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부동산 실태③] '법인 설립'의 숨겨진 꼼수? '억'소리 나는 절세 효과
입력 2020. 04.29. 15:56:05
[더셀럽 박수정 기자] 최근 다(多)주택자나 투자자들 사이에서 각종 세금으로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법인 설립이다.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 법인 설립이 급증하면서 최근 국세청은 1인 주주 및 가족 부동산 법인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지난주 방영된 MBC 'PD수첩'에서 연예인 건물주의 실태를 다루면서 주목했던 지점도 바로 법인을 통해 건물을 매입해 합법적으로 절세하는 행태였다. '부동산 큰 손 스타’라고 잘 알려진 김태희, 이병헌, 권상우, 송승헌, 한효주, 공효진 등도 법인을 통해 건물을 매입한 케이스다.

법인을 통해 건물을 매입하는 이유는 법인에만 있는 세금 혜택들 때문이다. 개인 사업자가 아닌 법인일 경우에는 취득세, 양도소득세, 임대소득세 등을 절세할 수 있다. 일반 건축물일 경우에는 몇백 억, 천억대의 건물을 사지 않는 이상 종합부동산세도 부과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행법에 따르면 주택은 건물과 토지에 동시에 종합부동산세가 추가되지만 일반 건축물일 경우에는 건물에는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지 않고 토지에만 부과가 된다. 토지의 80억 미만이 경우에는 부과되지 않는다. 법인을 통한 매입으로 이중 삼중의 세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취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수상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수도권 취득세 중과 제도란 수도권의 인구 유입을 막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서울, 경기 성남 등 과밀억제권역에 부동산을 취득하는 법인에게 기준세율보다 3배 높은 중과 세율 적용해서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즉, 서울에 법인이 있는 회사가 서울에 건물을 사서 부동산 임대업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취득세가 중과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김태희, 이병헌의 경우 서울이 아닌 지방에 법인을 설립했기 때문에 취득세 중과 적용이 되지 않는다. 김태희는 가족법인을 통해 강남의 132억원의 건물을 매입했다. 해당 법인의 주소지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 용인이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약 9억 8,200만원의 절세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260억원대의 빌딩을 가족법인으로 매입한 이병헌도 마찬가지다. 이병헌의 양평동 건물의 법인명, 법인 주소지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 안성의 오피스텔 건물이다.



연예인들 소속사 대다수는 세제혜택을 얻기 위한 법인 설립이 아니며 합법적인 절차를 걸쳐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PD수첩'측에 김태희 소속사는 "효율성 차원에서 비상주 사무실을 선택했고, 부동산 투자에 대비해 용인에 법인을 뒀다. 모든 사업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병헌 측 역시 "해당 법인은 안성 오피스텔을 관리하기 위해 그 지역에 설립한 것이고, 양평동 빌딩을 이 법인 명의로 매입한 건 세무사 조언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건물주 연예인들의 법인이 유령 법인 회사인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해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PD수첩'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등록만 해주면 그 다음에 법인이 어떤 그 법인이 성격에 맞게 무엇을 했는지 제대로 (법인) 활동에 종사를 했고 이익을 발현했는지 이런 거 다 보지 않고 허가를 해주다 보니까 가족 중심으로 (법인) 임원들을 다 배치하고 유령회사, 건물만 있는 어딘가 사무소만 등재해놓고 등기해놓고 있는 그런 유령법인들이 실질적으로 부동산 임대업하는 사람중에 많이 있다는 거다"라고 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이어 "군사 정부 시절, 법인이 가진 토지(부동산)이라고 해서 다 세재 혜택을 준 건 아니다. 법인이 정말 법인에 그 성격에 맞는 업무용의 토지에 부합될 때에만 어떠한 (업무용 토지라고) 인정을 해주고 그 외에는 다 비업무용 토지로 구분 짓고 비업무용 토지에선 강제 매각도 시키고 중과세도 하는 제도가 있었다. 그런 것들이 정부 안에서 확고 했었는데 지금은 다 무너졌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제도 허점 등으로 절세 혜택이 넘쳐나니 자연스레 부동산 매입을 위한 법인 설립이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부동산업 신설법인 추이’ 자료를 살펴보면 2017년 9379개, 2018년 1만145개였던 신설 부동산업 법인 숫자가 2019년에 1만4753개로 급등했다.

현행법상 누구나 100만원 미만의 자본으로 법인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법인 설립 절차가 간편한 이유는 생산 활동을 장려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세금을 줄이거나 개인이 부를 추적하는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는 꼴이 됐다.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세무사 양은진은 "미국 같은 경우에는 부동산 임대 법인에 대해서 적용하는 세율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 법인에 대해서 적용하는 세율하고는 좀 다르다. 그래서 이게 (부동산 입대 법인 세율이) 조금 더 높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법인들하고 세율이 똑같다"며 "똑같을 바에야 힘들게 위험이 큰 큰 제조업이나 도소매업을 하느니 부동산 임대업이나 부동산 개발업을 하게 되는 거다"라며 부동산 임대업과 부동산 개발업에 쏠리고 있는 현 상황을 꼬집었다.

합법적인 절세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부동산 규제의 허점을 교묘히 파고든 행태다. 대중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타, 즉 공인들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를 두고 한 감정평가사는 'PD수첩' 방송에서 "이런 방법을 자꾸 소개하고 홍보하는 형식이 연예인들의 행동을 따라 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사람들이 몰려들다 보면 불로소득(노동의 대가로 얻는 임금이나 보수 이외의 소득)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더셀럽 취재에 응한 한 부동산 전문 세무사는 "세금은 결국 임대 수익이 쌓이면서 부과되는 방식인데 법인이 사실상 개인 임대사업자에 비해 세율이 낮다. 개인은 가져가는 임대료의 이익잉여금이 쌓이면 그걸 주주들이 배당 형식으로 가져가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사용 경비 등 기타 명목으로 이익잉여금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개인임대사업자에 비해 많다. 늘 문제가 되는 비자금 역시 이 과정에서 생성 되는 것이다"라면서 비자금의 여지도 있음을 언급했다.

덧붙여 "개인보다 법인이 신뢰도가 높고 개인 소유보다 법인 소유라고 할 때 개인 자산이 아닌 법인 자산으로 분류되므로 대외적 개인의 이미지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법인 자산은 개인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 혹은 개인 투자로 인해 부도가 나도 법인 소유의 부동산은 압류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건 '편법'과 '악용'을 막기 위한 제도의 개선이다. 'PD수첩' 방송 이후 '연예인과 갓물주'를 향한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에 상대적 발탁감과 허망감을 호소하는 대중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이 여파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더셀럽 DB, MBC 'PD수첩'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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