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 부동산 실태④] '갓물주' 된 연예인들의 불편한 재테크, 젠트리피케이션 악순환
- 입력 2020. 04.29. 17:15:24
- [더셀럽 김희서 기자] 건물주가 된 유명 연예인들의 부동산 재테크 성공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대중에 알려지고 있다. 연예인들이 서울의 고가 건물들을 쉽게 사고 되파는 모습이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하게 받아들여질 정도다. 하지만 성공 사례라고 포장한 이들의 부동산 재테크가 아이러니하게도 비연예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사례로 보인다.
적게는 몇 십억부터 시작해 몇 백억 단위의 건물들을 연예인들은 어떻게 쉽게 사들이고 파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본인들의 능력으로 투자하는 것인데 뭐가 문제냐는 의견도 있다. 물론 이들이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돈이 돈을 불리려는 목적으로 건물을 매입, 매각하고 시세차익을 남기는 과정에서 분명 피해를 입는 이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연예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건물 매입, 매각을 하고 시세 차익을 얻게 된 건지는 지난 21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보도를 통해 다시 한번 상세히 알려졌다. 연예인들은 먼저 은행으로부터 고액 대출을 받는다. 개인으로서는 한계가 있는 정도도 ‘연예인’ 신분이라는 이유로 건물 매매가의 7~80%가 넘는 고액 대출을 받아 건물을 매입한다. 연예인 건물주들이 특정 지역 일대의 건물들을 사들이고 나면 해당 일대의 건물 가격도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건물을 매입한 뒤에는 임대료를 높이고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기존 상인들은 떠나게 된다. 이후 리모델링이나 신축해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가 입점하는 등 대규모 상업지구로 변한다. 이후 교체된 임차인과 임대료 수익을 조정하고 건물가격도 상승하면서 다시 매각, 차익을 많이 남기는 방식을 활용한다.
결국 이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발생시키며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중산층 이상의 계층 유입으로 하층계급 주거지역이 고급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하면서 기존의 하층계급 주민은 치솟은 주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살던 곳에서 쫓겨나며 지역 전체의 구성과 성격이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PD수첩’에서 다뤄진 대표적인 사례로는 공효진, 권상우, 하정우, 리쌍 등 유명 연예인들이 언급됐다. 공효진은 지난 2013년 37억 원에 샀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건물을 대출 26억 원, 상가보증금 3억 원, 자기 자본 8억 원에 매입했다. 4년 뒤인 2017년 공효진은 해당 건물을 60억 8000만원에 되팔아 약 23억의 차익을 얻었다.
권상우도 서울 청담동, 성수동, 경기도 분당에 이어 등촌동에 위치한 10층짜리 대형 건물을 사들였다. 권상우는 해당 건물 매매가 280억 중 약 80%에 해당하는 240억 원의 대출을 받았고 자기 자본은 21억 원에 불과했다. 하정우 역시 2018년 서울 종로의 건물을 81억 원에 매입할 당시 70%에 해당하는 57억 원을 대출받았고 이어 서울 방이동의 건물을 매입했다. 이때도 매매가 80%에 달하는 99억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힙합 듀오 리쌍도 고액대출을 활용해 지난 2012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건물을 샀다가 5년 만에 매각하며 약 42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 2012년 매매 당시 53억이었으나 2017년 11월 95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영은 2016년 12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에 위치한 건물을 약 23억 원에 매입했다. 해당 건물은 지상 4층짜리 건물로 매입 당시 매매가 42%를 차지하는 9억 8000만 원을 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4년 만인 2020년 4월 43억 원에 매각하며 20억 원의 시세 차익을 본 것이다.
원빈은 지난 2014년 10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카페와 아뜰리에 거리 인근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4층의 건물을 21억 원에 매입했다. 매입 당시 원빈은 매매가 30% 정도의 대출을 받고 자기자본 약 16억 원에 샀다. 최근 몇 년 새에 성수동 일대가 인기를 끌면서 원빈이 매매 당시 평당 3000만원이었던 시세가 7000만원에 육박했다. 현재 해당 건물을 매각하게 되면 최소 2배 이상의 차익을 보게 된다.
지코는 2018년 4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에 위치한 지하1층, 지상 4층짜리 건물을 은행 대출 30억 원을 더해 48억 원에 매입했다. 지코 역시 건물 매입이후 외관을 세련되게 리모델링하고 현재는 일식당이 들어섰다. 역세권에 위치한 건물이며 성수동 일대가 신흥 부촌 지역으로 떠오르며 향후 몇 배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돈이 돈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연예계에서 뜨기만 하면 따르는 연예인들의 고수익 구조는 결국 또 다시 이들에게 막대한 재산을 불려준다. 이에 따라 연예인들은 계속해서 건물들을 사들이고 되팔며 주요 서울 상권들을 흔들어놓고 있다. 연예인들이 직업상 일정한 수입을 얻지 못하니까 안정된 수익을 위해 부동산 투자를 한다고 하지만 과연 이들이 순수한 목적으로 건물을 매입하는건지. 돈먹고 돈먹기는 아닌지, 또 다른 돈을 얻으려고 하는건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더셀럽DB, 이든나인 제공, 'PD수첩'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