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30주년' 신승훈 "이제야 인생의 반환점, 저만의 선이 보여요" [인터뷰]
- 입력 2020. 04.13. 16:07:48
- [더셀럽 김희서 기자]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지만 가수 신승훈은 여전히 음악 앞에서는 한 없이 순수한 소년 같다. 대중이 그를 가리키는 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도 평생 오래도록 음악하는 사람, 나이가 들어가도 항상 팬들의 곁에 있는 가수로 남고 싶다는 신승훈은 ‘My Personas’를 통해 30년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고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신승훈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몸소 실천하며 30주년 스페셜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진행했다. 생애 첫 화상 인터뷰에 임한 소감에 대해 신승훈은 “낯설기는 하지만 나름 유튜버가 된 느낌도 들고 괜히 구독과 좋아요 눌러달라는 말을 해야될 것 같다”라는 농담을 던지며 유쾌하게 시작했다.
지난 8일 공개된 스페셜 앨범 ‘My Personas’는 ‘나의 분신 같은 음악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승훈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 아닌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수라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앨범인 만큼 신승훈의 소신과도 닮아있는 부분이 많다.
“10년, 20년 열심히 하겠다는 이야기보다는 제 속에 있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10주년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면 ‘터닝포인트’ ‘반환점이 있겠다’고 해서 의아했어요. 저는 평생 음악 할 사람인데 왜 이런 질문을 하시나 했는데 이제 이런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야 반환점이 온 것 같아요. 신인 시절에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한 획을 그으려고 이리저리 소란스럽게 하진 않겠다. 대신 하나씩 점을 찍는 가수가 돼서 멀리서 보면 선을 그을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고. 그래서 지금에 와서 보니 한 획은 아니어도 가요계에 신승훈의 선이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인생의 반환점은 없는 것 같아요. 마라톤은 갔던 길에서 돌아오는 길이지만 인생은 다시 돌아갈 순 없잖아요. 반환점은 삼되 이쯤에서 느꼈던 것, 기념하고 추억을 하고 싶어요. 어떤 영광을 누렸다기보다 과거에 영광을 이야기하기보다 오늘 이 자리에 충실하고 제 앨범, 공연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
그간 국내 가요계에서 자신만의 선을 그려왔다고 말했듯이 신승훈은 그를 향해 생겨난 ‘발라드 황제’ ‘국민가수’ 등 다양한 수식어에 대해서도 확실한 선을 그었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I Believe' 등 대다수의 히트곡들이 발라드였기에 언제부턴가 대중들에게 신승훈은 오직 발라드 가수로 인식됐다. 이에 신승훈은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표했다.
“사실 발라드 황제 등등의 칭호가 제가 쉴 땐 다른 분이 되어 있고 제가 활동할 때 그렇게 말하는데 30주년을 맞아 진정성 있는 소회를 밝히자면 연인이 헤어지고 나중에 생각날 때 애틋해지는 게 나쁜 것보다 좋은 기억이 생각나는 것처럼. 그 당시 여러 가지 장르들을에 도전을 했는데 사람들이 신승훈에게 ‘발라드 황제’라 칭했던 건 그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어서 였던 것 같아요. 그 프레임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을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거 하면 어색해’ 같은 말을 듣는 경우도 있어서 발라드가 애증의 관계이기도 해요. 물론 신승훈을 한 색에 입혀주셔서 감사하고 사랑스럽죠. 하지만 이 프레임에 갇혀서 음악하고 싶지는 않아요. 또 요새 어린 친구들은 저를 잘 몰라서 국민가수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나중에 국민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아니고 그 안에서 절 사랑해 주셨던. 저의 노래에 대한 추억이 있던 분들과 음악을 공유하고 같이 가는 게 더 좋아요”
신승훈은 자신의 음악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 가요계에 대한 관심도 많다. 30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국내 가요계를 함께 이끌어 온 신승훈은 이제는 가수를 넘어 작곡가이자 작사가이자, 제작자로도 활동하며 한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났다. 그가 직접 걸어온 길인만큼 국내 가요계의 흐름, 변화, 트렌드 등에 대해 예리하게 짚어낼 정도의 헤안을 얻었다고. 음악을 대하는 대중들의 반응, 태도가 달라졌듯이 그에 맞게 등장한 가요계의 변화를 신승훈은 낯설기보다 포용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90년대 가요계와 비교해 현재 가요계를 거대한 ‘음악 산업’이라고 칭했다.
