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LOOK] ‘하이에나’ 김혜수 코믹 흥행코드 ‘전투복’, 트랙슈트+테일러드 재킷
- 입력 2020. 02.28. 12:23:27
- [더셀럽 한숙인 기자] SBS ‘하이에나’가 1회에서 시청률 10.3%를 기록해 5.5%로 출발한 전작 ‘스토브리그’를 뛰어넘는 수치로 김혜수와 주지훈의 남다른 조합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특히 김혜수는 ‘하이에나’를 통해 코믹물에서 그 만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입증했다.
김혜수 ; KBS2 ‘직장의 신’, SBS ‘하이에나’
김혜수는 7년 전인 2013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KBS2 ‘직장의 신’ 미스 김을 변호사 버전으로 재해석하고 여기에 성공을 위해서는 합법과 불법의 선을 넘나드는 집요함을 더해 익숙한 듯 신선한 정금자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정금자와 미스 김은 결의 차이는 있지만 목표 지향적인 삶과 목표를 위해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붇는 성향으로 7년의 시간차를 뛰어넘는다. 정금자와 미스 김이 자가 최면을 걸 듯 공격적인 성향으로 자신을 담금질하고 있음은 특정한 상황에서 한결같은 아이템을 고집하는 데서 알 수 있다.
일명 전투복으로 불리는 아이템들은 극 중 김혜수의 전투력을 극대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2013년 미스 김은 허리를 잘록하게 감싸는 베이식 블랙 슈트와 기본 화이트 혹은 블루 셔츠로 유니폼 같은 오피스룩을 고집했다. 여기에 머리는 목 뒤에서 업두헤어로 묶어 사회적 표시의 수단으로 옷의 단편적인 기능성만을 취했다.SBS ‘하이에나’, KBS2 ‘직장의 신’
‘직장의 신’이 일본 원작 드라마라는 점에서 미스 김이라는 호칭은 물론 의상까지 여전히 직장에서 여성들에게 유니폼을 고집하는 보수주의적인 일본 기업 문화를 반영해 반감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미스 김의 성향에 집중한다면 굳이 일본식 보수주의를 거론하지 않아도 그가 특정 스타일을 고집하는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된다.
7년이 지나 신인 작가 김루리가 집필한 ‘하이에나’는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한국 사회 갈등에 상황에 맞춰 능수능란하게 자신을 바꾸는 정금자의 변신술을 더해 김혜수에게서 입체적 매력을 끌어냈다.
김혜수가 정금자 전투복으로 선택한 아이템은 트랙슈트다. 진부한 패션으로 일관했던 미스 김과 달리 정금자는 힙스터 필수템인 트랙슈트를 선택함으로써 극의 세련미는 물론 웃픈 캐릭터인 정금자의 매력을 부각했다.
트랙슈트는 힙스터의 상장이기 전에 백수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오랜 시간 군림했다. 김혜수는 이 두 상징성을 교묘하게 오가며 변호사라는 직업 외에 내세울 스펙 하나 없는 정금자와 그럼에도 최고 엘리트 스펙의 변호사들도 가볍게 쓰러트리는 본투킬 승부사 정금자, 이 두 극단의 면모를 모두 보여준다.
김혜수는 트랙슈트에 테일러드 재킷을 걸치고 운동화를 신은 후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건들거리며 상류층 의뢰인들의 골칫거리를 해결하러 다닌다. 마치 동네 백수처럼 어슬렁거리다 말을 걸어오는 정금자에게 상대편들은 경계심을 늦추고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에게 설득 당한다.
언뜻 패션 테러리스트로 보일 법하지만 최근 패션계가 주목하는 극단의 믹스매치, 보더리스(Borderless) 패션이다. 무엇보다 컬러와 소재의 조합이 진부함과는 거리가 먼 힙한 코드로 채워져 있다.
새빨간 레드 트랙슈트와 블루 재킷, 블루 혹은 그린 트랙슈트의 빈티지 브라운 재킷 등 과감한 컬러 조합으로 투머치에 열광하는 최근 스트리트룩 감성을 극대화했다.
1회에서 10%를 가볍게 넘긴 10.3%로 출발한 기대가 무색하게 2회에서는 9.0%로 시청률이 하락했다. 본격적으로 극 중 외모 집한 학벌 모든 것이 완벽한 윤희재 역의 주지훈과 본격적으로 맞붙게 될 정금자를 김혜수가 얼마나 입체적으로 그려낼지에 극의 흥망이 걸릴 듯하다.
[더셀럽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2 ‘직장의 신’, SBS ‘하이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