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종영] 김희애로 입증한 女원톱 성공 가능성
입력 2020. 05.18. 11:53:00
[더셀럽 김지영 기자] 그야말로 새 역사를 썼다. 첫 방송부터 빠른 전개, 신선한 충격으로 시청자를 단숨에 사로잡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JTBC 역대 최고 시청률 'SKY 캐슬‘을 뛰어넘고 지상파에서도 보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주연 배우 김희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영국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는 단순히 부부 사이의 불륜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 시청자의 입맛에 맞도록 적절히 변형하고 국내 정서를 담았다. 원작의 시즌1은 1회부터 6회까지, 이후의 전개는 원작과 같은 듯 다르게 진행됐다. 이러한 덕택에 첫 회부터 남편의 내연녀 여다경(한소희)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급물살을 타고 ‘쾌속’ 전개로 보는 이들에게 뜨거운 호평을 자아냈다.

극 중 지선우(김희애)는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외도 증거를 하나씩 찾아나가면서 무너지고 좌절하길 여러 번이었다. 그러나 거기에 멈추지 않고 자신과 아이 준영(전진서)을 위해 다시 일어나서 복수하는 여러 과정들이 ‘부부의 세계’ 팬층을 두텁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지선우를 협박하고 괴롭히던 박인규(이학주)의 죽음, 자신을 두고 여러 루머를 만들어내는 공지철 아내(박미현)와 차도철 아내(윤인조)에 향한 복수, 남편을 앗아간 여다경에 대한 앙갚음은 소위 말하는 ‘사이다’를 연상케 했다. 그간 국내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전개 방식과 스토리텔링 능력은 첫 방송 시청률 6.3%(닐슨코리아, 유료가구방송기준)에서 단 한 번의 위기도 없이 마지막 회 최고 시청률 28.4% 성적을 받을 수 있게 한 요인이다.

‘부부의 세계’는 김희애의, 김희애에 의한, 김희애를 위한 드라마였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만큼 그의 활약상이 대단했기 때문. 드라마의 원톱 주연을 맡은 김희애는 한 회에도 여러 번 오가는 지선우의 심리를 명확하고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극 초반 외도를 숨기면서 뻔뻔함의 극치를 달린 이태오 앞에선 화를 억누르고, 뒤에선 좌절하며 괴로워했다. 이러한 장면을 표현할 때도 눈빛과 말투, 표정, 분위기로 지선우의 심리를 세밀하게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이후 이태오에게 이혼을 요구하거나 극의 말미 폐인이 된 그를 봤을 때도 통쾌함보단 옛 부부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단순한 복수의 감정보다는 사랑을 속삭였던 사이, 준영의 아빠가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고 드는 복합적인 심리를 표현한 것이었다.



김희애 못지않은 의외의 수확도 있었다. ‘부부의 세계’는 남편으로 인해 흔들리는 가정의 이야기를 아내의 시선에서 풀어냈는데, 여다경(한소희), 고예림(박선영), 민현서(심은우)도 극의 재미를 높이는데 한몫하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극 초반 분노를 자아내는 인물에 그쳤으나 후반부로 향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어 입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한소희, 한때 남편의 바람기로 부부관계가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결국 와해된 부부관계를 표현한 박선영, 폭력을 쓰는 남자친구 곁을 떠나지 못하면서도 지선우에게 도움을 주던 심은우까지.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부부의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부부의 세계’가 방영 내내 극찬만 받았던 것은 아니다. 이혼에 대한 구시대적 인식, 성인지감수성 부족, 과한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그린 연출 등으로 인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앞으로의 연출진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고쳐 나가야할 부분이며 다음 작품에서 보완해야할 터다.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정점을 찍은 ‘부부의 세계’의 성공은 드라마를 힘 있게 이끌어간 김희애, 이를 착실하게 받쳐준 한소희, 박선영, 심은우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순한 불륜 드라마, 자극적 소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이들 못지않은 다른 여성 배우들의 활약상도 ‘부부의 세계’로 기대케 한다.

한편, 오는 22일, 23일 오후 10시 50분에 배우들의 인터뷰와 명장면 등이 담긴 JTBC 금토스페셜 ‘부부의 세계’가 방송된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JTBC '부부의 세계' 캡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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