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 김무열 “스릴러 장인? 이번에도 어려웠죠” [인터뷰]
입력 2020. 06.17. 17:32:08
[더셀럽 김지영 기자] 남들보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이들에게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곤 한다. 어느새 ‘스릴러 장인’이 되어버린 배우 김무열은 이번 ‘침입자’에서도 기대 이상의 열연으로 관객의 시선을 강탈한다.

최근 개봉한 ‘침입자’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가 충격적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김무열은 서진으로 분해 아무도 믿지 않아주는 유진의 비밀을 파헤친다.

김무열은 전작 ‘기억의 밤’ ‘악인전’ 등에서 서늘한 얼굴을 보여 왔다. 특히 ‘기억의 밤’에서는 말끔한 외모와 스타일에 숨겨진 반전을 선사, 복수를 위해 걸음걸이부터 말투 등을 속여 관객을 충격에 빠트리게 만들었다. 이후 ‘악인전’에서는 악에 맞서는 악한 경찰이라는 캐릭터 특성으로 김무열의 또 다른 진가를 확인케 했다.

이번 ‘침입자’에서는 갑자기 나타난 유진을 계속해서 의심하고 정을 주지 않으면서도 신경증을 앓고 있어 감정적으로 예민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김무열은 극도로 예민해지는 서진을 적나라하게 표현해내 서진의 신경과민증으로 인해 가족들에게 잘하려는 유진의 행동이 불편하고 의심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인지 혹은 참으로 유진의 꾐으로 가족들이 홀리고 있는 것인지 관객조차 혼란스럽게 만든다.

여러 차례 비슷한 장르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 김무열은 어느새 ‘스릴러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매 작품마다 기대 이상의 연기로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번 또한 마찬가지. 그러나 그는 수식어에 겸손함을 표하며 “이번에도 어려웠다”면서 쑥스럽다는 듯 반응했다.

“아무래도 관객이 영화를 재밌게 보기 위해서 여러 방면을 열어두고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해야 하다보니까 어려웠다. 또 캐릭터가 상황 안에서 부자연스럽거나 그럴 수 없다고 생각이 들면 안 되니까 관계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얘기를 하면서 풀어갔다.”

극 중에서 서진이 최면을 여러 번 시도하는 모습, 최면 상황 안에서 다른 행동을 시도하려는 노력, 잠과 현실을 분간하지 못하는 순간들 등이 반복된다. 신경이 과민해지고 현실과 최면 속을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으로 관객도 혼란스럽게 만들도록 한 것이다. 김무열은 약간의 차이를 두면서 연기를 하고자 손원평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감독은 김무열에게 카레에 비유하며 디렉팅을 했다.

“카레 맛 단계로 얘기를 했었다. ‘이번엔 카레 맛 2단계로 해주세요’라고 하시더라.(웃음) 감독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심정적으로 지치고 힘든 캐릭터다보니까 평소에 스트레스를 달고 살까봐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감독님이 걱정하실까봐 저도 티를 안 내고 괜찮다고 하면서 애써 밝은 모습을 보여드렸었다. 그러데 저를 비글로 착각하고 계시더라. 거기까지는 아니다. 많이 노력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웃음)”

김무열이 손원평 감독에게 티내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했으나 심리적으로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심리적 고통을 드러내야 하는 인물들로 살아가기에 이런 스트레스는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서진의 비율이 90% 이상이라는 부담도 있었고 심리적으로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고 압박을 가진 인물이어서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 많았다. 그 부분이 실제로 체중감소 연결됐다.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가 되고 가장 관객들이 봤을 때 감정이입을 해야 하는 캐릭터다보니까 책임감이 컸었고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고 그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효과적인 다이어트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스트레스는 업(業)이라고 생각하고 당연하다고 보면서도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스트레스가 많다. 그래서 감독님이 촬영장에 농구대를 설치해주셔서 운동으로 해소했다.”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침입자’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김무열의 전작 ‘기억의 밤’이 떠오른다. 이 작품 또한 가족 구성원에서 일어나는 일, 예상치 못한 반전 등으로 ‘침입자’와 비슷한 맥을 함께한다.

“‘기억의 밤’과 비슷하지만 굳이 다르게 연기하려고 계획을 세웠던 것은 없었다. 집이라는 소재, 형제, 가족에서 드러나는 충격적인 반전 등이 비슷하긴 하다. 처음엔 걱정이 있었지만 대본을 읽고 캐릭터 연구를 하면서 다른 인물이라는 확신이 들어 굳이 다른 점을 보여줘야 겠다는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



최근 스릴러 장르가 여러 편 등장해 관객과 만났고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여러 스릴러에 출연한 김무열은 ‘침입자’만의 특색을 시나리오에서 발견해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무열이 ‘침입자’의 시나리오에서 발견한 강점은 영화의 핵심 관전 포인트기도 하다.

“시나리오에서 기존에 봐오고 해왔던 스릴러랑 겹치는 부분도 있었고 기시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히스테릭한, 전이랑 다른 스릴러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이 확실하게 표현된다면 작품이 재밌게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특히 초중반에 유진이 범인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 같은데 전개될수록 생각이 무너지고 변해가는 느낌,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되는 느낌이 좋았다.”

극 초반 유진이 모든 사건의 축이라는 확신을 들게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명확한 생각이 흩어지게 된다. 신경과민증으로 일상생활조차 쉽사리 하지 못하는 서진, 모두가 서진을 이상하게 바라보고 심지어 경찰조차 그를 의심하게 되는 모습들은 관객조차 혼동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후 유진이 어떠한 계략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지 드러나게 되면서 영화는 큰 반전을 맞는다. 여러 범죄 스릴러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새로운 소재가 등장한다.

“사실 걱정되는 부분이 그것이었다. 왜냐면 극의 구성 중에 하나가 핵심이 되는 중요한 지점에 사이비라는 정체가 전면에 나오면서 반전에 진실이 밝혀지는데 그 충격도 큰데다가 소재가 주는 느낌도 자극적이고 다양하지 않나. 그러다보니 역효과가 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은 어떻게 되면 조금 더 유려하게 효과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었다.”



‘침입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두 차례 개봉을 연기하고 국내 영화 중에선 가장 먼저 개봉해 스타트를 끊었다. 김무열을 비롯해 송지효, 손원평 감독 모두 “우리 영화가 극장의 활기를 띄우는 시작이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던 터. 개봉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무열은 여전히 우려를 드러내면서 약간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침입자’로 극장에 오고 싶은 마음이나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게 된다면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개봉 선두주자로 나서서 책임감도 크다. 다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 이정도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고 영화를 보는 것은 관객의 판단이고 몫이다. 사실 ‘정직한 후보’를 하면서 숫자 너머의 정성을 알게 됐다.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을 보내주시는 것 자체가 소중한 일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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