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젯’, 본 것 같은 익숙함에 한국 정서 더하기 [씨네리뷰]
입력 2020. 02.06. 14:38:47
[더셀럽 전예슬 기자] 어딘가 익숙한 맛이다. 벽장을 경계로 현실과 무의식의 세계로 나눠진 설정이 그렇다. 익숙함 속에 낯섦을 찾자면 한국적인 소재가 녹아있다는 것이 아닐까. 영화 ‘클로젯’의 이야기다.

‘클로젯’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과 그의 딸 이나(허율)가 새집으로 이사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과 이나. 이나는 엄마를 잃었다는 충격에 입을 닫고 상원은 이나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긋난 사이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나가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며 웃기 시작한다. 하지만 평온도 잠시, 이나의 방 안에 있는 벽장에서 기이한 소리가 들려오고 이나에게도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이나의 흔적을 쫓는 상원에게 의문의 남자 경훈(김남길)이 찾아온다. 딸의 행방을 알고 있다며 가리킨 곳은 이나의 벽장이다. 10년간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을 좇고 있는 경훈, 그리고 이나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벽장을 향해 손을 뻗는 상원. 그렇게 두 사람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메가폰을 잡은 김광빈 감독은 자다가 눈을 떴을 때 살짝 열린 벽장을 보고 영화의 소재로 삼았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의 첫 장면부터 ‘무당, 굿, 장롱’ 세 가지를 적절히 버무려 강렬한 시작을 알린다. 특히 장롱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상적인 것들을 심리적 공포심으로 내포한다.

악령의 모습, 기이한 현상 등 시각적인 것들은 물론, 청각까지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한다. 공포 영화로서 가져야할 요소는 착실히 갖추고 있는 셈.

또한 해체된 가족,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 어른들의 무관심에서 받는 아이들의 상처 등 한국 정서도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상원과 이나, 그리고 경훈 등의 인물에 투영해 얽히고설킨 미스터리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다만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함’이 곳곳에 가미되어 있다. 짚 인형, 부적, 구마 의식 등 동양적인 것들을 넣어 차별화를 두지만 악령, 저주받은 인형, 서양식 가옥 등 서양 공포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와 설정은 ‘인시디어스’나 ‘애나벨’ 등을 제작한 제임스 완 감독의 공포 영화 시리즈가 떠오른다.

하정우와 김남길의 연기 변신도 눈여겨볼만 하다. 그동안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하정우는 이번에 진중한 연기를 선보인다. 반대로 김남길은 초반에 가볍고 코믹한 모습으로 등장, 팽팽했던 공포심의 끈을 느슨하게 만든다. 그러다가 중후반 구마 의식에 몰입한 연기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줘 영화의 몰입을 더한다. 5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아역배우 허율도 천진난만한 웃음 뒤에 숨겨진 얼굴은 섬뜩함을 배가시킨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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