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키워드] ‘슬기로운 의사생활’ 5無 의대 5인방, 조정석→전미도의 본모습
- 입력 2020. 04.03. 16:30:44
- [더셀럽 최서율 기자] 병원이라는 공간 속에서 병마와 싸우며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결국 한 명의 사람일 뿐인 의사들의 인생을 조명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그들의 특별하고도 평범한 일상을 드라마에 녹여 내며 화제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의사지만 인간다운 면모가 더 눈에 띄는 주인공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의대 5인방으로 불리는 간담췌외과 이익준(조정석), 소아외과 안정원(유연석), 흉부외과 김준완(정경호), 산부인과 양석형(김대명), 신경외과 채송화(전미도)는 20년 지기 친구들로 눈만 봐도 서로의 감정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친하다.
이들에 대해 동기 봉광현(최영준)은 “얘네는 5無다. 즉 한 가지씩 뭐가 없다. 송화는 단점이 없다. 의사로서 실력도 훌륭하지만 남의 일도 자기 일처럼 하는 애다. 석형이는 사회성이 없다. 준완이는 싸가지가 없고 익준이는 얘는 놀기도 엄청 노는데 대학도 수석, 국시도 수석이다. 그래서 얘는 콤플렉스, 선입견이 없다. 정원이는 물욕이 없다”며 5인방의 성격을 ‘5無’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의대 5인방에게 주어진 키워드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 ‘콤플렉스無’ 익살 이미지 속 숨은 진가, 이익준
익준은 천재들이 인정하는 천재 의사다. 의대 공부든 수술이든 기타 연주든 못하는 일이 없는 만능맨이자 센스와 유머까지 겸비해 병원 내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하지만 그런 익준이 우스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신념에 대한 진지함 덕분이다. 그는 동료들, 환자들,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을 마주할 때는 그 어떤 때보다 진실되다.
3회에서 익준은 그에게 수술을 받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환자에게서 어린이날 아들이 좋아하는 짜장면을 먹겠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다음날 같은 환자가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져 장기 기증자로 익준의 앞에 다시 나타난다.
환자의 장기를 받으러 온 다른 병원 의사들에게 익준은 “10분 이따가 시작하자”고 말한다. 어리둥절해하는 의사들에게 익준은 “오늘이 어린이날이라 그렇다. 이분 아들이 다섯 살인데 이름은 원준이다. 어린이날에 아빠랑 짜장면 먹기로 했는데 원준이가 앞으로 평생 못하게 됐다, 그걸”이라고 사연을 설명한다. 담담하지만 누구보다 슬픔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내는 익준의 설명은 천재 이미지와 익살맞은 말투 사이에 숨겨져 있던 그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한다.
◆ ‘물욕無’ 슈바이처의 심성과 고집 사이, 안정원
천사 같은 성품의 소유자인 정원은 ‘부처’, ‘슈바이처’ 등의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차분하고 부드러운 인물이다. 그런 정원의 다른 모습을 아는 사람은 그의 형과 의대 동기 4인방뿐이다. 착한 성품을 지닌 정원이지만 자신의 꿈을 향한 욕심과 갈망, 고집이 세다.
이미 의사로서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른 정원이지만 여전히 신부가 되고 싶다는 어릴 적의 꿈을 잊지 못한다. 정원은 그의 형에게 “내가 의사 안 한다고 했잖아. 나도 신부 한다고 했다. 그런데 형들이 그러지 않았나. 신부는 언제든지 될 수 있어도 의사는 지금 아니면 안 된다고. 나 형들 때문에 오래 했다. 이제 나도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거다”라며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장면을 통해 소중한 사람들의 말이라면 늘 수용하고 들어주는 정원의 심성과 그럼에도 ‘진짜 꿈’을 향한 마음을 저버릴 수 없는 그의 고집이 동시에 나타난다.
◆ ‘싸가지無’ 까칠함 뒤 숨겨진 배려심, 김준완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흉부외과에서 실수 없이 수술을 완수하는 완벽주의자 준완은 레지던트, 환자들에게 ‘악마’로 지칭되는 인물이다. 고된 일에 지쳐 까칠한 성격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는 세심한 배려심과 작은 희망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칼국수 가게에서 송화가 지나가는 듯 했던 말을 기억해 귀갓길에 먼저 “정말 서운했냐”고 묻기도 하고 자신의 수술을 통해 결국 치유되는 환자들을 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기도 한다.
또 사랑이라는 감정에 약해 쉽게 누군가를 좋아하기도 한다. 4회 말미에서 준완은 익준의 동생인 이익순(곽선영)의 부대 앞에 찾아가 자장면을 먹으러 왔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며 새로운 러브 라인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 ‘사회성無’ 마마보이→깊은 진심, 양석형
석형은 자발적 아웃사이더이자 마마보이로 보일 수 있을 정도로 어머니를 챙기는 인물이다. 그는 최소한의 인간관계 속에서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살아가기를 원한다.
‘최소한’이라는 그의 울타리는 환자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진다. 그는 무뇌아로 태어나게 될 아이가 밖으로 나오면 입을 막아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해 달라고 간호사에게 부탁한다. 이는 석형의 깊은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다. 산부인과 의사인 석형은 아이가 엄마에게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릴 산모를 배려한 것이다.
석형의 겉모습만 알고 있는 사람들은 외톨이를 자처하는 마마보이로 석형을 기억하겠지만 석형의 내실을 들여다본 사람들은 그것이 마음이 약한 석형의 방어 기제이며 본모습이 아님을 알게 된다.
◆ ‘단점無’ 카리스마 가득 이상적 히어로 의사, 채송화
신경외과 유일의 여자 교수이자 병원 붙박이인 송화는 의대 4인방을 제압하는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다. 환자에게는 친절한 의사이자 후배에게는 믿고 따를 만한 선배인 송화지만 캠핑이라는 의외의 취미를 가졌다는 점에서 반전 매력을 보이기도 한다.
송화의 카리스마는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2회에서 송화는 중요한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환자가 의학적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의 없이 환자를 설득하려고 했던 후배에게 “환자한테 사과하고 와라. 그전에 이 수술 못 들어온다. 한번만 더 환자한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해라. 나 그러면 너 안 본다”라고 단호하게 경고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먼저 생각하며 이상적인 의사의 면모를 보이는 송화는 율제 병원의 히어로로 평가된다. 송화가 또 어떤 상황에서 카리스마를 뽐내며 수술실을 진두지휘할지 기대가 모인다.
[더셀럽 최서율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