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결산①] ‘기생충’·‘사냥의 시간’·코로나19, 영화계 이슈 셋
입력 2020. 06.23. 15:46:48
[더셀럽 전예슬 기자] 2020년 상반기는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강력한 전파력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모든 일상을 바꾸어버린 것. 코로나19 여파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영화계는 신작들의 개봉과 영화제가 연기되거나 촬영 일정이 잠정 중단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펜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 속 2020년 상반기, 영화계에서 일어났던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기생충’과 봉준호, 새로 쓴 영화史

“‘1917’의 수상은 아카데미의 역사를 확증할 것이고, ‘기생충’의 수상은 아카데미의 역사를 새로 만들 것이다.”

미국 매체 ‘베니티 페어’의 논평처럼 ‘기생충’은 아카데미(오스카)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비영어 영화가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작품상을 받으면서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것.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영화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역사를 써내려 간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해외 유수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다. 매번 새로운 기록을 이어간 ‘기생충’은 약 1년에 걸쳐 오스카 캠페인까지 성황리 속 마치며 지난 2월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총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영화 출품과 심사위원 평가로 이뤄지는 타 영화제와 달리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8000여 명의 회원에게 표심을 얻는 과정인 ‘오스카 캠페인’이 있다. 미국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투표권을 가지는데 이는 선거전을 방불케 한다.

이 같은 이유에서 ‘기생충’ 4관왕은 ‘미국적 가치관을 움직였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할리우드 중심의 아카데미 영화제가 로컬에서 국제영화제로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 이로써 ‘기생충’은 아카데미 영화사의 기류를 전복시킴과 동시에 한국 영화사 101년째에 쾌거를 거두게 됐다.



◆‘사냥의 시간’이 불러 온 변화의 바람

2020년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던 ‘사냥의 시간’. 지난 2012년 ‘파수꾼’으로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킨 윤성현 감독의 9년 만의 신작이자, 충무로에서 촉망 받는 이제훈, 박정민, 안재홍, 최우식, 박해수 등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사냥의 시간’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지난 2월 26일 개봉 예정이었던 이 영화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는 극장 개봉 대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인 넷플릭스에 제안을 하면서 전 세계 190여 개국에 29개의 언어의 자막으로 동시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해외 판권 유통사인 콘텐츠판다 측은 리틀빅픽쳐스 측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언급하며 ‘사냥의 시간’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법원은 콘텐츠판다의 손을 들어줬고 4월 10일 예정이었던 넷플릭스 공개는 보류됐다.

이후 콘텐츠판다 측은 리틀빅픽쳐스를 상대로 법원에 낸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고 입장을 내놨다. 우여곡절 끝, 양측의 원만한 합의를 하게 된 ‘사냥의 시간’은 4월 23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이처럼 ‘사냥의 시간’의 넷플릭스 공개 이후 국내 영화계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극장이 아닌, 집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 영화를 관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언택트(Untact‧비대면)’ 산업군이 시장의 곽광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극장 개봉을 목표로 했던 업계나 영화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두고 고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 위기를 기회로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영화관을 방문한 관객은 약 2억 26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처음으로 2억 명대로 올라선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수치다.

하지만 올해 영화계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하루 극장 관객이 2만 명대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저치로 급감한데 이어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 극장의 영업이 중단된 것.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도 5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5월 전체 관객 수는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91.6%(1654만 명) 감소한 수치다. 또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동월대비 97.4%(839만 명)가, 외국영화는 86.2%(814만 명)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전체 매출액은 전년동월대비 92.0%(1422억 원) 줄어든 124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영화 매출액은 97.6%(707억 원) 감소한 17억 원이며, 외국영화는 87.0%(715억 원) 줄어든 107억 원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이는 곧 영화산업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다. 어느 때보다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극장가는 하반기에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촬영이 중단됐던 다수 작품들이 다시 촬영을 계획하고, 개봉을 미뤘던 영화들이 7, 8월 극장가에 간판을 내걸며 기지개를 켜고 있는 상황. 또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상영하는 영화 한 편당 6천원 할인권을 주는 ‘극장에서 다시, 봄’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침체된 극장가를 살리는데 힘쓰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계 전체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개봉 신작이나 재개봉으로 활로를 찾았지 않나. 고사 직전의 위기에 내몰린 영화계가 정상 궤도를 찾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한 뜻일 것”이라며 “할인권을 풀고, 블록버스터급 신작 영화 개봉도 앞두고 있는 만큼 영화계가 턴어라운드(재구조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더셀럽DB, '기생충' 포스터(CJ엔터테인먼트), 봉준호(더셀럽DB), '사냥의 시간'(넷플릭스), 영화진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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