“90년대와 지금의 가요계에서 바뀐 게 있다면 저의 데뷔 시절 때는 90년대 초반 연예계 통틀어 볼 때 가요계가 중심이었어요. 그만큼 많은 이슈를 끌었고 특히나 가수 앨범이 나오면 서로 공유하면서 레코드점에 줄 서서 샀죠. 지금처럼 음원을 듣기 쉽게 즐기기보다 앨범을 사려하고 엘피판으로 듣는 그런 수고에 대한 쾌감을 느낀 것이 정감이 있던 시절이었다고 봐요. 지금은 아시다시피 레코드점이 많이 없어지고 음원사이트가 생기면서 음원시장으로 바뀌고 노래를 듣자‘가 아니라 ’노래나 듣자‘가 돼버리고 바쁜 일상 속에서 예전에는 음악 감상실에 돈을 내고 음악 듣는 시간을 투자했다면 지금은 바쁜 그들의 생활 속에 비지엠 같은 존재가 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음악 때문에 제 인생이 바뀐 케이스인데 요즘에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보다 즐거움을 위한 것이 됐죠. 대신 전문성이 강해졌다고 봐요. 90년대에는 장르가 많이 안 생겼을 때라 여러 시도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아이돌 음악은 확실하게 있고 자기 장르 안에서 발전시키는 것 같아요. 그 만큼 음악적 수준이 높아지고 체계적이고 전문성이 강화된 음반 시장이 이제는 음악 산업이라 통한다고 봐요. 또 케이팝의 위상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죠. 방탄소년단이나 싸이가 빌보드를 뚫으면서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신승훈은 ‘나의 분신 같은 음악들’이 담겼다는 의미로 이번 앨범명을 ‘My Personas’라고 정한 이유에 대해 봉준호 감독의 말을 빌렸다. 페르소나란 종종 영화감독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표현하는 배우를 지칭할 때 쓰지만 앞서 여러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페르소나를 특정 음악이라고 밝힘에 따라 가수들에게 페르소나의 존재는 그들이 만들어낸 음악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신승훈다운 음악을 나타내기 노력했다는 이번 앨범에서는 신승훈 특유의 애절함과 먹먹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이 어디선가 ‘나의 페르소나는 송강호’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내 페르소나는 누굴까라고 고민해봤어요. 제가 만약 감독이라면 저에게는 음악이 있듯이 내 분신 같은 음악을 통해 나한테는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30년 동안 만든 곡들을 가지고 명함 같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신승훈의 발라드를 정의하자면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와 ‘그러자 우리’ 이 두 노래가 가장 신승훈다운 음악이라 말할 수 있죠.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는 ‘너 울어? 그럼 내가 더 울려줄게.’라는 느낌이라면 ‘그러자 우리’는 ‘너 울어?내가 옆에서 같이 있어줄게’ 같은 두 가지 먹먹함을 전할 것 같아요. 사실 이번 앨범은 스페셜 앨범이기 때문에 실험정신이 있는 앨범이 아닌 ‘Thanks To' 개념이 커요. 30년간 사랑해주신 팬들에게”
신승훈은 지금까지 쉼 없이 음악만을 위해 달려왔다. 3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오면서 슬럼프 혹은 정체기는 없었을까. 지칠 법도 한데 신승훈은 지금이나 30년 전이나 항상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 대중들에 앞에 나서고 있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신승훈은 어디서든 그를 응원해주는 팬들의 사랑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꼽았다.
