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VIEW] '내연녀 찾기'로 출발한 'VIP'와 '부부의 세계', 그 후는 다르다
- 입력 2020. 04.01. 17:52:04
- [더셀럽 박수정 기자] 입소문이 심상치 않다. 김희애 주연의 JTBC 새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방송 첫 주만에 시청률 10%대 돌파, 드라마 화제성 1위에 등극하며 '대박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다.
'부부의 세계'는 한마디로 '불륜 드라마'다.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뚜껑을 연 '부부의 세계'는 극 중 지선우(김희애)의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내연녀 찾기'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지난해 '내연녀 찾기'로 재미를 본 SBS 드라마 'VIP'와 같은 전략으로 시청자들과의 '밀당'에 성공하며 초반부터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내연녀 찾기'로 출발한 두 작품은 여러모로 닮은 지점들이 있다. 남편의 불륜으로 괴로워하는 '부부의 세계' 지선우와 'VIP' 나정선(장나라)는 남편보다 더 우월한 능력과 재력을 갖춘 소위 말해 '커리어우먼'이다. '부부의 세계' 지선우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가정사랑병원의 부원장이다. 병원 내에서 모두에게 인정받는 의사로 한마디로 실세 중에 실세다. 'VIP' 나정선 역시 마찬가지다. VIP 전담팀 차장인 나정선은 유복하게 자라 해외 명문대를 졸업한 엘리트다. 회사에서 탁월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위기가 오기 전 주변인으로부터 흠잡을 것 없는 남편과 알콩달콩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행복한 아내'라는 점도 닮아있다.
어떤 위기에도 흔들림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그토록 믿었던 남편에게 숨겨진 여자가 있다는 사실이 알게 된 후 흔들리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두 사람은 남편 주변의 모든 여자들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불안한 상태에서 '내연녀'를 쫓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숨막히는 인물들의 심리전과 서스펜스가 압권이다. '부부의 세계', 'VIP'가 초반 시청자들을 폭발적으로 끌어모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부부의 세계'는 장기간 '내연녀 찾기'로 극을 끌었던 'VIP'와 달리 1회에서 그 '패'를 깐다. 자신이 믿었던 동료, 그리고 동네 부부 등까지 자신을 감쪽같이 속였다는 반전까지 더하면서 더욱 밀도있고 휘몰아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VIP'는 '내연녀 찾기'가 늦어졌던 만큼 나정선의 흑화도 더뎠다. 반면 '부부의 세계'는 2화만에 지선우가 흑화되면서 또 다른 긴장감을 안긴다. 여기에 이태오의 내연녀 여다경(한소희)과 지선우의 숨막히는 심리전이 더해지면서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부부의 세계'와 'VIP' 속 내연녀들 역시 공교롭게도 비슷한 지점들이 있다. '불륜남들은 나이 어린 여자들을 만난다'는 클리셰가 같다. 또 두 사람 모두 재벌가의 딸이다. 그것도 불륜남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갑(甲)의 위치에 있는 재벌가의 딸들이다. 'VIP'의 나정선(장나라)의 남편 박성준(이상윤) 내연녀 온유리(표예진) 아버지인 하재웅(박성근)은 두 사람의 '불륜'을 안 이후에도 자신의 딸을 감싸는 입장을 취했다. '부부의 세계'의 내연녀 아버지 여병규(이경영)는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관심이 가는 포인트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시청 포인트는 '현 아내' VS '내연녀'의 갈등 구조다. 두 작품 속 내연녀들은 현 아내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다만 '부부의 세계'의 여다경은 'VIP'의 온유리보다 훨씬 더 과감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캐릭터다. 적극적으로 지선우에게 자신을 드러내며 압박해나가는 여다경과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맞서는 지선우의 대립은 'VIP'보다 더 박진감 넘치고 쫄깃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부부의 세계'는 'VIP'보다 더 속도감 있게 흘러가 답답함이 없다. 무엇보다 각 캐릭터의 원초적 욕망과 심리 그리고 그 캐릭터간의 관계성을 현실적이면서도 흥미롭게 그려내며 강한 흡인력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이미 '내연녀 찾기'라는 카드를 다 보여줬기 때문에 '부부의 세계'가 쥐고 있는 반전 카드가 더 많을 거라는 기대도 높다. 이처럼 '부부의 세계'의 폭발적인 반응이 단지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은 단 2회만에 증명됐다. 초반의 무서운 기세를 마지막까지 끌고 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부의 세계'는 매주 금, 토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SBS,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