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2’ 김성규 “이창을 향한 마음 변화, 대사 없이 표현하려 노력” [인터뷰]
입력 2020. 04.03. 17:24:56
[더셀럽 김지영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속 영신의 모습이 곧 김성규 같다. 영신이 이창 옆에서 별다른 말 없이, 우직하게 왕세자를 보필하는 것처럼, 김성규 또한 조용히 자신만의 길을 한 발짝씩 내딛는 중이다.

‘킹덤’의 첫 시즌에서 영신은 베일에 싸여 있었던 인물이다. 아프지 않은 몸으로 의원인 지율헌에 머물고 있다가 이창(주지훈) 일행에 합류하게 되고 남루한 행색과는 다르게 뛰어난 총포술과 날쌘 몸놀림, 생사역을 상대로 뒤지지 않는 액션을 선보이는 그의 전사에 관심이 집중됐다.

시즌2에서 조금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태. 그러나 수년간 영신으로 살아온 김성규는 시즌1과 2에서 달라지는 영신의 분위기, 그가 왜 그렇게 이창의 옆에서 열과 성을 다해 생사역으로부터 백성을 지켜나가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왕에게 버림받은 백성 중 한 명이었던 영신은 이창과 함께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고 왕은 그 백성을 하늘로 삼는다’의 정신을 실현하던 이창을 옆에서 보고 마음을 알아차린 것이다. 더불어 시즌1에서 이창이 미숙한 왕세자에 그쳤다면, 시즌2에서는 백성을 먼저 생각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그를 보면서 영신 또한 노여움을 걷어내고 이창과 뜻을 같이 한다.

“이번 시즌에서 영신의 서사가 그려지지 않아 아쉽기보다는 전사를 표현하는 약간의 뉘앙스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고, 목적은 사람에 대한 복수였다. 시즌1에서는 온전히 살아있지 못하는 지점이 있었던 것 같다. 감정이나 행복함보다는 껍데기만 남아서 한가지의 복수만을 위해 살아있는 느낌. 그 안에 아주 작게나마 인간적인 애가 분명히 있다. 누군가를 구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서비랑은 반대되는 인물로 출발했다. 시즌2에서는 이창과 함께하면서 개인적으로 감동하고, 또 그를 도우며 함께하는 인물이 된다.”

영신에겐 처절함만 남아있었기에 그의 몸짓에도 감정이 묻어났다. 김성규는 이러한 영신의 마음을 헤아리며 캐릭터에 빠져들었고 공감하려 노력했다. 대사로서 감정을 표현하는 인물은 아니기에 더욱 신경을 썼다.

“영신은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서 더 처절하게 액션을 하려고 했었다. 말로서 뭔가를 설명하는 역할은 아니었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이 아슬아슬해 보일 정도로 희망이 없는 인물이라 그 감정을 액션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영신은 가족이 없고 돌아갈 곳이 없지 않나. 그래서 그 마음을 담으려 했다.”

말로 표현하지 않는 인물이기에 김성규에겐 더 많은 고민이 생겼다. 액션으로 이를 표현한다고 해도 시청자가 알아채고 이해해야 하는데, 혹여나 이를 놓치게 될까 염려했다. 시즌1과 2를 이어가면서 가장 큰 연기 고민이 이것이었다.

“영신의 서사나 과거가 드러나지 않는다. 영신의 터닝포인트는 이창을 보면서 조금씩 이해하거나 믿음을 갖게 되는 과정들이 있고 시즌2에서도 어느 순간, 함께하게 되는 선택을 하는 게 말을 하지 않아도 표현이 되길 바랐다. 영신은 이창을 가장 가까이서 보는 인물인데 그를 바라보며 안타까움이나 공감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창도 혼자 남게 되고 가족을 다 잃었지 않나. 그런 점에서 영신이 인간적으로 창을 보면서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는 지점이 연기로 드러나길 바라면서 표현했다.”



시즌1에서 영신은 재빠르게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심지어 날아다니는 것 같다며 ‘조선 날다람쥐’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 시즌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심지어 범팔이 이창의 무리에서 뒤처지자 자신의 몸을 지키면서 범팔을 살피기도 한다. 김성규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에 뛰는 장면은 아쉬움이 있다. 열심히 더 잘 뛸 수 있었는데, 많은 무리와 함께 뛰는 장면이라 단독행동을 할 수 없었다. 지휘에 따라서 움직여야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합을 맞춰 뛰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이번에 찍으면서도 새로웠다. 시즌1을 찍을 때는 혼자하는 게 많아서 부담감이 있었고 이번에는 함께하는 팀이 있어서 든든했다.”

시즌2의 말미에서 영신은 범팔을 만나며 생사역이 끝나지 않았음을 전한다. ‘킹덤’은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 빠른 악의 축 제거, 확장된 이야기로 다음을 기대케 한다. 특히나 이전까지 ‘빌런’이었던 조학주(류승룡), 중전(김혜준)이 한 번에 사라졌기에 영신 또한 마지막 시즌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성규는 “마지막까지 가고 싶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혼자만의 시즌3 스토리라인을 이어나갔다.

“‘킹덤3’는 넘었으면 좋겠지만 중요한 순간에, 필요에 의해 작가님이 없애주신다면 그것 또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즌3에선 꼭 살아남고 싶다.(웃음) 앞으로 시즌3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모른다. 개인적으로 기대를 해보자면 영신이 왜 복수심과 분노에 차 있는지, 어떤 과정을 겪어서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됐는지가 궁금하다. 또 시즌3에서는 이창 일행과 떨어져 범팔(전석호)을 만나러 갔기 때문에 다시 합류하는 과정에서 다이내믹하거나 처절한 상황을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케이블TV tvN 드라마 ‘반의반’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김성규는 ‘킹덤’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반의반’은 그의 전작 ‘범죄도시’ ‘악인전’ ‘킹덤’과는 완전히 다른 멜로 드라마이기에 이미지 변화를 꾀하기 위해 선택한 작품일까 싶지만 김성규는 단호하게 “아니다”고 답했다.

“굳이 변화를 주고 의도하려고 선택한 작품은 아니다. 시대가 다르기에 많이 다르게 보실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분명히 외적으로 보이는 것 말고도 다른 여러 가지가 작용해서 봐주시는 것 같다. 그런 것에 대한 부담도 없고. 보시는 분들이 새롭게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드라마 안에서 봐주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김성규는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해 영화 ‘범죄도시’부터 차근히 길을 걸어가고 있다. 연기를 처음 시작하던 순간과 현재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근본적인 고민은 동일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주어진 것에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끼고 보다 더 발전된 배우를 꿈꾸고 있었다.

“연극을 했을 땐 수입이 거의 없어서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 달라졌다고 하면 많은 것이 달라졌겠지만 고민은 같다. 저에 대한 걱정이나 돈에 대한 고민은 줄었지만 배우로서는 똑같은 것 같다.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조금 더 가중되는 게 없지 않아 있는 것 같고. 그리고 주변에서 ‘정신차려라’고 말하는 정도까지의 정신을 안 차리지는 않아서 주변에서 좋은 얘기는 많이 해주신다.(웃음) 조금 더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말도 해주시고. 그리고 제 입에서 주지훈, 전석호 이런 분들과 만난다고 하는 게 엄청난 변화인 것 같기도 하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좋은 반응을 얻고 싶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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