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부동산 실태⓵] 서울의 新주인 ‘연예인 자산형 건물주’, 빈익빈의 처참한 상처
입력 2020. 04.29. 15:38:57
[더셀럽 한숙인 기자] 대한민국 면적은 총 100,363km²로 전 세계 107위로 이중 서울은 605.25km²에 불과하다. 이처럼 좁디좁은 땅에 인구밀도는 16,100명/km²로 수치로만 보면 숨 쉴 틈 없이 꽉 들어찬 협소 도시다.

좁은 도시에 수많은 인구가 밀집돼있지만 도시의 주인은 따로 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신흥 재벌로 부상한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들이 수백억 원대의 집을 전 세계 몇 채씩 소유하는 것과 비견할 만한 상황이 대한민국 서울, 한복 판에서 벌어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축적은 감출 일도 비난받아야 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지난 21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연예인 건물주들의 특별한 투자 방법’을 통해 보도된 ‘연예인 갓물주’는 ‘부의 집중’이 아닌 ‘부동산 축적’이 초래하는 부정적 파급 효과 측면에서 보는 이들을 개탄스럽게 했다.

부동산을 소유한 소위 갓물주로 불리는 건물주들은 생계형과 자산형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생계형 건물주들은 대체로 50억 원대 미만의 소형 건물을 선호하는데 이들 중 다수가 은퇴자금을 털어 무리하게라도 건물을 사서 안락한 노후를 보장받으려 한다.

◆ 연예인 자산형 건물주 ‘미투 자극’, 도박보다 더 위험한 ‘건물주 꿈’

자산형 건물주들은 소유보다 매매를 통한 자산 늘리기가 주목적이다. 이들은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대의 은행 대출을 두려워하지 않고 부동산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시세 차익을 거두는 ‘치고 빠지는’ 행위를 반복한다.

연예인들은 후자인 자산형 건물주에 속한다. 이들이 방송에서 언급하는 “언제 인기가 떨어질지 몰라 불안해 재태크 수단으로 부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라는 말은 언뜻 ‘생계형’에 가까운 듯 보이지만 이들 중 다수는 은행에서 VIP로 분류되는 신용등급이라는 점을 200% 활용해 치고 빠지는 자산형 건물주 형태를 띠고 있다.

소위 과거 명동과 압구정으로 대변되는 중심 상권이 무너지면서 상업적 가치가 높은 상권이 분산됐다. 상권 분산으로 인해 소형 건물들의 자산 가치가 늘면서 연예인들 역시 집중보다 분산 투자 전략으로 100억 원대 미만의 소형 건물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추세다.

많게는 80~90%의 대출을 받아 건물을 매입한 자산형 건물주 연예인들은 건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출을 추가로 받아 재건축을 하고 높은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임차인을 들인다. 이 같은 과정에서 자신의 건물을 비롯해 해당 상권 전체의 건물 가격을 상승시킨다. 언뜻 주변 건물주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듯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자산 운영률이 높은 연예인처럼 대출 기회가 많아 재건축을 할 수 있는 건물주는 극소수로 가격만 높고 팔리지 않는 구조로 이어진다. 결국 임대인들은 임대료 기대치만 높아지고 실질 임대소득은 늘지 않는 ‘부동산 푸어(POOR)족’으로 전락하는 수순을 겪게 된다.

이뿐 아니라 PD수첩이 지적한 것처럼 실제 건물 가격에 10~20% 수준의 현금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분위기로 인해 자신이 가진 재산 전부를 거는 이들이 는다. 그러나 이 같은 건물 매입은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상처만 남게 된다. 건물 구입을 위한 대출로 끝나지 않고 재건축을 위해 추가 대출을 받아야만 하고 재건축을 위해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기 위한 자금까지 연예인과 같은 자산형 건물주가 되기위해서 치뤄야 하는 비용이 막대하다.

그러나 건물주 대열에 합류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이만한 대출을 감당할 수 없다. 이들 역시 일장춘몽으로 건물주 꿈이 좌절되고 결국 ‘부동산 푸어족’이라는 족쇄를 차게 될 수 있다.

실제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 매체를 통해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부동산 컨설턴트들이 저금리를 이유로 부동산 매입 적기라고 구매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그는 현재 경제가 좋지 않아 기업과 개입의 수입이 줄면 결국 부동산 가격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 했다.

◆ 연예인 자산형 건물주 ‘상권 수명 주기 단축’, 젠트리피케이션의 비극

연예인 건물주 상당수가 자산형인 만큼 건물 가치가 최우선이어서 건물이 위치한 장소인 상권의 생명력에는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상권 가치 하락을 대가로 건물 가치는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현재 연예인들이 집중된 성수동 상권은 대림창고가 물고를 텄지만, 실은 젊은 상인들에 의해 ‘개성 넘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과 달리 지금은 돈이 많은 기업이 아니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면서 신사동 가로수길처럼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가로수길에서 오랜 기간 카페를 운영하던 하던 40대 여성은 “가로수길이 어느 순간 싫어졌다. 그래서 무조건 떠나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라며 가게 문을 닫았다. 대기업 매장만 즐비한 가로수길에 있어야 할 이유도, 버틸 여력도 없다는 것이 카페를 정리한 주인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제 가로수길을 찾는 이들은 관광객뿐이라고 할 정도로 생동감을 잃었다. 연예인들이 몰린 성수동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건물 가격이 높아지면서 대기업들의 콘셉트 매장이 늘고 있다. 이는 상권 가치를 높이는 듯하지만 실은 건물 가격과 임대료를 높여 종국에는 비슷하게 복제된 기업형 매장만 남게 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90년대 후반 기획 상권으로 불렸던 문정동 목동 등 아웃렛 상권은 수십 수백개의 프렌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던 기업들에 의해 이뤄졌다. 투기성 상권으로 지금은 그 세가 위축됐지만 그나마 ‘상권 개발’이라는 명분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권보다 투자 가치가 선행하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된다 싶으면 건물 매입율이 높아지고 이 과정에서 기존 상인들은 밀려나고 높은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기업형 매장이 들어서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를 유도하는 이들 중 일부가 연예인 자산형 건물주들이다.

가진 자들의 특권으로 넘기기에는 가진 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파급력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PD수첩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미래 직업 순위에 스포츠 선수와 아이돌, 연예인, 건물주가 상위 3순위를 차지한 결과를 공개해 어린 시절부터 연예인과 건물주를 최종 목표점으로 생각하는 현 세태의 심각성을 고발했다.

가진 자들이 특권을 누리되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지 않는 그런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바람이 허황된 이상주의가 아님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더셀럽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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