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VIEW] 잘 만든 ‘방법’, 방점 찍은 김민재→이중옥
입력 2020. 03.16. 15:30:22
[더셀럽 김지영 기자] 연상호 감독의 세계관이 안방극장에도 통했다. 영화 ‘부산행’ ‘염력’ 등 독특한 상상력으로 매번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연상호 감독이 작가로 나선 ‘방법’은 대중에게 생소했던 오컬트 장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고, 더 나아가 마니아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상호 작가가 ‘방법’으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엔 탄탄한 대본이 있었다. 여기에 성동일, 정지소, 조민수의 열연, 이들을 더욱 받쳐주는 김민재, 이중옥, 김인권, 고규필, 정문성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는 17일 종영하는 케이블TV tvN 드라마 ‘방법’(극본 연상호 연출 김용완)은 한자 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 능력인 방법을 갖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에서의 방법은 ‘어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취하는 수단이나 방식’을 뜻하지 않고, 저주로 사람을 해하는 주술로서의 방법(謗法)을 뜻한다.

‘방법’은 켜켜이 쌓인 베일을 하나씩 벗겨 나가는 입체적 구조로 드라마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악연으로 시작된 진종현(성동일), 백소진(정지소)의 관계에서 각자 가지를 뻗어 나가고 진종현과 함께하는 진경(조민수), 백소진과 공조하는 임진희(엄지원)가 서로의 진종현, 백소진을 돕고 지키기 위해 상대와 맞선다. 더불어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진종현의 기업 포레스트의 비밀, 진경의 사무실에서 발견된 물건들의 의미, 제한된 정보에서 진종현의 속셈을 먼저 파악하려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백소진과 임진희의 고뇌 등은 시청자가 드라마에 더욱 빠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극의 주축을 이끄는 엄지원, 정지소, 성동일, 조민수의 연기엔 흠잡을 데 없다. 정지소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성동일, 조민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엄지원은 극 중 사회부 기자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발휘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영화 ‘탐정’ 시리즈 등으로 유쾌한 면모를 발산한 성동일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이전의 코믹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섬뜩함만 남아있다. 조민수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상대의 시선을 압도한다. 특히 드라마 곳곳에 삽입된 굿판은 실제 무당을 데려온 듯 사실적이고 오싹하게 만든다.



탄탄한 대본, 판타지를 사실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연출, 막강한 주연들의 연기력과 더불어 ‘방법’에는 주연 못지않은 조연들의 열연이 드라마의 재미를 높인다. 그중 회사 포레스트 상무인 이환 역을 맡은 김민재는 전작들과 비슷하지만 다른 연기로 차별화를 보이는 데 성공했다. 회사 대표인 진종현 혹은 기가 센 무당 진경 앞에선 아무 말 않고 꼼짝 않는 모습을 그러면서도 경찰들한테선 목소리를 높이는 전형적인 ‘강약약강’의 성향으로 보는 이들의 화를 돋운다. 더불어 극 초반 자신의 편에 선 경찰과 기자에겐 회사의 내부 사정을 말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핵심 내용만 털어놓는 것, 자신의 행동이 경찰에게 발각됐을 때는 꼬리를 자르다가 혼자 있을 때는 진심을 다 보이는 것 등 대사의 어투와 표정을 시시각각 달리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또한 천주봉으로 분한 이중옥은 본성이 여린 천주봉을 표할 때와 진경의 저주를 받고 달라진 상황을 극명하게 표현했다. 특히 정신을 차린 뒤 병실에서 임진희와 백소진, 정성준(정문성) 등을 만났을 때는 진경의 영혼이 몸에 들어온 듯 목소리와 말투를 자유자재로 변형시킨다. 더 나아가 사투리를 쓰다가도 표준어로 소리를 치며 귀신에 씌어 널을 뛰는 기분을 표할 땐 놀라움을 넘어서 경악하게 만든다.

이와 함께 김인권은 극에서 임진희에게 도움을 주다가 곤경에 빠트리고 이후 다시 정성준의 수사에 도움을 주는 김필성을 맡았다. 체크셔츠, 흰 티셔츠 등의 편안한 캐주얼 스타일에 덥수룩한 헤어 스타일, 콧수염, 헌팅캡 등으로 흔치 않은 직업인 탐정을 외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허술한 듯 보이지만, 예리한 면모로 전개가 빨리 흐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밖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방법’에서 잠깐 숨 쉴 틈을 주는 탁정훈(고규필), 샤머니즘 대신 과학적 수사로 진종현을 잡으려는 정성준, 극 초반 방법을 당하고 큰 충격을 선사한 김주환(최병모)까지. 이들 모두가 ‘방법’을 더욱더 빛나게 만들었다.

첫 방송이 시작하기 전 연상호 감독은 ‘방법’의 시청률이 3%를 넘으면 시즌2를 진행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다. 1회 2.5%의 시청률로 시작한 ‘방법’은 3회에 3.7%를 돌파했으며 종영을 코앞에 둔 현재는 마지막 회 6.1회를 기록했다. 극 전반부에 깔린 진종현과 진경의 첫 만남은 16일 방송에서 그려질 예정이다. 개인정보를 도용한 채 살아온 진경의 진짜 정체, 수상함을 갖고 있던 이환의 속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게 된 천주봉의 향후 등이 남은 2회 분량에 다 풀어질지 혹은 시즌 2, 영화에서 풀어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지막까지 작가, 감독의 합심과 주·조연의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tvN '방법' 포스터,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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