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남자' 규현, 지치지 않는 열정 "아직까지는 열일하고 싶다" [인터뷰]
입력 2020. 02.10. 17:13:30
[더셀럽 김희서 기자] 뮤지컬 ‘웃는 남자’를 통해 규현은 가수로서도 뮤지컬 배우로서도 존재감을 발산하며 앞으로의 커리어를 더욱 기대케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약 중인 규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깊게 조명했다.

규현은 전역하고 첫 복귀 작으로 ‘웃는 남자’를 택했다.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만큼 부담도 컸다고 털어놨지만 오히려 ‘웃는 남자’는 규현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게 한 작품이 됐다.

“3년 반 만에 하는 작품이라서 제가 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 연차도 쌓이고 후배들도 있을텐데 거기서 내가 선배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고 또 내가 큰 역할을 큰 무대에서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을 했다. 그럼에도 저를 보러 와주시는 팬들을 보면 제가 만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연을 보시는 분들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더라. 보신 분들이 이번 작품을 굉장히 좋아해줘서 ‘규현의 인생작이다’는 말도 듣고 즐겁게 봐주셔서 그런 의미로 되게 좋은 것 같다. 만능 캐릭터를 얻은 느낌이다”

‘웃는 남자’에서 규현은 기이하게 찢긴 입으로 기형의 모습이지만 다른 사람과 같이 꿈을 꾸는 젊은 청년 그윈플렌 역을 맡았다. 극 중 재력과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던 그윈플렌은 모든 걸 버리고 다시 본래의 세상으로 돌아가며 기쁨, 환희부터 고독과 상실감 섞인 감정들을 쏟아낸다. 그런 와중에도 규현은 유쾌한 모습의 그윈플렌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제가 처음부터 염두하고 시작한 건 아니데 연출 감독님께서 제 연기를 모니터링하면서 저의 그윈플렌은 굉장히 해맑고 순진하고 밝은 그윈플렌이 무너져가는 모습의 갭을 키워서 뒤에 오는 감정이 더 커지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그 장점을 살려서 더 해맑고 천진난만한 그윈플렌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또 저는 예를 들면 ‘물이 반 밖에 안 남았어’보다 ‘물이 반이나 남았어’ 쪽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서 그런 낙천적인 모습이 그윈플렌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앞서 지난 2005년 슈퍼주니어의 멤버로 데뷔한 규현은 그룹 활동 외에도 다수의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등 익히 뛰어난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가 도전한 뮤지컬은 연기와 노래를 함께 완벽히 소화해야했기에 연습시간에 더 많은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연기와 노래 중에 어느 부분에 더 중점을 뒀냐고 물으면 연기 연습에 더 집중했다. 노래 부를 때도 연기를 해야 하고 노래하는 가사들이 대사인 거나 마찬가지니까 연기 연습에 더 집중했다. 메인 넘버들은 역시 텍스트에서 전달해야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넘버들은 감정 전달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동안 ‘모차르트 ’베르테르‘ ’그날들‘ 등으로 무대에 오른 규현은 어느새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지 10년차가 됐다. 연차가 쌓이고 내공이 축적된 만큼 규현은 작품에 임하는 태도와 생각은 배우로서 한 층 더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지루한 것보단 재밌게 하고 싶었다. 공백기 전과 후의 다른 점은 비교를 크게 해보자면 처음 뮤지컬을 시작한 2010년도 ‘삼총사’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했다. 대본 받으면 대사 외우고 제가 ‘작룸 속 이 사람이 되어서 세상을 바꾸겠다’ 그런 것보다 흘러가는 대로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진짜 죽으러 갈 때는 죽으러 간다는 생각으로 이 사람을 설득시켜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고 진심을 다해 하게 되는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 ‘베르테르’때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너무 대단한 선배들이랑 하다 보니 위축도 되고 이분들은 금방 몰입하는데 저는 그게 안 되니까 하루 종일 베르테르처럼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우울하게 살았던 적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친구들이 베르테르를 싫어한다.(하하) 그때 제가 몰입해 있어서 옆에서 힘들었다고”

뮤지컬의 한 작품마다 신중하게 대하고 애정을 갖는 규현은 이제 누구도 말릴 수 없을 만큼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규현에게 있어 뮤지컬은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과 같은 존재가 됐다.