“제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들. 팬이던 아니던. 팬이 아닌데 ‘신승훈 노래 좋다’면서 한 번이라도 제 노래를 들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하고요. 예전에는 목소리가 워낙 얇아서 슬픈 음악이 잘 어울렸지만 이제는 젊은 날의 초상은 아니고 중년의 초상을 또 즐기고 싶어요. 팬들과 제 음악을 듣고 이 시대에 있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 추억을 건드리고. 또 힘든 시기가 오면 팬들의 사랑으로 위로를 받아요. 이렇게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걸 깨닫고 이번에 다시 활동하면서도 선공개곡 반응들 중에 ‘이거 듣고 눈물 흘리다보니 힘들었나보다’ 이런 글을 보면 이런 분들 위해서라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나의 큰 획을 긋는 원동력이 있다기보다 계속 누군가가 불구덩이에 석탄을 넣어줘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웃음)”
아티스트로서 신승훈의 삶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인간 신승훈, 또는 그의 평범한 일상은 어떨까. 최근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데 신승훈은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그는 콘서트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보통 저의 하루 일과는 작곡과 프로듀서 모드, 가수 모드로 나뉘는 것 같아요. 가수일 땐 세상에서 제가 제일 멋있다고 생각하고 마음가짐 뿐 만아니라 운동도 열심히 하고 콘서트도 해야하니까. 그러다가 프로듀서 땐 살도 찌고 망가지기도 해요. 술도 마시고. 지금일과는 팬분들과 만남을 위해 2달동안 준비하게 됐는데 콘서트가 연기되는 바람에 못하게 됐어요. 예를 들어 올림픽 나가는 사람이 그 시기에 맞춰 운동하는 시기가 있는데 그 리듬이 망가진 거죠.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그만큼 설렘이 길어질 것 같아요. 팬들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해요. 빨리 보면 좋겠지만 지금을 즐기려고요”
끝으로 변함없이 팬들에게 따뜻한 음악으로 찾아와 준 신승훈, 변함없이 신승훈의 곁에서 응원해준 팬들. 신승훈은 30주년을 자축이 아닌 서로를 축하해주자며 팬들에게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30주년 누가 만들어줬을까요. 자축이 아니라 서로 축하를 해줘야 해요. 의리를 지켜준 팬들, 저에게 박수만 쳐줄게 아니라 서로에게 감사드리고 저도 여러분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음악’도가 아닌 ‘음악’만 한 삶이기에 서로 마음 속으로 열심히 했다고 박수치고 앞으로도 노래 나올 때 마다 지켜봐주시고 콘서트 와주신 팬들 서로에게 마음의 케이크를 놓고 초를 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30주년을, 코로나도 이겨내고 여러분 보고 싶네요”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도로시컴퍼니 럽 김희서 기자]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지만 가수 신승훈은 여전히 음악 앞에서는 한 없이 순수한 소년 같다. 대중이 그를 가리키는 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도 평생 오래도록 음악하는 사람, 나이가 들어가도 항상 팬들의 곁에 있는 가수로 남고 싶다는 신승훈은 ‘My Personas’를 통해 30년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고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신승훈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몸소 실천하며 30주년 스페셜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진행했다. 생애 첫 화상 인터뷰에 임한 소감에 대해 신승훈은 “낯설기는 하지만 나름 유튜버가 된 느낌도 들고 괜히 구독과 좋아요 눌러달라는 말을 해야될 것 같다”라는 농담을 던지며 유쾌하게 시작했다.
지난 8일 공개된 스페셜 앨범 ‘My Personas’는 ‘나의 분신 같은 음악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승훈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 아닌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수라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앨범인 만큼 신승훈의 소신과도 닮아있는 부분이 많다.
“10년, 20년 열심히 하겠다는 이야기보다는 제 속에 있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10주년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면 ‘터닝포인트’ ‘반환점이 있겠다’고 해서 의아했어요. 저는 평생 음악 할 사람인데 왜 이런 질문을 하시나 했는데 이제 이런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야 반환점이 온 것 같아요. 신인 시절에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한 획을 그으려고 이리저리 소란스럽게 하진 않겠다. 대신 하나씩 점을 찍는 가수가 돼서 멀리서 보면 선을 그을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고. 그래서 지금에 와서 보니 한 획은 아니어도 가요계에 신승훈의 선이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인생의 반환점은 없는 것 같아요. 마라톤은 갔던 길에서 돌아오는 길이지만 인생은 다시 돌아갈 순 없잖아요. 반환점은 삼되 이쯤에서 느꼈던 것, 기념하고 추억을 하고 싶어요. 어떤 영광을 누렸다기보다 과거에 영광을 이야기하기보다 오늘 이 자리에 충실하고 제 앨범, 공연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
그간 국내 가요계에서 자신만의 선을 그려왔다고 말했듯이 신승훈은 그를 향해 생겨난 ‘발라드 황제’ ‘국민가수’ 등 다양한 수식어에 대해서도 확실한 선을 그었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I Believe' 등 대다수의 히트곡들이 발라드였기에 언제부턴가 대중들에게 신승훈은 오직 발라드 가수로 인식됐다. 이에 신승훈은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표했다.
