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남자’ 류현경 “정인과 태욱이 결혼한 이유는” [인터뷰]
입력 2020. 02.18. 16:02:23
[더셀럽 전예슬 기자] 데뷔 25년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향한 도전은 끝이 없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배우 류현경의 이야기다.

기자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기도하는 남자’(감독 강동헌) 개봉을 앞둔 류현경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도하는 남자’는 극한의 상황, 위험한 유혹에 빠진 개척교회 목사 태욱(박혁권)과 그의 아내 정인(류현경)의 가장 처절한 선택을 쫓는 작품이다. 류현경이 맡은 정인은 유혹에 흔들리는 목사의 아내 역할이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야기가 힘들잖아요. 고난이 오고 시련이 닥치고. 읽으면서 힘들었는데 이상하게 재밌더라고요. 흥미진진하고. 그 안에 있는 서로간의 애정, 사랑, 애틋함, 결국에는 정인이 자신에 대한 믿음과 남편에 대한 믿음이 굳건히 지켜지는 마음이 되게 좋았어요. 영화에서도 그런 지점들이 잘 나온 것 같아 좋았죠. 감독님이 촬영감독 출신이세요. 연기적으로 앵글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감독님이 이런 장면에서 어떤 앵글을 써야하는지 고민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영화에 잘 녹아진 것 같고요.”



류현경의 극중 남편은 박혁권이다. 두 사람이 함께 한 신은 많지 않지만 부부로서 보여주는 호흡은 몰입을 이끈다. 특히 류현경은 어두운 극 분위기와 상반된 촬영 현장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힘든 상황에 놓인 부부를 연기하면 현장에서도 힘들 거라고 생각하는데 암묵적으로 혁권 오빠와 통하는 게 있었어요. 현장에서는 화기애애하고 밝은 분위기였죠. 둘이 재밌고 즐겁게 했던 것 같아요. (웃음) 보통 이런 영화를 찍으면 더 힘들고 마음이 무거워서 연기가 잘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못 그럴 때가 많거든요. 촬영 현장은 코미디 현장 같았어요. 이런 힘을 받아서 신에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혁권 오빠와는 다음 작품에서 코미디를 함께 호흡해보고 싶어요. 짧은 찰나의 호흡이 너무 재밌었거든요.”

1996년 드라마 ‘곰탕’에서 김혜수 아역으로 데뷔한 류현경은 어느덧 데뷔 25년차 베테랑 배우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 등에 출연하며 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배우로 입지를 다졌지만 연기를 향한 열정은 여전히 뜨거웠다.

“연기적 갈증은 계속 있는 것 같아요. 작품을 하더라도 완벽하게 잘했어라고 하기 힘들잖아요. 늘 아쉽고 더 표현하고 싶었는데 잘 안됐다는 생각도 들고. 완벽한 건 없으니까요. ‘기도하는 남자’에서도 엄마와 남편과 대화에서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도 그 감정들이 느껴졌으면 했어요. 엄마에게 허심탄회 털어놓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영화에서는 말을 하지 않아요. 그 마음, 정서가 자연스럽게 보였으면 했죠. 완벽하게 보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말과 말 사이, 정서와 서브 마음들이 조금은 전달되지 않았나 싶어요.”

정인은 대학 시절 태욱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두 딸을 낳는다. 이는 영화에서도 설명되는 장면. 그러나 정인이 태욱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드러나지 않아 보는 입장에서 의문을 가질 법 하다. ‘정인은 왜 개척교회를 운영 중인 태욱과 결혼했을까’라는 물음에 류현경은 “모든 기자님들이 그런 질문을 하시더라”라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대학교, 어린 시절 아무 것도 모를 때 정인이 태욱을 처음 만난 거죠. 태욱의 신앙심, 믿음, 그리고 목사가 되겠다는 의지에 감명 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사람을 존경하게 된 거죠. 좋아하는 마음에서 존경하는 마음이 되고 내가 신이 되어 지켜줄게 라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요? 우유부단한 목사를 지켜주고 싶은, 더 큰 마음으로 품어주고 싶은 마음인 거죠.”



정인은 은밀한 제안을 받고 유혹에 흔들리는 인물이다. 남편의 벌이로는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엄마의 신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돈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신념에 어긋나는 선택지를 마주했을 때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내야할 인물의 내면을 류현경은 어떻게 해석했을까.

“감독님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감독님은 ‘배우가 해석하는, 생각하는 인물이 맞다’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감독님이 정해놓은 생각과 인물의 모습, 대화가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똑같이 해라가 아닌, 그 정서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배우가 더 잘 알거라고 믿어주셨어요. 표현하는데 제약을 두거나, 시키거나, 이렇게 해라고 하지 않으셨죠. 이 영화는 누구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더 규정짓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기도하는 남자’. 제목만 보면 종교의 이야기를 그리는 듯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종교의 이야기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절망과 좌절의 순간을 조명하고 있다. 류현경 역시 예비관객들이 이 점을 바라봐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기존에 보지 못한 이야기예요. 어떤 영화와 닮아있지 않은 느낌이 드는 영화죠. 색다른 이야기인 영화. 그래서 이 영호에 참여하게 됐고 개봉하게 돼서 뜻 깊어요. 관객분들도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생각을 하고, 희망적인 믿음을 찾으셨으면 해요.”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주)랠리버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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