진짜 좋다. 처음에는 감독님의 힘이 컸다. 대본리딩을 4번이나 했다. 현장에서 낯설지 않게 일부러 자리를 마련해주신 거다. 그래서 더 현장에서 친구처럼, 형 동생처럼 친해졌다.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소리 한번 안지르셨다. 배우에게 직접 달려오셔서 의견을 묻고 조언을 해주셨다. 감독님은 팀워크가 좋아질 수 있도록 중심이 되어 주셨다. 이후에는 라미란 선배가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면서 리드를 잘해줬다"

시청률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자체 최고 시청률 5.5%(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닐슨)를 기록했으며, 후반부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4%대에 머물고 있다. 허태희는 저조한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작품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청률이 많이 아쉽다. 학부모님들이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 안보시는 분들이 있다면 1회부터 정주행해달라. 분명히 두고 두고 회자가 될 드라마다. 학원물이라고 안보시는 분들 많은데 그 부분도 아쉽다. 앞으로 남은 회동안 다른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바톤 터치를 하는 것처럼 다양한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그 부분들을 눈여겨 봐달라"



허태희는 어느덧 16년차 배우가 됐다. 배우 데뷔 이전에 코미디언으로 활동한 허태희는 KBS 공채 16기 출신으로, KBS '개그콘서트' 등에서 활약했다. 코미디언 활동에 대한 미련은 없느냐는 물음에 허태희는 "개그맨 생활을 그만둔다고 말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아직도 재밌는 게 좋다. 가장 친한 친구들도 개그, 예능을 하는 친구들이다. 여전히 그들과 코드가 잘 맞다 양세형, 양세찬, 조세호, 붐 등과 친하게 지낸다. 서로 바쁘니 자주는 못보지만 가장 힘들었을 때 같이 했던 친구들이라 여전히 끈끈하다. 그때 함께 했던 친구들이 지금 잘돼서 너무 기쁘다. 배울 게 많은 친구들이다. 기회가 된다면 그들과 '1박 2일', '무한도전' 같은 국민 예능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본격적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하면서 허승재에서 허태희로 활동명을 변경했다. 2005년 MBC 드라마 '신입사원'로 데뷔한 허태희는 SBS '스타의 연인', KBS2 '아가씨를 부탁해', MBC '파스타', KBS2 '신데렐라 언니', SBS '커피하우스', SBS '시크릿 가든', MBC '마이 프린세스', tvN '미친 사랑', OCN '나쁜 녀석들', MBC '봄이 오나 봄', 영화 '영화는 영화다', '집행자' 등에 출연했다.

개그맨 출신 배우들 중에서 가장 많은 작품에 참여한 허태희는 "배우로 활동하면서 수입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더라. 배우 생활을 하면서 맞선남 역할을 진짜 많이 했다. 1회 출연도 많이 했고, 보조 역할을 굉장히 많이 했다. 수입이 개그맨 시절때보다는 적으니까 그 부분이 처음에는 많이 힘들더라.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의 경험들이 다 자산이 됐다. 경험들이 연기 할때 도움이 많이 된다"라며 그동안의 작품 활동을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나이를 먹을수록 설렌다. 2년 전부터 연기하는 것 자체가 재밌더라. 주변에서도 '연기가 좋아졌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더라. 제가 즐기기 시작하니까 찾아주시는 분들도 더 많아졌다. 예전에는 직접 오디션을 보고 미팅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캐스팅 전화가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 목표도 더욱 뚜렷해졌다. 편안하고 재밌는 친구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허태희는 10년 후 연기대상을 받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아직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 제 목표는 50세때 쯤 연기 대상을 받는 거다. 우리나라 최초로 개그맨 출신 연기대상을 받는 게 목표다. 2~3년 전 쯤부터 이 목표를 세우게 됐다. 집 문 앞에도 써놨다. 매일 촬영장에 가기 전에 상기시키고 있다"

허태희는 '블랙독' 종영 전 차기작을 확정 짓고 올해 '열일' 행보를 예고했다. 허태희의 차기작은 TV조선 새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다. '사임당 빛의 일기' 윤상호 감독이 연출하고 방지영 작가가 대본을 쓴다. 올 상반기 방송될 예정이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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