“사실 발라드 황제 등등의 칭호가 제가 쉴 땐 다른 분이 되어 있고 제가 활동할 때 그렇게 말하는데 30주년을 맞아 진정성 있는 소회를 밝히자면 연인이 헤어지고 나중에 생각날 때 애틋해지는 게 나쁜 것보다 좋은 기억이 생각나는 것처럼. 그 당시 여러 가지 장르들을에 도전을 했는데 사람들이 신승훈에게 ‘발라드 황제’라 칭했던 건 그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어서 였던 것 같아요. 그 프레임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을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거 하면 어색해’ 같은 말을 듣는 경우도 있어서 발라드가 애증의 관계이기도 해요. 물론 신승훈을 한 색에 입혀주셔서 감사하고 사랑스럽죠. 하지만 이 프레임에 갇혀서 음악하고 싶지는 않아요. 또 요새 어린 친구들은 저를 잘 몰라서 국민가수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나중에 국민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아니고 그 안에서 절 사랑해 주셨던. 저의 노래에 대한 추억이 있던 분들과 음악을 공유하고 같이 가는 게 더 좋아요”
신승훈은 자신의 음악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 가요계에 대한 관심도 많다. 30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국내 가요계를 함께 이끌어 온 신승훈은 이제는 가수를 넘어 작곡가이자 작사가이자, 제작자로도 활동하며 한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났다. 그가 직접 걸어온 길인만큼 국내 가요계의 흐름, 변화, 트렌드 등에 대해 예리하게 짚어낼 정도의 헤안을 얻었다고. 음악을 대하는 대중들의 반응, 태도가 달라졌듯이 그에 맞게 등장한 가요계의 변화를 신승훈은 낯설기보다 포용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90년대 가요계와 비교해 현재 가요계를 거대한 ‘음악 산업’이라고 칭했다.
“90년대와 지금의 가요계에서 바뀐 게 있다면 저의 데뷔 시절 때는 90년대 초반 연예계 통틀어 볼 때 가요계가 중심이었어요. 그만큼 많은 이슈를 끌었고 특히나 가수 앨범이 나오면 서로 공유하면서 레코드점에 줄 서서 샀죠. 지금처럼 음원을 듣기 쉽게 즐기기보다 앨범을 사려하고 엘피판으로 듣는 그런 수고에 대한 쾌감을 느낀 것이 정감이 있던 시절이었다고 봐요. 지금은 아시다시피 레코드점이 많이 없어지고 음원사이트가 생기면서 음원시장으로 바뀌고 노래를 듣자‘가 아니라 ’노래나 듣자‘가 돼버리고 바쁜 일상 속에서 예전에는 음악 감상실에 돈을 내고 음악 듣는 시간을 투자했다면 지금은 바쁜 그들의 생활 속에 비지엠 같은 존재가 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음악 때문에 제 인생이 바뀐 케이스인데 요즘에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보다 즐거움을 위한 것이 됐죠. 대신 전문성이 강해졌다고 봐요. 90년대에는 장르가 많이 안 생겼을 때라 여러 시도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아이돌 음악은 확실하게 있고 자기 장르 안에서 발전시키는 것 같아요. 그 만큼 음악적 수준이 높아지고 체계적이고 전문성이 강화된 음반 시장이 이제는 음악 산업이라 통한다고 봐요. 또 케이팝의 위상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죠. 방탄소년단이나 싸이가 빌보드를 뚫으면서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신승훈은 ‘나의 분신 같은 음악들’이 담겼다는 의미로 이번 앨범명을 ‘My Personas’라고 정한 이유에 대해 봉준호 감독의 말을 빌렸다. 페르소나란 종종 영화감독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표현하는 배우를 지칭할 때 쓰지만 앞서 여러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페르소나를 특정 음악이라고 밝힘에 따라 가수들에게 페르소나의 존재는 그들이 만들어낸 음악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신승훈다운 음악을 나타내기 노력했다는 이번 앨범에서는 신승훈 특유의 애절함과 먹먹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이 어디선가 ‘나의 페르소나는 송강호’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내 페르소나는 누굴까라고 고민해봤어요. 