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상반기 결산④] 연예계 핫 키워드 #언컨택트→ #트로트 르네상스
- 입력 2020. 06.24. 17:03:04
- [더셀럽 최서율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여파로 큰 타격이 예상됐던 연예계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의 자구책을 찾으며 지혜롭게 변모했다.
2020년 연예계는 언컨택트(Uncontact) 시대의 개막을 알리며 각종 제작 발표회와 쇼케이스 등을 비대면으로 전환해 전염병의 위기에서 한 발짝 물러서면서도 빠짐없이 신선한 정보를 전달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현상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트로트, 부캐(멀티 페르소나), 챌린지 등의 방법을 강구하며 꾸준히 삶의 원동력을 돋우려 노력했다. 상반기 연예계를 ‘핫 키워드’를 통해 정리해 봤다.
◆ 언컨택트
상반기 연예계의 가장 큰 변화는 언컨택트(Uncontact)다. 비대면·비접촉을 지향하는 언컨택트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진행되던 제작 발표회와 쇼케이스를 온라인 생중계 형식으로 바꿨고 현장에 가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가요계는 ‘방구석 콘서트’로 지칭되는 형식의 新콘서트 문화를 만들며 예매 대란이나 시야 제한 걱정 없이 인터넷과 영상을 볼 수 있는 기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을 창안했다.
그 예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기획해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공연을 진행하며 가수와 관객이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깨워 줬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네이버와 손을 잡고 탄생시킨 ‘비욘드 라이브’를 통해 유료 온라인 콘서트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제공했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 단순히 무료로 소비되던 온라인 공연 문화를 재화 지불의 가치가 있을 만큼 완성된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는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방송계도 온라인 제작 발표회 등으로 가요계 못지 않은 진화를 보였다. 특히 지난 23일 열린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여행 버라이어티 ‘투게더’ 제작 발표회에서는 한·중 스타인 이승기와 류이호가 서로 다른 공간에서 온라인을 통해 함께 취재진들을 만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이는 국가적인 거리까지 뛰어넘을 수 있게 된 랜선 제작 발표회의 진화를 톡톡히 보여 줬다.
◆ 멀티 페르소나
‘부캐(부캐릭터)’가 새로운 재미로 떠오르며 연예계에는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 열풍이 불었다. 부캐는 원래 온라인 게임상에서 쓰이던 말로 원래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를 뜻하는 말이다. 이를 학술적 용어로 풀이한 것이 개인이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한다는 뜻을 가진 멀티 페르소나다.
멀티 페르소나 열풍의 첫 주자는 유산슬(유재석)이다. 유재석은 지난 2019년 12월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자신의 트로트 가수 정체성을 상징하는 유산슬을 만들며 원래 자아인 유재석과 또 다른 자아인 유산슬을 분리했다. 유산슬 캐릭터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유재석과는 별개의 인물로서 인기를 끌었다.
유산슬에 이어 김신영은 사연 많은 35년생 둘째 이모 김다비를 탄생시켰다. 김다비는 유재석과 분리된 유산슬과 마찬가지로 김신영의 페르소나들 중 하나로 사회의 여러 부조리들을 기성세대가 비판한다는 신선함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다비는 지난 5월 1일 칼퇴 권장송 ‘주라주라’를 발매하며 인기를 모았다.
유산슬과 김다비 외에도 이효리의 ‘린다G’, 비의 ‘비룡’, 유재석의 ‘유두래곤’이 자신들의 부캐를 통해 혼성 그룹 ‘싹쓰리’를 결성하겠다고 나서며 멀티 페르소나 유행의 배턴을 이어받았다.
◆ 트로트 르네상스
올해 상반기는 ‘트로트 르네상스(Trot renaissance)’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 2019년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트롯’이 트로트 전성기의 토대를 마련했고 2020년 3월 종영한 ‘미스터트롯’이 전국적인 화제를 모으며 트로트 르네상스를 불러왔다.
변방에 있던 트로트를 메인스트림으로 옮긴 일등 공신은 ‘미스터트롯’ 최종 순위 진(眞·1위)을 차지한 임영웅이다. 그는 이제껏 시끄러운 분위기의 ‘뽕짝’으로만 취급되던 트로트에도 감성적인 선율과 깊은 울림이 있다는 점을 드러내며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트로트 가락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미스터트롯’을 필두로 SBS ‘트롯신이 떴다’, MBC every1 ‘나는 트로트 가수다’, SBS Plus ‘내게 ON 트롯’ 등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트로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 각종 방송, 예능 프로그램은 ‘미스터트롯’ 톱7인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등의 스타들을 연거푸 게스트로 초대하는 모습을 보이며 트로트 콘텐츠가 대세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을 공고히 했다.
트로트 신드롬을 넘어 트로트 르네상스를 일궈 낸 트로트가 그 열기를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 챌린지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가 연초를 장식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이뤄졌던 챌린지(Challenge)는 더 이상 도구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일상적인 주제로 삶에 스며들게 됐다. 국내에는 지난 2018년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의미에서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며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틱톡 영상 조회 수 1억 뷰를 달성한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는 단순한 동작을 경쾌한 댄스 음악에 맞춰 출 수 있다는 점으로 선풍적인 관심을 받았다. 정해진 규칙 또한 없어서 직장에서 ‘아무노래 챌린지’를 진행하거나 교복을 입고 춤을 추는 등의 다양한 반향을 일으키며 ‘스낵 컬쳐(과자를 먹듯 5~15분의 짧은 시간에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현상)’로써의 역할을 해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규칙조차 없다는 점은 챌린지 유행의 구심점으로 작용했고 이후 수많은 챌린지들을 양산했다. ‘아무노래 챌린지’ 이후에는 ‘덕분에 챌린지’가 크게 유행했다. 손바닥 위에 엄지를 치켜세운 손을 올려 둔 채 사진을 찍어 SNS상에 게재하는 ‘덕분에 챌린지’는 코로나 19 대응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수어로 감사를 표현하자는 의미에서 시작됐고 국민 참여형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이효리, 송가인, 손예진, 김호중, 차은우, 박나래 등의 수많은 스타들이 참여한 ‘덕분에 챌린지’는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아무노래 챌린지’, ‘덕분에 챌린지’ 외에도 코로나 19로 주춤해진 영화 시장을 위로하기 위한 ‘독립영화 챌린지’가 배우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신보로 컴백한 가수들은 자신의 타이틀 곡 이름과 같은 챌린지를 만들며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강점을 이용해 챌린지를 음악 홍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더셀럽 최서율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더셀럽 DB, 빅히트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미디어랩 시소, SBS, TV조선 제공, 넷플릭스 ‘투게더’ 제작 발표회 캡처, 각 스타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