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VIEW] 연출+대본 논란 “부부의 세계→ 한 번 다녀왔습니다”, 안방극장 왜 이러나
- 입력 2020. 04.20. 16:04:25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세 편의 드라마가 동시에 논란이 불거졌다. 세 작품 모두 연출 논란으로 시청자들에게 반발을 샀다. 첫 방송을 시작한 ‘더 킹’,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부부의 세계’, 순항을 알린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비난의 화살을 맞은 주인공이다.
SBS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극본 김은숙, 연출 백상훈 정지현 이하 ‘더 킹’)는 스타 작가 김은숙의 차기작, 이민호와 김고은의 만남으로 대중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스타트를 끊었다.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의 평행세계를 그린다는 신선한 설정으로 이목을 끈 ‘더 킹’이었으나 방영된지 30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문제가 터졌다.
극 중 총리인 구서령(정은채)의 착장 스타일이 실제 총리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섹슈얼한 의상으로 방영 전부터 논란이 일은 바 있다. ‘대한제국 최연소 총리이자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거대한 수식어를 갖고 있음에도 능력에 치중하는 것보단 외면에 집중한 스타일이라는 것이 비난의 이유였다.
더불어 이날 방송에서 구서령은 보안검색대에서 경보음이 울리자 “와이어 없는 브라는 가슴을 못 받쳐줘서요”라고 첫 대사를 날린다. 캐릭터의 첫 등장에서 할 만큼의 임팩트 있는 대사가 아니거니와 대사를 통해서 캐릭터를 설명하기에도 부적절하다는 평이 일었다. 최근 여성들의 탈(脫)코르셋 운동(남의 시선에 맞춰 보여주기 위한 외적 치장을 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제국의 총리라는 사회적 위치와 맞지 않는 의상이라는 것과 더불어 사회 흐름에서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더 킹’의 공식 홈페이지에 “여성의 정치적, 사회적 야심을 ‘성적 어필’로 표현하는 작가의 의도가 시대 착오적” “여성 총리가 불편하고 일하는데 도움도 안 되는 레이스 원피스를 왜 입어야 하냐. 실제 여성 정치인들이 어떻게 입는지 보고 시류를 반영했으면 한다. 여성은 눈요깃거리가 아니다” 등 강한 의견들을 드라마가 방영된 후에도 계속해서 표현하고 있는 중이다.
‘더 킹’ 방영 다음 날인 18일에는 두 편의 인기 드라마가 도마 위에 올랐다.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극본 양희성 안아름 연출 이재상)에서는 유흥업소 장사를 그만둔 강초연(이정은)이 함께 일한 직원들과 함께 시장에서 김밥집을 개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흥업소에서 근무했던 이들은 전 직장에서 차려입었던 스타일을 김밥집에서 입곤 남성 손님들만 호객했다. 김밥이 맛이 없음에도 여 종업원들의 옷차림과 호객행위에 홀린 남자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까지 접대 대상이 되고 유흥업소에서 선보이던 술 묘기로 남성들에게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수년 전부터 대두돼 온 불법촬영과 최근 불거진 N번방 논란 등으로 성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연출이 굳이 필요했어야하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노골적으로 남성들의 눈요기 감으로 여성들을 소비하는 방식에 시청자들은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선을 넘었다” “불쾌하다”라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결국 제작진은 지난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불편함을 드리게 돼 유감스럽다”며 “앞으로 조금 더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드라마의 성인지 감수성 부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가장 화제작인 JTBC ‘부부의 세계’도 이날 방송에서 과한 폭력성을 연출로 표현하며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작품 속 지선우(김희애)는 이태오(박해준)가 고산시로 돌아온 후부터 알 수 없는 이에게 협박을 당하기 시작했다. 저녁을 먹던 중 창문으로 돌이 날아와 깨지며 공포감을 조성했고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괴한이 집으로 침입해 폭력을 행사했다. 앞선 방송에서 이태오와 몸싸움을 벌일 때도 지선우를 과하게 내동댕이쳐 가벼운 논란을 샀던 터다. 이날 방송에서도 괴한이 지선우의 목을 조르고 내동댕이치며 발로 차는 등 거센 폭력을 행사한 것은 물론, 1인칭 슈팅 게임을 하듯 연출된 카메라 시점으로 더욱 비난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15세 시청과는 맞지 않는 연출이라는 비판이 대다수였다.
세 작품 모두 성 인지 감수성의 결여에서 비롯된 논란이다. 여느 때보다 페미니즘 열풍이 몇 년 째 강하게 불면서, 현대의 우리는 여성 인권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안방극장에서 만나는 드라마들이 이를 간과한다면 시대를 퇴보한 작품이라는 오명을 남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각 드라마 포스터,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