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승전은 있고 결은 ‘사라진 시간’ [씨네리뷰]
- 입력 2020. 06.18. 16:43:07
- [더셀럽 전예슬 기자] “응?”
미스터리 드라마, 반전 결말, 상업적 재미를 기대했더라면 당혹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장르도, 스토리도, 모든 것이 제목처럼 ‘사라져’ 있기 때문이다.
줄거리 소개, 포스터만 보면 영화의 궁금증과 흥미를 동시에 자극한다. 먼저 영화의 소개를 보면,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조진웅)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라고 한다.
이 영화는 연기 인생 33년 차 배우 정진영이 감독으로 출사표를 던져 관심을 모았다. 특히 주연으로 나선 조진웅이 시나리오를 받고 단 하루 만에 출연을 결정,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리기도.
포스터 역시 강렬하다. 철장으로 된 문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뚫어져라 바라보는 조진웅, ‘내가 사라졌다’라는 카피도 영화 관람에 대한 구미를 당긴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그 속을 들여다볼수록 당황스럽다. 매듭짓지 못한 열린 결말은 ‘무슨 의미일까’라는 궁금증 보다, ‘허무함’만을 남긴다.
정진영 감독은 애초에 시나리오, 장르의 관습을 탈피하고자 했다고 한다. ‘갑자기 시작하고 갑자기 닫는 것’이 시작부터 그렸던 구성이었다는 것. 하지만 산만한 전개와 구멍이 뚫린 듯한 인물들 간의 설정은 말 그대로 ‘불친절’할 뿐이다.
뜬금(?)없는 장면들도 불쑥 등장,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잔잔함에서 긴장감 있는 분위기로 변주하던 찰나, 맥없이 끊어버리는 느낌이다. 정진영 감독은 영화 곳곳에 여러 장치들을 숨겨놓았다고 하지만 관객들이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틀에 갇히지 않았다’라는 신선하고 개성 강한 영화로 남을 것인가, ‘낯섦’만이 남을 것인가. ‘사라진 시간’은 오늘(18일) 전국 극장에 개봉됐다. 러닝타임은 105분. 15세 관람가.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스메이크무비웍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