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만 걸어요’ 설정환, 도전·성장 그리고 진심 담긴 연기자가 되기까지 [인터뷰]
입력 2020. 05.13. 15:32:04
[더셀럽 전예슬 기자] 배우 설정환이 또 하나의 도전을 끝마쳤다. 연기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작품 안에서 갖추어야할 태도 등을 배우며 성장한 그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더셀럽 사옥에서 KBS1 일일드라마 ‘꽃길만 걸어요’(극본 채혜영 나승현, 연출 박기현)에서 봉천동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설정환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꽃길만 걸어요’는 진흙탕 시댁살이를 굳세게 견뎌 온 열혈 주부 강여원(최윤소)과 가시밭길 인생을 꿋꿋이 헤쳐 온 초긍정남 봉천동의 심장이 쿵쿵 뛰는 인생 리셋 드라마다. 본래 드라마 종영 전 또는 직후, 종영 인터뷰가 진행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다소 늦게 진행됐다.

지난달 17일 123부작의 대장정을 끝마친 설정환. 그는 종영 후 근황에 대해 “많이 먹고 쉬었다”라며 “촬영할 때는 힘들고 그래서 빨리 끝났으면 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까 섭섭하다. 시원하고 아쉬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꽃길만 걸어요’는 설정환의 첫 주연작이다. 그렇기에 드라마 종영에 대한 시원섭섭한 마음이 더 크게 다가올 터.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 같아 뿌듯하고 보람 있어요. 부담도 됐지만 감독님, 동료배우, 선후배들이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셔서 불안감이 자신감으로 바뀌었죠. 전에 주연은 아니었지만 일일드라마를 해봤어요. 어떤 힘듦이 있는지 전부 다 알지 못해도 ‘주연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어느 정도 각오가 되어 있어서 크게 ‘힘들다’라는 건 못 느꼈어요. 연기적으로 성장을 많이 했고, 주연이 자기 작품 안에서 갖추어야할 조율, 마인드 등을 많이 배웠습니다.”



설정환이 맡은 봉천동은 보육원 출신 변호사로 어린 나이에 여동생과 함께 거리에 버려져 고아가 됐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로 시련을 극복해낸 인물이다. ‘내 사위의 여자’ ‘훈장 오순남’ ‘데릴남편 오작두’ 등 여러 편의 일일드라마에 출연했던 설정환은 호흡이 긴 일일드라마를 다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 작품 ‘이몽’을 9개월 정도 촬영했었어요. 4년 동안 쉬지 않고 연달아 작품을 해서 리프레쉬 할 찰나에 ‘꽃길만 걸어요’ 연락을 받고 오디션을 보게 됐죠. 원투쓰리 세트 드라마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 같은 게 있었어요. 긴 호흡에 세트 드라마 특성상 카메라 콘티에 대한 연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번 작품은 캐릭터가 좋았고 첫 주연작이기도 해서 출연을 하게 됐어요. 봉천동 역할을 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건강함 때문이에요. 천동이는 가지고 있는 환경을 잘 이겨내 국선 변호사가 됐잖아요. 화려해 보일 수 있고, 바르게 컸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커오면서 부모님에게 받지 못했던 사랑에 대한 결핍을 고민했죠. 그래서 가족에 대한 결핍을 더 크게 느끼려고 찾아봤던 것 같아요. 만 18세 보호 종료 아동에 대한 다큐도 찾아봤고 후원단체를 돕기도 했죠. 그 덕분에 연기가 어렵지 않았어요.”

일일드라마 주요 시청층은 주부다. 그러나 ‘꽃길만 걸어요’는 젊은 배우들의 조합을 내세우며, 1020 세대들을 브라운고나 앞으로 끌어 모으며 다양한 시청층을 확보했다. 이는 곧 주변 반응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사진을 찍자거나, 음식점에 가면 서비스를 주시는 어머님들이 많았어요. 또 어머님 옆에서 자녀분들도 함께 많이 보셨더라고요. 20대 이하 시청자도 전체 시청률에서 40%를 차지한다고 들었어요. 댓글 반응도 다양했어요. 시청자분들이 ‘천동이 잔망’이라고 해서 봉천동의 감정표현을 좋게 봐주셨어요. ‘봉트리버’ ‘봉산슬’ ‘설시경’ ‘봉조커’ 등 천동이의 별명을 써놓은 댓글이 기억나요. 재밌게 봐주신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설정환은 지난 2014년 CF로 데뷔한 후 드라마 ‘퍽!’으로 첫 연기에 도전했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마침내 그는 ‘꽃길만 걸어요’의 주연 자리를 꿰차면서 지난해 KBS 연기대상 일일드라마부문 남자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기적으로는 아무리 잘해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매 신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저만의 메시지는 잘 전달한 것 같아요. 큰 아쉬움이 남진 않죠. ‘끝났네, 잘했네, 고생했다’라고 칭찬하고 싶어요. 드라마 팀 안에서 리더로서의 아쉬운 부분은 있어요. 멘탈, 정신적으로 흔들린 부분이 있었고 선후배 사이를 조율하지 못한 아쉬움이죠. 다른 선배를 보면서 ‘주연은 저렇게 해야 하는 구나’를 느꼈어요.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

설정환의 올해 목표는 데뷔 때부터 동일하다고 한다. 1년에 두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히 대중들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맡으면서 변주해나갈 그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작품을 할 때마다 ‘마지막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멘탈도 많이 흔들리기도 해요. 이번 작품 할 때도 끝나서 섭섭했던 이유가 정말 마지막이라면 후회나 잘못된 선택들이 생각나더라고요. 무슨 역할이든 제가 할 수만 있다면 잘 해내고 싶어요. 그중 특히 악역이나 선 굵은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꽃길만 걸어요’가 제대로 된 저의 첫 번째 멜로에요. 멜로는 남자배우로서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정극이나 로맨틱코미디도 해보고 싶어요. 해본 것보다 못해본 게 많아서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맡으며 저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하고 싶습니다.”

한 걸음 씩 연기자의 길을 걸어 나가고 있는 설정환. 그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장하며 자신만의 연기 지도를 그려가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얼굴로 대중 앞에 설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꽃길만 걸어요’는 연기자 생활에 큰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첫 주연작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연기를 하면서 제가 생각하지도 못한 새로운 감정들을 접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죠. 저, 사람 설정환도 위로받고 건강해진 ‘힐링 작품’이에요. 모든 면에서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죠. 시청자 여러분에게도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따뜻했던 드라마로 남았으면 해요. 시간이 지나면 내용도 잊어버리고 누가 나온 지도 모를 텐데 최윤소, 설정환의 배우 이미지와 드라마 이미지가 같이 가서 따뜻하고 힐링되고 공감됐던 드라마로 남길 바라요. 그리고 저 또한 시간이 지나 이름만 들어도 가슴 포근해지고 따뜻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믿고 보는 배우, 신뢰감 가는 배우, 진심 담은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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