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폰 대신 잡은 북”…조정래 ‘소리꾼’, 7월 극장가에 들려줄 ‘희로애락’ [종합]
입력 2020. 06.03. 12:23:43
[더셀럽 전예슬 기자] 위안부 피해자들의 넋을 불러낸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이번에는 희로애락을 듬뿍 담은 ‘소리꾼’으로 돌아왔다. 메가폰 대신 북을 잡은 그다.

3일 오전 영화 ‘소리꾼’(감독 조정래) 제작보고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생중계됐다. 이날 온라인 제작보고회에는 조정래 감독, 배우 이봉근, 이유리, 박철민, 김동완 등이 참석했다.

‘소리꾼’은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다.

조정래 감독은 ‘소리꾼’을 연출하게 된 계기로 “1993년 ‘서편제’ 영화가 제 인생을 완전 바꿔 놨다. 임권택 감독님과 ‘서편제’를 너무 좋아하고 존경한다. 이후 영화도 하고 소리도 알게 됐다. 그때부터 제 인생이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북 치는 자원봉사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도 공연 한 적 있다. 그때 경험을 살려 ‘귀향’이라는 영화도 나왔다. 제 영화 인생 시작이 ‘소리꾼’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국악인 이봉근의 첫 스크린 도전작이다. 그는 사라진 아내를 찾아 나서는 지고지순한 소리꾼 학규 역으로 분한다. 이봉근은 스크린 첫 출연 소감으로 “축복받았다는 생각했다. 굉장히 영광이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판소리를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릴 수 있어 행복하더라. 저에게 가장 잘 맞는 배역이지 않나. 판소리로 인사드릴 수 있어 좋다”라고 밝혔다.

학규의 사라진 아내 간난 역을 맡은 주인공은 이유리다. 그는 오롯이 조정래 감독 때문에 이 영화에 출연했다고. 이유리는 “감독님이 저를 오랫동안 지켜봤다고 하시더라. 신인 때부터 ‘이배우랑은 꼭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어떤 역이든 상관없었다. 저를 오랫동안 지켜봐주신 거에 감동받았다. 어떤 역이든, 한 신에 나오든 모든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박철민은 학규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북 치는 장단잽이 대봉 역을 맡았다. 그는 “‘소리꾼’은 조선 후기, 영조시대 광대들의 이야기다. 광대들이 광대 이야기 한다는 자체가 새롭고 설레고 조심스러웠다. 봉근이를 만나고 마지막 장면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 소리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릴 수 있구나’라는 경험을 하면서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동완은 능청스러운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몰락 양반 역을 맡았다. 김동완은 역할에 대해 “극중에서 소리를 안 한다. ‘얼쑤’ 장단만 맞춘다. 제가 겁이 나서 종로구에 계시는 여자 사부님에게 3주 정도 훈련을 받았다. 예전에 알고 있던 ‘서편제’나 국악에 관련된 여러 콘텐츠를 보면서 몸소 체득한 것이 있다. 이봉근 씨가 얼마나 험난한 길을 걸어왔는지, 감독님이 왜 깊이 빠져있는지 깨달으면서 자연스럽게 묻어갔다. 소리가 정말 디테일한 음악이다. 장단도 리듬이 많이 쪼개져있다. 그 음을 더 세밀하게 만들어놔서 쉽게 따라 하기 어렵고, 했을 때 짜릿하더라”라고 소개했다.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배우들의 조합에 대해 조정래 감독은 “‘서편제’에 대한 저의 오마주이자 꿈이었다. 워낙 ‘서편제’를 좋아해 많이 본 것도 있고, ‘서편제’ 2에 대한 시나리오도 썼다. 그만큼 좋아했던 영화다. 이 영화가 잘 돼서 임권택 감독님에게 칭찬받았으면 한다”라고 바라면서 “(‘서편제’는) 실제 인간문화재 선생님들이 연기를 했기에 리얼리티가 살았을 거다. 그래서 ‘소리꾼’ 주인공만큼은 소리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는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 감독은 배우들의 팬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유리 씨의 팬이었다. 철민이 형 같은 경우 연기하기 전, 무대에서부터 봤다. 동완 씨는 1세대 아이돌이라고 하지만 제 아내와 동완 씨가 안에 있으면 분위기 있다, 다른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팬으로서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조정래 감독이 여러 번 언급한 임권태 감독의 ‘서편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관객들에게 우리 소리와 한국적 정서미를 널리 알린 바. 조정래 감독은 서민들에게는 녹록치 않았던 영조 10년, 착취와 수탈, 인신매매 등으로 피폐해진 조선 땅에서 희망과 위로를 노래하는 ‘소리군’의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자 한다.

조정래 감독은 “‘서편제’와 차별성 보다는 ‘서편제’를 너무 사랑하는 마음으로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뛰어난 소리꾼과 고수를 모셨고 배우들도 직접 노래를 하셨다는 게 우리 영화의 큰 중요지점”이라고 마무리했다.

가족의 복원을 노래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소리꾼’은 오는 7월 1일 개봉 예정이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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