제가 만약 감독이라면 저에게는 음악이 있듯이 내 분신 같은 음악을 통해 나한테는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30년 동안 만든 곡들을 가지고 명함 같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신승훈의 발라드를 정의하자면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와 ‘그러자 우리’ 이 두 노래가 가장 신승훈다운 음악이라 말할 수 있죠.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는 ‘너 울어? 그럼 내가 더 울려줄게.’라는 느낌이라면 ‘그러자 우리’는 ‘너 울어?내가 옆에서 같이 있어줄게’ 같은 두 가지 먹먹함을 전할 것 같아요. 사실 이번 앨범은 스페셜 앨범이기 때문에 실험정신이 있는 앨범이 아닌 ‘Thanks To' 개념이 커요. 30년간 사랑해주신 팬들에게”
신승훈은 지금까지 쉼 없이 음악만을 위해 달려왔다. 3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오면서 슬럼프 혹은 정체기는 없었을까. 지칠 법도 한데 신승훈은 지금이나 30년 전이나 항상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 대중들에 앞에 나서고 있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신승훈은 어디서든 그를 응원해주는 팬들의 사랑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꼽았다.
“제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들. 팬이던 아니던. 팬이 아닌데 ‘신승훈 노래 좋다’면서 한 번이라도 제 노래를 들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하고요. 예전에는 목소리가 워낙 얇아서 슬픈 음악이 잘 어울렸지만 이제는 젊은 날의 초상은 아니고 중년의 초상을 또 즐기고 싶어요. 팬들과 제 음악을 듣고 이 시대에 있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 추억을 건드리고. 또 힘든 시기가 오면 팬들의 사랑으로 위로를 받아요. 이렇게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걸 깨닫고 이번에 다시 활동하면서도 선공개곡 반응들 중에 ‘이거 듣고 눈물 흘리다보니 힘들었나보다’ 이런 글을 보면 이런 분들 위해서라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나의 큰 획을 긋는 원동력이 있다기보다 계속 누군가가 불구덩이에 석탄을 넣어줘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웃음)”
아티스트로서 신승훈의 삶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인간 신승훈, 또는 그의 평범한 일상은 어떨까. 최근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데 신승훈은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그는 콘서트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보통 저의 하루 일과는 작곡과 프로듀서 모드, 가수 모드로 나뉘는 것 같아요. 가수일 땐 세상에서 제가 제일 멋있다고 생각하고 마음가짐 뿐 만아니라 운동도 열심히 하고 콘서트도 해야하니까. 그러다가 프로듀서 땐 살도 찌고 망가지기도 해요. 술도 마시고. 지금일과는 팬분들과 만남을 위해 2달동안 준비하게 됐는데 콘서트가 연기되는 바람에 못하게 됐어요. 예를 들어 올림픽 나가는 사람이 그 시기에 맞춰 운동하는 시기가 있는데 그 리듬이 망가진 거죠.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그만큼 설렘이 길어질 것 같아요. 팬들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해요. 빨리 보면 좋겠지만 지금을 즐기려고요”
끝으로 변함없이 팬들에게 따뜻한 음악으로 찾아와 준 신승훈, 변함없이 신승훈의 곁에서 응원해준 팬들. 신승훈은 30주년을 자축이 아닌 서로를 축하해주자며 팬들에게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30주년 누가 만들어줬을까요. 자축이 아니라 서로 축하를 해줘야 해요. 의리를 지켜준 팬들, 저에게 박수만 쳐줄게 아니라 서로에게 감사드리고 저도 여러분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음악’도가 아닌 ‘음악’만 한 삶이기에 서로 마음 속으로 열심히 했다고 박수치고 앞으로도 노래 나올 때 마다 지켜봐주시고 콘서트 와주신 팬들 서로에게 마음의 케이크를 놓고 초를 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30주년을, 코로나도 이겨내고 여러분 보고 싶네요”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도로시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