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인앤아웃] 김다미·정지소, 스크린 넘어 안방극장까지 장악
- 입력 2020. 03.11. 16:31:18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충무로에 혜성같이 등장한 배우 김다미, 정지소가 이젠 안방극장을 책임지고 있다. 신선한 마스크,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이들이 전작에선 보지 못했던 면모로 드라마의 핵심축을 이끌고 있다.
김다미는 지난 2018년 개봉한 박훈정 감독의 ‘마녀’에서 관객과 만났다. 당시 ‘마녀’는 남성 주류의 액션 느와르를 연출해온 박훈정 감독의 첫 여성 액션물이라는 것에 이목을 끌었고 그 주인공이 1500:1의 경쟁률을 뚫은 신인 김다미라는 것에 화제를 모았다. 김다미는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번에 부응하듯 ‘마녀’에서 기억을 잃은 순수한 고등학생이었다가 극의 말미 반전이 드러나게 되면서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더군다나 거친 액션을 가볍게 소화하며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자아냈다.
‘마녀’의 흥행과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여자배우상을 수상한 그가 선택한 차기작은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였다. 김다미는 극 중 공부와 운동 등 모든 것에 월등하지만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조이서로 분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 인격 장애 소시오패스는 다수의 작품에서 악역으로 그려져 왔다.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살인과 범죄 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이서는 박새로이 편에 서서 그와 대척점을 그리고 있는 장대희(유재명) 일가에 영향을 주기 위해 돕는다. 조이서의 소시오패스 면모는 극 초반부터 두드러진다. 동급생 친구를 돕다가 어른에게 따귀를 맞을 때도 물러서지 않으며 자신도 타격을 가하고, 박새로이가 운영하는 단밤 직원 중 가게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되는 이들을 가차 없이 자르라고 지시한다. 이럴 때마다 박새로이에게 꾸중을 듣고 생각을 돌아보며 한 발짝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장가를 이기려는 단밤, 단밤을 경계하는 장가의 대결 구도가 짙게 그려지는 ‘이태원 클라쓰’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전사도 잃지 않았다. 이 때문에 조이서에게만 집중된 이야기보다는 단밤 식구들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는데, 김다미는 조이서의 서사를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아도 보는 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끔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소시오패스 면모를 보일 땐 날이 선 눈빛과 차가운 목소리, 정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말투로 캐릭터의 성향을 뒷받침하고 박새로이를 짝사랑할 때는 전과 다른 표정, 눈빛들로 귀여운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박새로이의 눈빛, 행동, 시선에 신경을 쓰고 그의 위로한 마디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듯한 표정은 20대 초반 짝사랑하는 소녀의 모습들로 설렘을 자아낸다. 이러한 덕택에 첫 방송 이후 ‘이태원 클라쓰’는 연일 화제성 지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김다미 또한 출연자 화제성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 토 드라마를 김다미가 꽉 잡고 있다면 월, 화 드라마는 정지소가 새롭게 치고 나오고 있다. tvN 드라마 ‘방법’에 출연 중인 정지소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출연해 데뷔 7년 만에 천만 배우로 등극했다. 영화에서 동익(이선균)의 딸이자 기우(최우식)의 과외 수강생 다혜를 맡았던 정지소는 ‘기생충’에서 ‘괴물 신예’로 눈도장을 찍고 ‘방법’으로 두 작품 만에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방법’에서 정지소는 사람을 저주해 사망케 할 수 있는 방법사 백소진을 맡았다. 진종현(성동일)과 진경(조민수)으로 인해 모친이 사망하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뒤 임진희(엄지원)을 직접 찾아가 진종현을 방법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것이 드라마의 시작이다. 정지소는 백소진의 결단력과 주체적인 모습, 행동력, 강인한 눈빛으로 강한 캐릭터 성향을 나타낸다. 또한 진경과 진종현을 대적할 때도 절대 지지 않는 카리스마로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조민수, 성동일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한다.
특히 ‘방법’은 오컬트 장르이기에 판타지적 요소가 다분하다. 이러한 소재들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사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데엔 대본을 쓰는 작가, 드라마를 연출하는 감독, 연기하는 배우들의 합심이 관건이다. 정지소는 극 중 백소진이 방법을 할 때, 흔히 말하는 ‘오글거림’ 혹은 부자연스러운 연기 없이 보는 이들이 의뭉스럽지 않도록 표현해 몰입감을 높였다. 지난 9회에서 진종현과 맞닥뜨렸을 때 또한 강렬한 눈빛으로 대사 없이도 긴장감을 자아내고 이후 임진희와 만났을 때는 눈물을 터트리며 아이 같은 면모로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했다.
첫 방송 시청률 2.5%로 시작한 ‘방법’은 이제 막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연일 상승세를 그리며 가장 최근 방송된 10회는 최고 시청률 6.1%를 기록했다. 총 12부작으로 예정된 ‘방법’은 진종현과 백소진의 대결만이 남았다. 지금까지 믿음직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정지소에게 더욱 기대감이 높아진다.
김다미와 정지소는 각 ‘마녀’와 ‘기생충’ 한 편의 영화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들은 브라운관으로 무대를 옮기고 자신에게 쏠린 관심을 연기력으로 입증했다. 김다미와 정지소의 향후 행보에 꽃길만 놓일 듯하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김혜진 기자, CJ ENM·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