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주’ 배정남, 연기의 재미를 느끼며 “오래 하고 싶어요” [인터뷰]
입력 2020. 01.31. 12:11:48
[더셀럽 김지영 기자] 배우 배정남에게 연기란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은 것, 깊이 파고들수록 재미를 느끼게 하는 존재다. 이번 ‘미스터 주’로 책임감이 강해진 그는 다음 작품을 기대케 하는 자신감이 있었다.

최근 개봉한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 이하 ‘미스터 주’)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가 갑작스런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다. 배정남은 극 중 열의만 가득 찬 후배 만식으로 분한다.

만식은 에이스인 태주의 후배라기엔 비교가 될 만큼 부족해 보이고 허술하다. 열의가 넘쳐서 실수하고 몸을 다치기도. 태주가 군견 알리와 호흡을 선보이며 공조를 펼쳐나갈 때 만식은 관객의 웃음을 담당한다.

영화 ‘보안관’ ‘마스터’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 여러 작품에서 조연을 주로 맡아왔던 배정남은 ‘미스터 주’를 통해 주연으로 성장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배정남은 처음으로 영화 포스터 촬영을 진행하고 여러 홍보를 하면서 더욱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렘을 드러내면서도 “기분 좋은 부담감”이라고 말했다.

배정남은 ‘미스터 주’를 비교적 늦게 만났다. 일찍이 출연을 확정 지은 이성민과 달리 만식 캐릭터를 두고 많은 배우가 고사했고, 결국 만식은 동물 목소리로 영화에 참여하려 했던 배정남에게 주어졌다.

“이성민 형의 ‘바람바람바람’ 시사회를 갔다가 동물 목소리를 제안받았다. 처음엔 ‘작은 역이라도 하겠다’고 하고 감독님, 제작사 대표님을 만났는데 제 모습이 좋았는지 다음에 한 번 더 보자고 하시더라. 그때 ‘미스터 주’의 책을 받았다. 제가 봐도 만식과 저의 싱크로율이 높았다. 성격이 강한 캐릭터지만 꼭 하고 싶었다. 저는 망가짐에 있어서 두려움은 없었다. 기존에 깔린 이미지가 있으니까.”

배정남이 느낀 만식과의 싱크로율은 2%의 부족함이었다. 항상 열심히 하려다 사고를 치고, 엉뚱하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과 닮은 점이었다. 더군다나 행동의 결과에 걱정이 있는 게 아닌, 매사의 해맑음은 그를 매료시켰다.

또한 보통의 경우 작품마다 캐릭터의 변주를 주는 배우들은 예능의 이미지가 작품에도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예능을 고사한다. SBS ‘미운 우리 새끼’ tvN ‘스페인 하숙’ 등의 예능프로그램에서 허당미를 발산해온 배정남은 오히려 자신의 그러한 캐릭터 때문에 자신과 만식이 어울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떠올리는 캐릭터가 있지 않나. 저는 예능에 나와서도 망가지니 다른 배우가 했을 때보다는 만식에게 열려있었던 것 같다. 저도 그런 부담감은 덜했다. 그리고 만식에겐 반전이 없다. 그동안 여러 캐릭터를 했으니까 이런 캐릭터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저는 아직 걸음마를 떼는 단계이지 않나. 고민하는 중에 이성민 형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너 아니면 못해’라고 하시더라. 나만 할 수 있는 역.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



오랜만에 출연한 영화 ‘미스터 주’를 위해 배정남은 잘하고 싶어서, 칭찬받고 싶어서 만발의 준비를 했다.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 목표를 가지고 연기 선생님에게 수업도 받고 첫 대본리딩장을 향했다. 그러나 배정남이 예상했던 것과 김태윤 감독이 디렉팅한 것은 전혀 달랐다.

“첫 리딩에서 감독님이 ‘연기 수업 받고 왔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놀라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하지 마라’고 하시더라. 배운 대로 하니 제 장점이 무너진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현장에서 감독님이랑 얘기를 많이 하고 배웠다. 순산에 나오는 것들, 본능적으로 연기를 했다. 미리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좋은 것 같더라. 저도 생각해보니 그게 옳은 것 같았다.”

점차 연기의 매력에 빠지고 있는 배정남은 영화 촬영현장에서 큰 재미를 느끼고 있다. 더군다나 모델 출신인 그는 다양한 옷을 입으며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표현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으면 사람들하고 같이 있는 가족 같은 느낌이 좋다. 제가 좋은 팀만 만나서 그런 것 같다. 나도 어느 순간 집중해서 연기하는데 재미가 있더라. 그리고 평상시에 입어보지 못하는 옷도 입지 않나. 그런 것 자체가 재밌다. 멋지게 나오는 것보다 안 해본 것을 하는 게. 모델을 어릴 때부터 해와서 그런지 옷을 입으면 자세랑 태도가 바뀌는 부분이 있는데, 그래서 새로운 옷을 입으면 더 좋다.”

배정남은 예능에서 선보였던 가식 없는 모습을 ‘보안관’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캐릭터로 승화시킨 바 있다. 배우라면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더욱 자신의 매력을 높이는 역할을 만나고 싶을 터지만 배정남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었다.

“지금의 이미지가 더 좋다. 어렸을 때는 멋있게만 보이고 싶고,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신비주의로 가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말도 많이 하지 않았다. 공식 석상에서는 짧게만 대답하고. 사투리가 창피해서 그런가.(웃음) 그런데 지금은 저를 놓았다. 사람이 저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와 주는 게 좋고, 멋진 것보다는 동네 형 같은 느낌이 더 좋다.”

신비주의 이미지를 버리게 된 계기는 ‘보안관’ 홍보였다. 영화 개봉 직전 홍보차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함께 게스트로 나간 이성민, 조우진 등의 배우들이 지금의 배정남을 탄생시켰다.

“‘보안관’을 하면서 지방 사람들을 만났다. ‘보안관’의 배우들이 대부분 지방 출신이다. 촬영하면서 제 모습을 자주 보여 줬는데, ‘라디오스타’ 출연할 때 선배들이 제게 ‘네 모습 그대로 나가야 한다’고 했었다. 내 캐릭터를 아니까. 그 방송에서 있는 그대로 하고 나니 저를 내려놓게 되더라. 형들이 많이 의지가 됐다. 당시엔 예능 출연이 무서워서 못하겠다고 하니까 ‘형들이 있잖아’하더라. 만약 그때 ‘라디오스타’를 나가지 않았다면 아직도 그 이미지를 놓지 못했을 것이다.”



배정남은 ‘미스터 주’와 연이어 ‘영웅’ ‘오케이! 마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에겐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 나아진 연기를 보여줄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연기를 가능한 오래 하고 싶은 그의 소원이 이뤄지길 함께 기도해본다.

“연기를 오래 하고 싶다. 모델 일을 했을 때는 이 직업이 평생 가는 직업인가 하는 생각도 들면서 욕심이 점차 생겼었다. 지금은 연기의 욕심이 생기니 몸이 되는 곳까지 해보고 싶다. 찾아만 준다면.(웃음) 잠깐보다는 천천히 오래 하고 싶다. 진짜 재밌으니까.”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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