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입자’, 송지효의 색다른 얼굴 [인터뷰]
- 입력 2020. 06.19. 16:35:53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봐오던 밝고 쾌활한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영화 ‘침입자’에서 그의 본성이 드러나고 난 뒤에서야 알아차린다. 송지효에겐 정말 다양한 얼굴이 숨어있었다는 것을.
최근 개봉한 영화 ‘침입자’에서 송지효는 25년 만에 돌아온 여동생 유진으로 분했다. 가족들은 유진을 잃어버린 뒤 웃음을 잃었고, 오빠 서진(김무열)은 유진과 헤어지던 날을 잊지 못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유진은 어느 날 갑자기 서진과 만나 가족들과 빠르게 친해진다. 마음을 쉽게 열지 않을 것 같은 가족들은 유진과 더 가까이 지내고, 서진보다 유진을 가까이한다. 서진은 그런 유진이 더욱 의심스럽고 자신에게 연락 온 보육원이 실체가 없는 곳임을 알아차린다. 급기야 유진이 다니던 병원의 동료였던 여성은 아르바이트생이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극이 진행될수록 유진의 의심은 더욱 커져가면서도 온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서진 또한 온전치 않은 상황임을 보여주고 영화는 유진과 서진 중 어느 쪽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인지 마지막까지 추리하게 만든다.
특히 송지효는 미스터리한 존재로 그려지는 유진을 어딘가 의뭉스러운 표정과 분위기를 발산해 극의 분위기를 더욱 음산하게 보여준다. 극의 말미 영화의 실마리가 풀리고 나면 이전과 180도 달라지는 모습으로 충격을 선사한다. 송지효는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 10년간 출연한 것과 더불어 여러 작품에서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이번 ‘침입자’에서는 이전과 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해 출연을 결정했다.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그냥 무작정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든다’ ‘하고 싶다’고 전달을 하고 만나러 가도 되겠냐고 물어봤는데 알고 보니까 감독님도 여자분이셨고 영화 제작사도 저랑 ‘성난황소’를 했던 장원섭 대표님이 주신 거였다. 새삼 영화의 시나리오 캐릭터도 마음에 들어서 좋았지만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도 들고,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이번 영화로 연출 데뷔를 알린 손원평 감독은 ‘여고괴담3’과 ‘런닝맨’ 속 송지효의 상반된 모습을 보고 출연을 제안했다. 각기 다른 얼굴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그의 얼굴에서 찾아낸 것이었다.
“감독님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감독님이 ‘여고괴담3’와 ‘런닝맨’ 속 저를 보고 비밀을 간직한 여인 같고, 슬픔을 간직한 얼굴이 있다고 하셨다. 처연한 얼굴이 있다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제게 그럼 모습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송지효는 ‘런닝맨’ 출연 이후 영화 ‘바람 바람 바람’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러블리 호러블리’ 등 여러 작품에서 밝은 캐릭터를 그렸다.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들을 맡으면서 다른 캐릭터를 표현 할 수 있는 ‘침입자’ 속 유진이 더 없이 반가웠다. 변신에 대한 부담도 없었다.
“그동안 보여져왔던 부분이 아닌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온 것에 기뻤지 다른 생각은 정말 하나도 안 들었던 것 같다. 오히려 제가 이런 모습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던 것 같다. ‘런닝맨’을 하기 전에는 어둡고 캐릭터적인 장르물의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었다. 그런데 ‘런닝맨’을 하면서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많은 분들에게 어필을 하다보니까 그런 시나리오와 그런 작품들이 많이 들어왔었다. 그러다보니까 이전에 저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런 부분에서 이번 작품을 만나고 나서 이 부분을 굉장히 하고 싶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회가 와서 욕심이 났고 탐이 나서 하게 됐다.”
극 초반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유진에게 전사는 그려지지 않는다.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극의 말미 얼핏 드러나게 되지만 ‘침입자’에선 중요 내용도 아니거니와, 유진의 등장 이후 달라지는 가족의 상황을 그렸기 때문. 그러나 배우의 입장에서는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전사를 따로 설정하는 경우가 있으나 송지효는 스스로에게 ‘궁굼하지 않다’는 최면을 걸면서 의뭉스러운 구석이 들도록 계산해 연기에 임했다.
“유진이라는 존재가 사실은 한 박사라는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에 서진에게 쉽게 접근하긴 한다. 유진이 진짜 딸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영화에서 그려지지 않기 때문에 저도 항상 의심을 하면서 촬영을 했었다. 시나리오에도 설명이 없어서 스스로 ‘궁금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면서 촬영했다.”
인물의 전사에 대해서 궁금해 하지 않고 존재 자체로서의 미스터리함을 강조했다. 그러다보니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했고 겉과 속이 다른 것을 표현해야 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의 어려움은 없었으나 미스터리한 면모를 어디까지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고 의견을 들으며 만들어 나갔다.
“유진에게 내면적으로 공감을 했다. 저한테도 있는 모습이어서 그런 부분에서의 연기할 때의 힘든 것은 없었다. 유진이가 희로애락을 느끼지만 겉으론 밝은 면만 보여주지 않나. 그런 건 저한테도 있는 부분이니까. 하지만 캐릭터 적으로 어떻게 맞닥뜨려서 표현을 해야 하는지가 힘들더라. 다음 타이밍에는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며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김무열 씨한테도 넋두리하고 하소연 하면서 촬영을 했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취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송지효는 ‘침입자’로 잊힌 얼굴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이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오는 7월 첫 방송 예정인 JTBC 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로 네 남자에게 구애를 받는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일 예정이다.
“성격상 ‘침입자’ 유진을 하다보니까 또 반대되는 게 하고 싶더라. 더 어두운 것도 기회가 온다면 좋게 받아들이겠지만, 반대되는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스타일이 정체돼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반대되는 것을 지향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일을 하면서 알게 됐다. 이번 ‘우리, 사랑했을까’가 제 인생의 마지막 로맨틱 코미디일 것 같아서 선택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성취감이 좋아서 저는 매번 그렇게 시도를 한다.”
송지효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갈구하고 발전을 해나간다. ‘런닝맨’ 속 쾌활한 모습, 여러 작품에서 보여준 사랑스러운 얼굴, 이번 ‘침입자’를 통해 확신한 스릴러의 귀환까지. 그는 계속해서 지치지 않고 다양한 얼굴로 대중과 만날 것을 다짐했다.
“변하지 않고 꾸준히 저의 길을 가보려고 한다. 응원도 질타도 다 좋다. 제가 하는 것에 최대한 노력을 다 할거고 노력을 할 것이다. 그냥 ‘왜 저랬어’하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하는 대로 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냥 제가 엉뚱한 선택을 하더라도 ‘하고 싶었나보다’라고 이해해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다.(웃음)”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