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기억법' 문가영 "여자팬에게 많은 사랑 받아 행복했어요"[인터뷰]
입력 2020. 05.27. 11:08:57
[더셀럽 박수정 기자] MBC '그 남자의 기억법'은 데뷔 15년 차 배우 문가영을 재발견한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문가영은 '그 남자의 기억법'을 통해 '차세대 멜로퀸'에 이름을 올렸고, '믿고 보는' 20대 대표 배우임을 입증해냈다.

"'그 남자의 기억법'은 저에게 꼭 필요한 시기에 다가와 준 작품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한테 치유를 받았다. 배우로서도 조금 인정받을 수 있었고, 사람 문가영에게도 힐링이 된 작품이다.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제겐 정말 고마운 작품이다"

문가영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기 때문이다. 라이징 스타 여하진 역을 맡은 문가영은 제 옷을 입은 듯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그는 "제 실제 모습이 투영된 장면들도 많았다. 연기를 하면서도 '찐웃음'이 나오곤 했다. 측근들은 실제 저와 비슷한 모습에 '연기 아니잖아'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며 웃었다.

4개월여 동안 여하진으로 살면서 느꼈던 새로운 감정들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하진이가 부럽기도 했다. 굉장히 솔직하고 남의 시선보다는 자기 감정에 충실한 아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다. 저는 오래 곱씹는 타입이다. 플랜 B, C까지 고민하고 결정한다. 저에게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하진이에게 큰 매력을 느꼈다. '자기 감정에 충실한 것이 나쁘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하진은 '그 남자의 기억법'이 두터운 마니아층이 생기는 데 큰 공을 세운 캐릭터다. 팬덤이 따로 생길 정도로 캐릭터의 인기 역시 대단했다.

"로코나 멜로물을 보면 보통 남자 주인공들이 훨씬 더 사랑을 받은 경우가 많더라.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여자 팬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했다. 여하진의 직업이 연예인이다 보니까 팬덤이 생기기도 했다. 문가영 팬분들도 있고, 여하진 팬들도 있더라. 두 팬덤 덕분에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여하진 캐릭터가 TV 밖에서도 꾸준히 회자가 된 것은 문가영이 직접 운영했던 여하진 SNS 덕분이다. 방영 내내 여하진 SNS를 통해 라이브 방송 등을 진행하며 문가영은 '그 남자의 기억법' 애청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했다.

"시놉시스에 여하진 캐릭터에 'SNS 스타'라는 설정이 있었다. 막연하게 감독님과 진짜 SNS를 개설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첫방 전에 미리 만들어놨었다. 반응이 있어야할 텐데 걱정했는데 다행히 많이 좋아해 주시고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마치 그 세계에 있는 사람들처럼 댓글도 달아주셔서 저 역시 소통하면서 정말 즐거웠다"

여하진 SNS 덕분에 '그 남자의 기억법' 인기를 실감하기도 했다는 문가영은 "하진이 SNS를 따로 하다 보니까 거기서 오는 체감이 남다르더라. 어린 친구들이 응원을 정말 많이 해줬다. '그 남자의 기억법' 팬들이 정말 파이팅이 넘친다. 많은 응원 덕분에 촬영 내내 힘이 많이 됐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드라마 종영 후에도 여하진 SNS를 계속 운영할 예정이냐는 물음에는 "아직 저도 하진이를 못 떠나보냈다. 비하인드 사진이 아직 많이 남았다. 하진이가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올리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계정은 삭제하지 않을 예정이다. 혹시라도 나중에 '그 남자의 기억법'을 보시는 분들이 계정을 찾아볼 수도 있지 않냐.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 남자의 기억법' 팬들과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라 오랫동안 남겨두고 싶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동욱과의 로맨스 호흡도 합격점을 받았다. 남녀 주인공 여하진, 이정훈(김동욱)은 '기억 커플'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달달한 로맨스로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안겼다.

"동욱 오빠와 정말 많이 친해졌다. 친해지면서 더 편해졌고, 그런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보여지게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시청자분들도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나 싶다. 매 신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같이 만들어나가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기억 커플'의 명장면으로는 캠핑장 키스신을 꼽았다. "여하진, 이정훈의 캠핑장 키스신은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신 애정신 아니냐. 대본에는 단순히 '키스를 한다'라고 적혀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그런 마음을 충족시켜드릴 수 있을까 동욱 오빠와 많이 고민했다. 하나하나 상의를 하면서 신을 만들어갔다. 그 신을 촬영하면서 뽀뽀를 정말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웃음)"



시청률은 화제성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최고 시청률 5.4%, 마지막 회 시청률 3.6%로 종영했다. 낮은 시청률에 대해 아쉬움은 없을까. 문가영은 "SNS 등을 통해서 드라마의 화제성은 실감했다. 그런 반응을 봐서 그런지 (낮은) 시청률이 저에게 어떤 영향을 주진 않았다. 신경을 많이 안 썼다. 다만 좀 의아했다. 제 주변이나 스태프들 주변에나 많은 분들이 '그 남자의 기억법'을 보신다고 하더라. '시청률은 왜 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중후반부 느슨해진 전개에 일부 시청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그 남자의 기억법'은 전개가 빠르다는 게 장점이었다. 제가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중후반부도 느린 게 아니다. 워낙 초반에 템프가 빠르다 보니까 체감상 크게 느껴지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그 남자의 기억법'을 성공적으로 완주한 후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터. 문가영은 "부담감을 느끼거나 20대 배우로서 무언가를 입증해아 한다는 생각은 없다. 부담을 가지는 순간 스스로 괴롭고 조급해질 것 같다. 충분히 지금을 즐기면서 잔잔하게 흘러가고 싶다. '그 남자의 기억법'을 운명처럼 만난 것처럼 또 하나의 작품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10대때만해도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욕심이 많았다. 장르도 배역도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제가 못해본 것에 대한 갈증은 있다. 지금 제 나이에 걸맞은 작품들을 많이 하고 싶고, 기록으로 잘 남기고 싶다. 그 나이에 현재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고 치열하게 연기한 모습들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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