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 치타, 음악으로 연기로 ‘편견’을 대하는 자세 [인터뷰]
입력 2020. 05.26. 17:09:15
[더셀럽 전예슬 기자] 배우로서 출사표를 던진 치타. 그가 ‘도전’이라는 산을 넘었다.

2010년 힙합 그룹 블랙리스트로 가요계에 데뷔한 치타는 2015년 Mnet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탔다. 그는 솔직하고 당당함을 무기로 거침없이 내뱉는 가사와 랩 등 ‘걸크러시’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기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치타가 결이 다른 영역에 도전했다. 배우로서 도전장을 내민 것. ‘초미의 관심사’(감독 남연우)를 통해 또 다른 얼굴을 선보일 치타를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초미의 관심사’는 돈을 들고 튄 막내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잡은 극과 극 모녀의 예측불허 추격전을 그린다. 치타는 극중 조민수의 딸이자 이태원에서 활동하는 가수 순덕 역을 맡았다.

“새로운 것을 한다는 자체가 많은 흥미를 불러 일으켰어요. 애초에 연기적인 경력, 필모가 없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제안을 해주신 자체만으로도 신기한 일이었죠. 모녀가 막내 딸을 찾아 이태원을 샅샅이 뒤진다는 영화의 큰 틀이 있었는데 그 당시 소속사 대표님이 영화사 대표님에게 제 노래를 들려드렸어요. 영화와 비슷한 지점을 들으시곤 영화에 쓰면 좋겠다고 하셨죠. 그러다 ‘아예 치타 씨가 출연하는 게 어떠냐’면서 제안해주셨어요. 조민수 선배님은 엄마 역할로, 저는 딸 역할에 캐스팅된 거죠.”



치타는 순덕의 캐릭터를 시크하게 표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엄마를 이해하려고 하는 모습을 섬세히 그려냈다. 특히 마지막 공연 신은 첫 연기 도전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게 순덕을 완성해냈다.

“마지막 공연은 원래 우는 장면이 아니었어요. 시나리오를 읽을 땐 ‘엄마는 끝까지 저러네, 왜 또 나가? 좀 있어주면 안 되나’ 정도의 감정이라고 생각하고 분석해 촬영에 들어갔죠. 카메라 뒤에서 조민수 선배님이 저의 연기를 받아주셨어요. 호흡을 계속 해주시니까 많은 것들이 터져서 눈물이 나기 시작한 거죠. 원래 우는 장면이 아닌데 울게 돼서 ‘죄송합니다, 울지 않고 다시 갈게요’ 했는데 또 울게 됐어요. 울지 않았던 테이크도 있었는데 조금 더 복합적인 감정의 신을 감독님이 선택해주신 것 같아요.”

음악을 비롯해 패션, 예능, 영화까지 장르의 벽을 허물고 전천후 활약을 보이고 있는 치타. 연기라는 도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남연우 감독의 조언이 컸다고 한다.

“노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순덕이는 이런 행동과 표정일 짓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감독님에게 여쭤봤어요. ‘그거 아니에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얼굴과 손발, 행동으로 표현하려 하지 말고 시나리오를 많이 읽고, 대본 안에서 순덕이가 진짜 무슨 생각을 할지 찾아내라고 하셨어요. 처음엔 ‘그렇게 할 수 있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무대에서 하는 언어와는 다른, 차분하게 대사를 뱉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걸 배우게 됐죠. 다른 언어 하나를 배운 느낌이에요.”

‘초미의 관심사’는 치타의 연기 도전이라는 점과 더불어 공개 열애 중인 남연우 감독의 작품에 주인공으로 낙점됐다는 것도 화제를 모은 바. 그렇기에 영화 제목처럼 두 사람의 첫 만남 또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팅을 한다고 했을 때 남연우 감독님이 연출한 영화 ‘분장’을 찾아봤어요. 보기 힘든 영화인가 싶었는데 몰입도가 있더라고요. ‘초미의 관심사’는 영화에서 하고 싶은, 담고 싶은 이야기와 메시지가 저와 공통점이 많았어요. 거기서 (남연우 감독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꼈죠.”



특히 이 영화는 극과 극 모녀의 환상적인 티키타카가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 조민수의 연기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힌 치타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으시더라고요. 여유가 있으시니까 본인 분량은 이미 준비가 다 돼 있었어요. 현장에서도 막내 스태프부터 시작해서 다른 사람들을 챙겨주시고, 배우들과 맞춘 합에서 조언도 해주셨죠. 그런 여유를 따라 가고 싶었어요. 항상 저는 제 것 하기 급급했는데 조민수 선배님처럼 주변을 챙길 수 있고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죠.”

‘초미의 관심사’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영화의 전당 야외 상영장에서 4천명의 관객들을 포함해 3차례 일반상영으로 관객들에게 첫 선을 선보인 바 있다. 부산이 고향인 치타에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터.

“‘초미의 관심사’가 25일에 개봉돼요. 새롭게 태어나 무언가를 하는 기분이 들어요. 부산국제영화제를 갔던 것도 부산이 고향인 저에게 금의환향은 아니지만 재밌고 희한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정신 차리니까 레드카펫에서 춤을 추고 있었어요. 하하. 그만큼 신나는 경험이었어요. 무언가 하나를 이룬 느낌이에요. 이 이후에 다른 걸 할 수 있게 된다면 나중에 돌아봤을 때 ‘초미의 관심사’는 시사하는 바가 엄청 클 거 같아요.”

치타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계속해서 도전하고 시도하고, 그런 것들을 해나감에 있어 겁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또 다른 꿈을 향해 달려가는 치타의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창작 활동을 하면서 세상에 내어 놓는 일 자체가 힘들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까? 리스크가 있는데, 안 해봐서 안 될 것 같아’ 등 이런 부딪히는 것들이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저한테는 ‘왜 안 해보고 안 된다고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숏컷, 진한 메이크업도 별로라고 했던 사람들도 제 모습을 보곤 ‘그냥 치타지’ 하면서 인정해주잖아요. 안 해보고 안 된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안 된다 등 막혀있던 것들에 대한 편견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런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를 좋아하는 분에겐 영화로, 음악을 좋아하는 분에겐 음악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그렇게 영역을 확장했으면 하죠. 계속해서 다음 것들을 확장해 나간다면 우주를 정복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웃음)”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레진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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