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VIEW] ‘더 킹’ 예견된 ‘시청률 추락’, SBS 금토 '대작 악몽'
- 입력 2020. 04.27. 17:15:57
- [더셀럽 한숙인 기자] SBS가 ‘배가본드’에 이어 ‘더 킹’까지 유명 작가와 연출이 조우한 기대작이 연이어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해 ‘대작 트라우마’라는 고질병을 안게 됐다.
‘배가본드’ ‘더 킹 :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은 굳이 배우를 거론하지 않아도 작가와 연출진만으로도 기획단계에서부터 ‘기대작’이라는 평에 이견을 달 수 없었다. 반면 ‘스토브리그’ ‘하이에나’는 검증되지 않은 신인작가들이 생소한 주제를 다루거나 뻔한 구도를 비껴가는 설정으로 인해 위험을 안고 출발했다.
결과는 예상치를 역전했다. ‘배가본드’ ‘더 킹’이 작가와 연출진의 유명세에 수백 억 원의 막대한 재제작비에도 한 자릿수까지 시청률이 추락한 반면 ‘스토브리그’ ‘하이에나’는 미미한 출발과 달리 안정된 시청률 상승세에 화제성까지 충족하며 드라마 부문에서 SBS의 입지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이는 결국 ‘대작=망한다’는 불운의 공식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배가본드’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 1, 2를 만들어 낸 유인식 감독과 한류 사극의 신화인 MBC ‘기황후’ 탄생 주역 장영철 정경순 부부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기획 단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더 킹’은 KBS2 ‘태양의 후예’, tvN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까지 멈추지 않은 흥행몰이의 주인공 김은숙 작가와 감성 멜로 KBS2 ‘비밀’을 연출한 백상훈 감독, 기존 드라마의 판을 깨는 일탈로 시원한 한방을 날린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정지훈 감독의 만남만으로도 ‘성공’을 예감케 했다. 여기에 이민호 제대 첫 복귀작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더해 예감은 확신으로 굳어졌다.
‘더 킹’은 지난 17일 첫 회에서 쏟아진 혹평에도 11.4%로 두 자릿수로 출발했다. 다음 날인 18일 2회에서는 소폭이지만 2% 상승한 11.6%로 성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모호한 시청률을 올렸다.
대중의 실질적 반응을 짐작키 어려운 1, 2회 시청률과 달리 여론은 ‘김은숙과 이민호의 몰락’, 한 방향을 향해 흘러갔다. 그럼에도 흥행보증수표로 각인돼 온 김은숙에 관한 일말의 기대가 다음 회를 기약케 했다. 이 같은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지난 24일 3회 시청률이 9%로 추락한데 이어 24일 5회 역시 9.7% 상승에 그쳐 핫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은숙의 한 자릿수 시청률 굴욕은 SBS에게도 씻지 못할 트라우마를 안겼다. 몇 차례 연기 끝에 지난 2019년 9월 20일 첫 회가 나간 ‘배가본드’ 역시 1, 2회 시청률이 10.4%, 10.3%로 아슬아슬하게 시작해 일주일 뒤인 27일 3회에서 9.3%로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다음날인 4회에서 10.2%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으나 10~11%대를 가까스로 오가다 마지막 16회에서 13.0%로 최고 기록을 세우며 끝을 맺었다.
‘더 킹’, ‘배가본드’는 각각 제작비 320억 원, 250억 원을 쏟아 부은 SBS가 야심차게 준비한 대작이라는 점에서 한 자릿수 시청률 추락의 여파가 크다.
평행세계 설정 아래 대한민국과 대한제국, 극과 극을 오가는 판타지 설정으로 회당 제작비가 20~25억 원 선으로 알려졌으며 16부작임을 고려할 때 대략 32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배가본드’는 여타 드라마와 다른 해외 로케와 총격전 등 첩보물의 스팩타클을 살리기 위해 250억 원이 투입됐다.
지상파 본방 시청률이 한 자릿수를 넘기 힘든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정도면’이라고 할 수 있지만 투입된 제작비는 차치하고라도 이전 SBS 금토 드라마의 시청률과 비교할 때 안타깝기만 하다.
지나치게 ‘혹독한 평가’라고 하기에는 ‘스토브리그’의 한방이 컸다. 신인작가 이신화 극본의 ‘스토브리그’는 지난 2019년 12월 13일 5.5%라는 미미한 수치로 시작해 4회 만에 11.4%로 두 자릿수로 올라선 이후 큰 등락 없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13~17%를 오가다 마지막 16회에서 19.1%로 정점을 찍었다.
‘스토브리그’는 그간 다뤄지지 않은 야구 정규시즌이 끝난 비시즌기의 프런터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신선함과 흥행은 물론 묵직한 울림까지 선사했다.
다음 작품인 ‘하이에나’는 10.3%로 출발해 각각 9.0, 9.9%로 올린 2, 4회를 제외하면 10~12%를 안정되게 오가다 마지막 16회에서 14.6%로 마감했다. 이 드라마는 오랫동안 보조 작가 생활을 거친 김루리 작가 극본으로 진지와 위트를 오가는 김혜수 만의 내공과 그간 볼 수 없었던 주지훈의 예상치 못한 매력을 십분 발휘 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방영 내내 화제가 됐다.
반면 흥행귀재 장영철 정경순 작가, 김은숙 작가의 결과물은 참혹하다.
‘배가본드’는 화려한 볼거리마저 어이없게 만드는 논란의 연속이었다. 이승기와 배수지의 몰입도 떨어지는 연기력은 배우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29금 수위의 성 접대 장면과 개연성이 떨어지는 진부한 전개 등 무수히 많은 논란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한 시청률로 ‘소문난 잔치 볼 거 없다’는 속설을 입증했다.
‘더 킹’은 ‘김은숙의 퇴행’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 식 멜로’라는 혹평에도 새로운 시도와 강모연, 고애신 등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켜 ‘김은숙의 진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더 킹’은 ‘백마 탄 왕자와 재투성이 아가씨’라는 진부한 동화적 설정에 실력보다는 음모와 외모 관리가 전부인 여성 총리를 등장시켜 사회적 흐름에 역행하며 대중의 반발심을 자극했다. 게다가 남자 주인공보다 백마가 주목받는 어이없는 촌극이 벌어지는 등 이민호는 연기력 논란까지 더해 시청자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겼다.
'더 킹‘은 아직 12부작이 남았다. 실패를 확정짓기에는 아직 충분한 기회가 있으나 ’배가본드‘가 가까스로 작가진과 연출진 유명세의 기본값을 유지하는데 그친 것을 고려할 때 ’더 킹‘ 역시 기대를 걸기에는 지금까지 진부한 전개를 뒤엎을 만한 반전이 있을지 회의적이다.
[더셀럽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BS '더 킹 : 영원의 군주' '배가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