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은진, 나의 서른이 좋다[인터뷰]
- 입력 2020. 06.17. 15:20:52
- [더셀럽 박수정 기자] "추민하♥양석형 러브라인 최대 주주가 바로 접니다"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시즌1의 엔딩을 장식한 주인공은 산부인과 양석형 교수(김대명)였다. 양석형이 전 부인의 연락을 받는 신으로 마무리 되면서 산부인과 레지던트 2년차 추민하(안은진)-양석형의 러브라인을 지지하던 애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 종영 후 더셀럽과 만난 안은진은 시즌1의 엔딩에 대해 "마지막회 대본에 양석형의 전 부인 윤신혜가 등장하고 '여보세요'라고 말하는 걸로 끝나더라. 대명 오빠한테 '도대체 누구냐, 어떤 스타일이냐'라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추민하의 고백을 받은 후 양석형은 추민하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시즌2에서는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안은진은 "저도 그렇고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크리스마스에 도대체 전 부인이 전화를 왜했을까 싶다(웃음). 목소리라도 나왔으면 덜 궁금했을 텐데, 무슨 말을 했을 지 가늠이 안간다. 분명한 건 추민하가 굉장히 힘들어할 것 같다. (시즌2에서) 만약에 시련이 온다면 그 또한 작가님이 이유가 있으니까 그렇게 쓰셨을거라 생각한다"며 종영 후에도 여전히 추민하에 과몰입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시즌1에서 해피엔딩을 맞은 '윈터가든' 커플 장겨울(신현빈), 안정원(유연석)이 부럽지 않았냐고 묻자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윈터가든 커플이 마지막회에서 키스신이 있는 걸 보고 '잘 됐다'라고 잠깐 생각했다. 그렇게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다. 제 코가 석자라(웃음) '부럽다'는 생각은 안했다"며 크게 웃었다.
안은진이 연기한 추민하는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레지던트로, 점차 성장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었다. 반전 매력은 옷이든 화장이든 모든 게 '투 머치'하다는 점. 엉뚱한 매력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는가 하면, 양석형 교수과의 설렘 가득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슬기로운 의사생활' 애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추민하를 만나고 오히려 제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조정석 선배도 익준 캐릭터를 통해 그렇다고 하시더라. 저 역시 그랬다. 너무 공감됐다. 사랑도 많이 받기도 했고(웃음). 민하 덕분에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다"
완전히 반대되는 성향의 양석형 교수와 추민하가 함께 있는 장면들은 진지한 장면임에도 웃음이 터져나오는 순간들이 많았다. 안은진은 "추민하와 양석형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웃으셨다면 의도대로 된 것"이라며 기뻐했다.
"민하 캐릭터를 보시고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석형과 대조되는 에너지를 내뿜는데 그 자체가 웃기더라. 그리고 그런 석형을 조금씩 민하가 변화시키지 않냐.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안은진은 매회 초록색 아이섀도, 과한 볼 터치, 갈매기 눈썹, 흑진주 메이크업 등 충격적인(?) 비주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추민하의 메이크업에 대해서는 대본에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대본에 있는 것을 샵에서 스태프들과 함께 고민하면 만들어갔다. 점점 하다보니까 더 욕심이 생기더라. 나중에는 제가 더 해달라고 쪼르기도 했다(웃음)"
추민하를 제외하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탐나는 캐릭터로는 도재학(정문성) 역을 꼽았다. "제가 했다면 못했을 것 같은 캐릭터가 있다. 바로 도재학이다. 제가 도재학 역할을 맡은 정문성 오빠의 연기를 정말 좋아한다. 정말 편안한 대사인데 그 대사 안에 많은 걸 녹여내더라. 이번 작품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이걸 어떻게 이렇게 해?'라며 감탄했다"
정문성 외에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을 향한 애정도 남달랐다. 특히 함께했던 여자 배우들에 대해 묻자 "언니들 못 잃는다"며 호들갑을 떨며 넘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극 중에서는 추민하가 장겨울보다 언니인데 실제로는 반대다. 신현빈 언니는 평소에도 장겨울처럼 평정심을 유지하는 편이시다. 기대기 좋은 선배다. 이번에 함께 하는 신이 많아서 좀 더 친해졌다. 전미도 언니와는 함께 하는 신이 없는데도 촬영 대기 시간에 1시간씩 수다를 떨곤 했다. 대화가 잘 통했다. 뒷풀이 때 만났을 때도 엄청 예뻐해주셨다(웃음). 곽선영 언니와도 함께 하는 신이 없었다. 정말 아쉬웠다. 이 외에도 많은 선배님들이 마주치는 신이 없어도 지나가시면서 '잘 보고 있다' '잘 하고 있다'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안은진은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데뷔해 꾸준히 뮤지컬, 연극 무대에 오르며 연기 내공을 쌓았다. 이후 드라마 '킹덤' 시즌1, 2와 '타인은 지옥이다', '라이프' '왕이 된 남자' 등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알렸고, 이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대중들에게 안은진이라는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올해 서른이 된 안은진은 20대를 되돌아보며 "잘 지나갔다. 굳이 다시 안와도 상관없다"며 당차게 말했다.
"20대 중후반부터 나이가 들수록 더 좋더라. (한예종) 연기과에 처음 들어갔을 때 처음에는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그 말 한마디에 많이 휘둘렸다. 함께 있는 친구들과도 비교를 많이 했다. 20대 때는 정말 나를 사랑하지 못했던 것 같다. 25살 때, 과거 데뷔할 때쯤 공연 실황이 담긴 영상을 다시 본적이 있는데 그 때 충격을 받았다. 다시 보니 '생각보다 잘하네'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는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었을까 싶었다. 그때부터 '어렵지만 괜찮아' '아무도 몰라, 다 넘어간다' '다음에 잘하면 되지' 그런 마음이 생겼고 조금 더 편해졌다. 연기를 함께 하고 있는 친구들과도 서른이 되면서 '우리 지금이 훨씬 더 좋다'라는 이야기를 하며 공감하곤 하다. 지금이 좋다. 인생을 즐겨보고 싶다. 앞으로 더 제대로 놀고 싶다"
오랜기간 배우로서의 삶을 꿈꿔던 만큼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꿈도 확실했다. 안은진은 "예전부터 직업인 배우인 삶을 사는 게 꿈이었다. 평생 배우로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그 꿈 속에서 점점 더 안정감을 느끼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점점 더 꿈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오래오래 하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안은진은 일찌감치 차기작을 결정지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을 마친 후 JTBC 드라마 '경우의 수' 촬영에 한창이다.
"'경우의 수'에서 '영희'라는 캐릭터를 맡았다. '검사내전'이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또 다르다. '영희'는 우리 주변에서 볼 법한 평범한 친구다. 제 목표는 '영희'라는 캐릭터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거다. 잘 표현할 수 있게 완급 조절을 잘 해야할 것 같다. 고민을 하면서 촬영 중이다. 차기작도 기대 많이 해달라"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