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5 종영] 리셋 타임 리프 장르 개척, MBC 월화극의 의미 있는 도약
- 입력 2020. 04.29. 11:41:29
- [더셀럽 최서율 기자] 촘촘한 서사와 함께 리셋 타임 리프라는 새로운 장르의 개척 가능성을 보여 준 ‘365’가 6개월 만에 부활한 MBC 월화극에 의미 있는 호재를 남기며 종영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월화 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극본 이서윤 이수경, 연출 김경희, 이하 ‘365’) 마지막 회에서는 최종 빌런(villain)인 황노섭(윤주상)이 ‘리셋’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에 대한 이유부터 왜 이신(김지수)의 딸을 죽이려 했는지가 낱낱이 드러났다.
지형주(이준혁)와 신가현(남지현)은 황노섭에게서 ‘고요한 새벽을 깨우는 기억의 태엽’이라는 카드를 받고 ‘리셋’의 시작과 끝이 모두 그로부터 비롯됐음을 직감했다. 신가현은 황노섭과 독대 자리를 갖고 이제껏 가면을 쓴 채 리셋터들을 철저히 속인 그에게 일갈을 토하며 “신이 된 기분이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황노섭은 “어떤 신이 운명을 미리 말해 주던가. 난 말했지 않나. 카드 받았잖아. 두 사람 중에 누가 죽을까”라고 대답했다. 그는 자신만 아는 장소에서 자신만 아는 비밀스러운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쾌감을 느끼는 사이코패스의 전형이었다. 이신을 이용하기 위해 이신의 딸에게 독극물을 투여하는 일을 지시했을 정도로 냉혈한이며 모든 진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일관하는 연기자이기도 했다.
모든 운명이 정해졌다고 속삭이는 듯한 황노섭의 잔인한 말에도 지형주와 신가현은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신가현은 이신에게 이신의 딸을 죽이려 한 범인이 황노섭이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자신 때문에 죽게 될 지형주의 미래를 막기 위해 여러 계획을 세워 그 일들을 막으려 했다. 지형주도 신가현의 마음을 눈치채고 황노섭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결국 지형주는 이신조차도 알지 못한 리셋의 길을 알게 되고 홀로 과거로 돌아가 박선호(이성욱)를 제압해 감옥으로 보내고 황노섭이 다시는 리셋을 하지 못하도록 연행했다. 그는 황노섭만 알고 있던 황무지 도로의 갈림길이 ‘리셋’과 ‘죽음’으로 갈라져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하나의 길로 연결돼 있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어느 쪽을 택하든 기회였다. 두려워하지만 않는다면”이라고 리셋의 진정한 의미를 황노섭에게 전했다.
이후 지형주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리셋 전처럼 죽어 있는 모습이 아닌, 건강하게 살아 있는 신가현의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그와의 새 인연을 시작했다.
지형주가 말한 ‘리셋’의 진정한 의미는 남들과 스스로 속이고 현실이라는 두려움에 빠진 채 시간을 넘어 과거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일의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과거로의 ‘리셋’이 아니라 내일을 향한 ‘리셋’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365’가 말하는 진정한 ‘리셋’의 의미다.
제작 발표회 때부터 6개월 만에 부활한 MBC 월화극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성공 신호탄을 쏠지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365’는 결국 의미 있는 궤적을 이끌어 냈다. ‘365’는 1년 전의 과거로만 돌아갈 수 있다는 참신한 소재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인간의 그릇된 욕심과 그럼에도 자신만의 미래를 건축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치시키면서 시간과 선택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했다.
‘365’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누가 진짜 악당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를 뽐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한몫을 했다. 최종 빌런의 면모를 숨긴 채 친절한 옆집 할아버지인 것 같은 모습으로 모두를 속인 황노섭 역의 윤주상과 지형주의 동료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연쇄 살인마였던 박선호 역의 이성욱은 밝은 미소 뒤에 숨겨진 소름 끼치는 인물의 실체를 현실감 있게 표현해 긴장감을 높였다.
연속되는 빌런들의 등장 속에서도 극의 바탕을 이루며 리셋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했던 형사 지형주와 웹툰 작가 신가현으로 분한 이준혁과 남지현의 차분한 연기도 빛을 발했다.
‘365’ 후속 방송인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오는 5월 25일 첫 방송된다.
[더셀럽 최서율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365’ 캡처,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