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다가선 진실, 가족애까지 품은 추적극 [씨네리뷰]
입력 2020. 06.05. 08:00:00
[더셀럽 전예슬 기자] “두고 보세요. 내가 결백을 증명할게”

진실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는 한 마디다.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의 정황이 파헤쳐질수록,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감춰진 비밀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낼수록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관객들을 이끌어 나간다.

‘결백’은 채화자(배종옥)의 남편이 죽고 장례식에 마을 주민들이 조문객으로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대천시 시장 추인회(허준호)는 시민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 그는 장례식장에서 지인들과 카지노 유치를 언급하면서 막걸리를 나눠 마신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막걸리를 마신 사람들은 구토를 하며 자리에 쓰러진다. 사람들이 뒤엉킨 장례식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막걸리 안에는 ‘농약’이 들어있었고 결국 사망하는 사람까지 발생했다.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은 채화자. TV를 통해 엄마 채화자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알게 된 안정인(신혜선)은 한 걸음에 고향으로 내려간다. 안정인은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해왔으며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게 하는 가족들을 등지고 홀로 독하게 살아왔다. 그렇게 대형 로펌 에이스 변호사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안정인은 오랜만에 재회한 채화자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절대 살인 용의자일리 없다고 확신한 그는 채화자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변호를 맡는다. 안정인은 추인회 시장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목격자의 거짓 진술, 수상한 정황들을 마주하며 ‘진실’ 앞에 다가서게 된다.



영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을 추적한다. 모든 것을 감추려는 시장 추시인회와 진실을 잊은 용의자 채화자, 이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숨겨진 비밀이 밝혀질 때마다 극적인 긴장감을 자아낸다. 초반부터 휘몰아치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인물들 간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럽게 만들면서 몰입을 더한다.

영화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데에는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한다. 첫 등장부터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꽤 여러 장면이 클로즈업으로 신혜선을 담는다. 신혜선은 미세하게 떨리는 표정은 물론, 템포를 조절하는 대사 처리 등으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라는 배종옥은 고된 분장과정도 마다하지 않았다. 녹록치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채화자의 외형을 표현하기 위해 주름과 피부결을 강조하고 가발, 망가진 손톱 분장까지 더한 것. 특히 채화자라는 인물이 가진 스토리를 눈빛과 표정만으로 완성해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래서일까. 두 사람이 만나 가족애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은 ‘결백’의 하이라이트다. “나 어떡해”라며 오열하는 신혜선과 그런 그를 품는 배종옥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가슴을 절절하게 만든다.

신혜선, 배종옥 외에도 허준호, 홍경, 태항호가 힘 있게 스토리를 끌고 간다. 허준호는 인자한 미소 뒤 욕심과 부패로 가득 찬 음험한 속내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안정인의 남동생 안정수를 과하지 않게 연기한 홍경은 이번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안정인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시골 순경 양왕용 역을 맡은 태항호 역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결백’은 오는 10일 개봉된다. 러닝타임은 110분. 15세 관람가.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주)키다리이엔티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