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 읽기] ‘머니게임’ 고수 VS 유태오, ‘포마드펌’, 국가 흥망을 쥔 자들의 팽팽한 대립
- 입력 2020. 01.22. 11:55:13
- [더셀럽 한숙인 기자] ‘머니게임’이 이성민의 무게감과 고수 심은경의 진중함, 여기에 유태오의 냉철함까지 더해지면서 회를 거듭할수록 극적 긴장을 높인다.
tvN ‘머니게임’ 고수 유태오
tvN 수목드라마 ‘머니게임’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다루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고 한 장면이라도 놓치면 이해가 쉽지 않은 밀도 높은 전개가 시청률의 흥이자 망의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1회 시청률이 3.5%로 출발했음에도 2회가 2%로 뚝 떨어진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고수와 유태오가 맡은 채이헌과 유진한은 경제전문가라는 공통분모 외에 다른 모든 조건은 극과 극이다. 이들의 같음과 다름은 헤어스타일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과장 채이헌은 명망 높은 경제학자 채병학과 부자 관계를 감춘 것은 물론 사이도 좋지 않았지만 경제학자로서 채병학이 주장하는 자유시장경제 이론에 따라 국가 통제를 주장하는 허재(이성민)와 팽팽하게 맞선다.
유진한은 세탁소를 하는 이민세대인 부모님의 고생을 딛고 성공한 피도 눈물도 없는 M&A 전문가로 허재의 손을 잡고 정인은행 매각에 뛰어들지만 결국 허재의 뒤통수를 치게 된다.
고수와 유태오는 모두 포마드펌으로 이마에 머리 한 올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정돈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한다. 포마드펌은 한차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수치기반의 경제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이들의 긴장을 표현하는데 최적의 도구다.
이처럼 같은 헤어스타일로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업계의 냉혹함을 표현한 고수와 유태오는 연출법만으로 그럼에도 다를 수밖에 없는 신념의 차이를 드러냈다.
고수의 헤어는 가르마 포마드펌으로 가르마를 탄 후 한쪽 머리를 각을 잡아 연출한 클래식 포마드 스타일이다. 이는 채이헌이 명분을 중시하는 강건한 성격을 가진 인물임을 짐작케 한다. 유태오의 헤어는 가르마 선이 명확하지 않은 머리 전체를 뒤로 넘긴 일명 ‘올백’ 스타일이다. 이는 유진한이 명분보다는 철저하게 이해관계의 득실을 더 중시하는 인물임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낸다.
유태오의 가르마펌은 실제 강렬한 인상을 원하는 이들이 선택하는 반면 고수의 가르마펌은 보수적인 조직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선호된다. 헤어 전문가들은 유태오처럼 가르마 선이 명확하지 않거나 가르마 없이 올백 헤어를 연출하고자 할 때는 뒤로 일직선이 되게 넘기기보다 45도를 기준으로 살짝 사선으로 모류를 방향을 잡아 연출할 것으로 조언한다. 이렇게 하면 느끼해 보이거나 나이 들어 보이는 올백 헤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쇼트커트가 대부분인 남자들의 헤어스타일이 제한적이라고 하지만 머리가 짧아 미세한 차이가 오히려 개인의 성향을 더욱 도드라지게 드러낸다. ‘머니게임’의 고수와 유태오 역시 자신이 추구하는 신념의 차이를 포마드펌의 미세한 연출법으로 표현해 시각적 설득력을 더했다.
[더셀럽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vN ‘머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