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패다' 윤시윤 "육동식은 바보같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나와 닮아" [인터뷰]
입력 2020. 01.23. 13:02:48
[더셀럽 심솔아 기자] 데뷔 10년차 윤시윤이 육동식을 만나 또 다른 자신을 마주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이하 '싸패다')에서 윤시윤은 자신을 싸이코패스라고 착각하는 육동식을 연기했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어쩌다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호구 육동식이 우연히 얻게 된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착각'이라는 단어만 보아도 육동식이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터였을지 짐작할 수 있을만큼 육동식은 바보같지만 사랑스러웠다. 그럼에도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선'을 위해 달려가는 인물. 윤시윤은 육동식과 '싸패다'의 시놉을 보고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정말 재미있었다. '녹두꽃' 하던 중에 시놉이 들어와있어서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정말 특이했다. 이렇게 디테일하나 싶어서 빠졌었다. 그 안에 어리버리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정말 좋았다. 대본에 반했던 것이 정말 크다"

육동식은 윤시윤과도 닮아있다. 그동안 예능에서 보여줬던 그의 허당기 있는 모습이 투영돼있다. 그래서 더 윤시윤의 마음에 와닿았을지도 모른다.

"동식이는 정말 바보같았다. 그 부분이 코미디를 유발하기 보다는 어리숙하고 허당같은 친구를 연기해보고 싶었다. 그게 내 모습이고 그랬다"

특히 그가 좋아했던 동식의 모습은 마지막 장면이다. '슬램덩크'의 강백호처럼 자신을 천재라고 믿고 미래로 나아가는 모습. 육동식의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준 장면을 좋아했다.

"동식이의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 마치 강백호같은 느낌이었다. 강백호는 자기가 끝까지 천재라는걸 포기하지 않는데 현실은 여전히 아닌데 미래를 살아가는 거다. 아마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라고 보고있는 느낌이었는데 마치 비슷하다"

윤시윤은 드라마를 함께한 동료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박성훈도 정인선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엄격했다.

"제가 위주로 많이 나왔다는 건 저에게 많은 기회가 있었다는 건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내 역할을 못했다는 점이 있어서 조금 미안하다. 특히 인선이에게 미안하다"

그렇지만 완전히 자신에게 짐을 지우진 않는다. 윤시윤은 드라마를 이루는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더 깨닫고 있다고 했다.

"예전에는 겁이 많고 두려웠는데 이 일은 내가 하는 게아니라 다같이 하는 거라는걸 알게됐다. 생각보다 내가 하는게 적다는걸 깨닫고 있다. 배우가 하고 있는건 몇프로 밖에 안되더라. 수많은 사람들이 모아서 만들어가는거지 않나. 특히나 나는 주인공으로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힘은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부족할 때 다른 배우들이 잡아주기 때문이다"

배우 10년차. 윤시윤은 많이 성장했고 변했다. 그는 단숨에 나타나는 성과보다 자신의 노력만큼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믿었다.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게 아닐까. 운동을 하다보면 조금씩 변해서 결국 변한게 있는 것처럼 연기도 그렇다. 하나 믿는건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 쏟아 부으면 분명히 성장해 있을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이렇게 하는 거다. 그래도 보여드릴 게 많이 없었지만 제가 가진걸 다 보여드렸으니까 다음은 더 낫지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다"

윤시윤은 배우 윤시윤과 일생생활의 윤시윤을 양립하려고 노력한다. 그중 하나가 취미를 많이 갖는 것이다.

"취미를 많이 가지려고 노력중이다. 격투기도 좋아해서 복싱도 빠져살고 사진찍는 것도 좋아하고 스킨스쿠버도 좋아한다. 점점 취미를 늘려가고 싶다. 불안한 세계에서 저를 지탱해 줄수 있는 거다. 저를 잡아 줄 수 있는게 개인의 삶에서 저를 잡아주는 것들이라고 본다"



윤시윤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도 바르게 살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말 한마디에서도 묻어났다. 어떻게 보면 자신을 검열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함에도 윤시윤은 그 자체가 멋있다며 동경하고 있다고 했다.

"바르고 싶다. 그게 멋져보인다. 10년동안 변치않는건 바른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사람을 꿈꾸면서 흉내내고 있다. 도덕적 개념을 말하는 건 아니다. 데뷔 초에 선배들 중에서는 그들을 보면서 멋있어 보였다. 정말 그러고 싶다. 바른 삶을 동경하는 거다"

자신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지우고 싶어하는 배우들과 달리 윤시윤은 그 자체로도 감사하는 배우다. '김탁구', '하이킥' 등이 10년 째 이어져오고 있고 그러한 대표작이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받아들였다.

"지우다 안지우다보다 저 같은 배우가 대표작이라는 걸로 불려진다는게 영광이다"

드라마가 끝난 뒤 윤시윤은 이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간다. 배우 윤시윤이 아닌 사람 윤시윤으로 살면서 내면을 더 단단히 할 예정이다.

"개인의 삶에 집중할거다. 연예인으로서의 삶만큼 개인의 삶이 중요하다는걸 점점 깨닫는다. 그런 것 보다도 중요한건 올해에 내가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좋은 사람을 만났고 얼마나 성취가 있었는지 이런 부분들에 집중해야 저에게도 다가올 시련들을 견디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게 나를 지탱하게 해준다. 그래서 준비해야되는 것 같다"

10년간 쉼 없이 달린 윤시윤. 바르게 걸어왔고 그만큼의 성과를 얻었다. 그의 앞으로 10년은 어떨까.

"주어진 거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을 것 같은데 매번 한걸음 한걸음 가다보면 감사하는 삶이 될 것 같다. 그것이 꿈이고 본질인걸 깨닫는 것 같다. 이런게 나의 길이다. 잘 걸어가는게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제가 꿈꾸는 건 개인의 삶에 집중하는 삶이다. 사진도 그렇고 개인의 삶에 밀도가 있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을 그리고 싶다. 배우로서도 더 멋진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더셀럽 심솔아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모아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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