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밥상’ 삼굿찜·쇠만두·동아느르미·물메기찜·계피말이찐빵 등 ‘찜의 향연’
- 입력 2020. 01.30. 19:40:00
- [더셀럽 전예슬 기자] ‘한국인의 밥상’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찜의 향연이 펼쳐진다.
30일 오후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입 한가득 최고의 맛 - 찜’ 편이 그려진다.
강원도 영월의 유전마을은 옛날에 삼베 옷을 많이 짜던 마을이었다. 삼베의 원료가 되는 대마(大麻)가 날 때면 줄기를 익히기 위해 삼굿이 필수였다고. 고구마, 늙은 호박, 닭 등을 넣어 찐 ‘삼굿찜’이 시작됐다. 흙 밖까지 피어오르는 수증기 온도는 약 600도에 이른다는데, 이 뜨거운 증기로 오랜 시간 찌기 때문에 더 부드럽고 촉촉한 맛을 자랑한다.
여기에 겨울철 추억의 음식들도 등장한다. 여름에 수확한 옥수수를 말려두었다가 옥수수 가루를 내고 수확해둔 밤, 대추 등을 버무려 시루에 찐다. 일명 ‘강냉이 마구 설기’라고도 부르는 ‘찰옥수수떡’이다. 여기에 정월에 빚어 올해 농사를 책임질 소에게 먹였다는 ‘쇠만두’까지, 첩첩산중 유전마을의 겨울, 옛 찜 요리와 지혜를 함께 맛본다.
보통 수증기를 이용해 찌는 것을 찜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예부터 국물을 자작하게 넣고 물 반, 증기 반으로 조리하는 것도 찜이라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찜’이라는 한글이 처음 등장한 “규합총서” 등 고조리서에서 찾을 수 있는 찜 요리를 소개한다.
‘동아느르미’는 먼저 동아 포를 떠서 소금물에 절여 물기를 제거한다. 여기에 소고기, 무채, 버섯 등을 볶아 양념한 소를 넣고 말아 찐 뒤 간장과 참기름, 후추를 넣은 밀가루 즙을 끼얹어 만든다. 지금은 사라진 음식이지만, 쪄도 아삭하게 유지되는 동아의 식감이 일품인 찜 요리다. ‘배추찜’은 데친 배추에 채 썬 소고기와 버섯 등을 넣고 돌돌 만다. 냄비에 소고기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익혀주면 완성이다. 배추는 겨울에 가장 맛이 좋기에 제철 채소찜으로 먹기 좋다. 조선 시대의 한 그릇 속 지혜를 맛본다.
말린 생선을 맛있게 조리하기에 찜만한 게 없다. 수증기가 수분을 채워주고 빠져나간 수분 대신 양념이 배어들기 때문. 생선찜을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청화 씨의 비법은 편백나무 찜기다. 시루만큼이나 역사가 오래된 나무 찜기. 말린 생선과 문어, 바다소라 등 바다를 한가득 담고 별다른 양념 없이 비린내를 잡아줄 생강과 마늘을 올린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청주를 부어 풍미를 더한다. 완성된 ‘모듬생선술찜’은 각 재료의 맛과 편백나무의 향이 어우러져 그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매콤한 찜 요리도 빠질 수 없다. 말린 물메기를 데쳐 산초가루를 넣은 양념에 버무리고 콩나물과 미나리, 미더덕을 듬뿍 올려 푹 익힌 ‘물메기찜’이 완성된다. 만드는 법은 아귀찜과 비슷하지만, 아귀 대신 물메기를 사용하면 식감이 더 쫄깃하다고 한다. 온 가족이 모여 나누는 푸짐한 바다 찜 밥상을 만난다.
가마솥은 뚜껑이 무거워 압력과 증기가 빠져나오지 않기 때문에 솥 안에서 음식이 고온고압으로 조리된다. 때문에, 재료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품은 요리들이 완성된다. 보리굴비찜은 항아리에 겉보리를 넣어 1년 이상 숙성한 보리굴비로 황금빛이 도는데, 하루 정도 불렸다 채반에 올려 가마솥에 찌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또 가마솥은 발효 빵을 만들기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발효한 반죽에 흑설탕과 계핏가루를 뿌리고 돌돌 말아 찌면 촉촉한 ‘계피말이찐빵’이 완성된다. 이 겨울을 따듯하게 품어 줄 가마솥 찜 요리를 만나본다.
‘한국인이 밥상’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