“제가 처음 뮤지컬을 시작할 때 아무도 저를 몰랐다. 워낙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지하철 타면서 연습하고 스케줄 없으면 연습만 했는데 전 그때 너무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뮤지컬 쪽에서 먼저 제의가 들어와서 ‘기회만 들어와라’ 하고 있는데 좋은 기회가 와서 열심히 했다. 그리고 계속 뮤지컬이란 걸 하다 보니 너무 재밌고 다른 누군가가 돼서 또 다른 삶과 그 사람의 마음으로 연기하고 노래하는 게 재밌어서 뮤지컬 관계자 분들이 저를 캐스팅한다는 말은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하고 싶은 작품들은 있지만 이야기를 잘 안하는 편이다. 확실하게 결정되면 그때 알리고 싶다”

규현에게 만능엔터테이너라는 호칭은 낯설지가 않다. 예능부터 가수활동, 콘서트, 뮤지컬 등 쉴 틈 없이 정말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규현은 이러한 생활에 익숙해져서 힘들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제는 휴일 없이 일하는 게 익숙해졌다.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 있는 동안 선배들은 얼른 일하고 싶다는 말들을 하셨는데 저는 아니었다. 잠깐 휴식이고 끝나면 어차피 또 일하는 순간이 올 텐데. 제가 별 일 없는 이상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서 즐겁게 지냈다. 그리고 작년 추석, 설날 때 하루 이틀인가 빼고 쭉 일했는데 힘들지 않다. 술은 하지만 그 외에 몸에 안 좋은 건 아무 것도 안 한다. 그래서 스케줄 때문에 팬들도 건강걱정을 많이 하는데 저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셔도 될 것 같다”

‘웃는 남자’ 외에도 규현은 다수의 작품들을 통해 안정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뮤지컬 배우에서 드라마, 영화 배우로 영역을 펼쳐가는 스타들이 많은 만큼 규현 역시 또 다른 극에 욕심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말에 규현은 단호한 의사를 전했다.

“뮤지컬 외에는 연기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뮤지컬은 연기도 하지만 노래를 하는 것이 강점이다 보니까 그게 한데 어우러져 있을 때 제 능력을 발휘해서 보여주는 건데 연기만 해서는 제 장점을 보여드릴 수 없을 것 같다. 연극을 보러 가면 한 장면과 장면사이에서 ‘저 즈음에서 감정을 더하는 넘버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서도 따로 생각은 없다”

지난해에 이어 화려하게 개막한 재연 ‘2020 웃는 남자’에서 약 절반의 회 차만을 남겨둔 규현은 남은 공연을 향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직은 실수 없이 잘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까지 제 21회 차 중에 11회를 끝냈는데 많은 분들에게 여러 메시지를 잘 전달한 것 같아서 그 부분이 뿌듯한 것 같다. 저는 작품을 할 때 거창한 목표는 없다. ‘웃는 남자’는 작품을 보고 제가 감동을 받고 머릿속에 맴돌았고 그윈플렌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다. 어제도 공연하고 내일도 공연하는데 얼른 또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제가 즐기고 저를 보러 오신 분들도 만족하시고 간 것 같아서 물론 아닌 겨웅도 있겠지만. 그런 감정들이 공연하면서 가장 행복하다”

마지막으로 규현은 앞으로의 행보에 있어서도 당찬 포부를 밝혔다.

“우선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고 저를 찾는 곳에 더 많이 가려고 한다. 저는 팬 분들이 주시는 편지들을 다 읽는 편인데 그런 메시지가 있더라. ‘규현, 너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야’ 이런 편지를 볼 때면 감사하고 팬분 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멋진 가수이자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쉬는 것도 좋지만 아직까지는 열일하고 싶다.”

규현이 출연 중인 ‘웃는 남자’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오는 3월 1일까지 공연한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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