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남녀’ 강지영 “늘 새로운, 카멜레온 같은 배우 꿈꿔요” [인터뷰]
입력 2020. 07.07. 17:25:40
[더셀럽 김지영 기자] 그룹 카라 막내였던 강지영이 어엿한 배우로 돌아왔다. 5년 만의 한국 활동이지만 어색함 없이 ‘야식남녀’ 속 계약직 PD의 설움을 사실적으로 표현해내는 것은 물론 정일우, 이학주와의 매끄러운 호흡으로 한국 드라마 연기 합격점을 받았다.

강지영은 카라 활동을 하던 당시, 멤버 각자의 노선이 정해지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영국에서 연기 공부를 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해 완벽하게 입지를 다졌다. 그로부터 수년 뒤 한국 복귀를 계획하며 만난 작품이 JTBC 드라마 ‘야식남녀’였다.

지난 5월 첫 방송을 시작해 최근 종영한 ‘야식남녀’는 야식 힐링 셰프 진성(정일우), 열혈 피디 아진, 잘 나가는 디자이너 태완(이학주)의 알고 보니 경로이탈 삼각 로맨스를 그린다. 강지영은 극 중 계약직 PD 아진으로 분했다.

그는 여러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씩씩하고 강인한 김아진의 면모를 표현해내 연기 호평을 이끌어냈다. 계약직이기에 무시당하는 일들에 능력으로 입증하는 모습들로 통쾌감을 선사했다. 또 한편으로는 메인 피디 자리를 빼앗긴 뒤 프로그램 반대 세력으로 테러를 당하자 술을 마시며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눈물을 흘릴 때는 풍부한 감정 연기로 짙은 여운을 선사했다. 이렇듯 강지영은 ‘야식남녀’의 시나리오를 접하고 김아진의 다양한 면모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

“신중하게 작품을 고르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야식남녀’ 대본이 들어왔다. 신선하다고 느꼈고 김아진에 매력을 느꼈다. 뻔 하지 않은 삼각관계라는 것에 가장 흥미를 느꼈고 김아진의 끈기 있는 모습, 열정적인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힘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

강지영은 카라 활동 중 새 멤버로 합류하게 돼 곧바로 가요계 정상을 찍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을 때가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나이였다. 15살에 시작한 가수 생활, 정상까지 짧은 시간에 오른 그에게 ‘야식남녀’ 속 아진이 처한 상황을 시나리오와 대본 만으론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고 주변의 도움을 청해야했다.

“예능국 PD라는 직업은 저도 활동하면서 어깨너머로 보기는 했지만 정확히 어떻게 일을 꾸려나가는지는 몰랐었다. 계약직이라는 설정에도 고민이 많았다. 정규직과 계약직의 차이에 대해 친구들이나 아는 지인들한테 물어보면서 알아나갔다. 들으니까 뭐가 많고 서럽더라.(웃음)”

김아진을 표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도 이와 같았다. 아진이의 당찬 면모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보이지 않아야했고 고집으로 보여선 금물이었다. 아진이의 행동들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미워 보이지 않게 신경을 썼다.

“저보다 나이가 있고 사회경험이 더 많지만 저는 사실 그런 계약직에 대한 설움을 잘 모르고 상사를 어떻게 대해야할지도 모르겠더라. 막무가내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미워 보이지 않게 어떻게 헤쳐 나가야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 상사에게 대드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까 무조건 대드는 게 아니라 자신감과 믿고 있는 것 때문에 그 길을 선택한 것처럼 보일 수 있도록 표현하려 했다.”

사회생활 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차별에 대한 서러움을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이 따랐고, 국내 첫 복귀작이 주연이라는 부분도 부담감이 있었다. 강지영은 “주연은 꿈에도 꾸지 않았는데”라며 심경을 전했다.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한국에서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너무 큰 자리를 맡겨주셔서 걱정이 많이 됐다. 국내에선 연기하는 모습을 처음 보여드리는 것이니까 연기력 논란이 나지 않게 주의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주인공으로 있다는 것 자체가 현장에서도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저는 다행히 정일우, 이학주 등 너무 좋으신 분들과 해서 현장에서 고생하지는 않았다. 많이들 도와주셨다. 제가 복귀했다는 것을 현장에서 알아주셨기 때문에 제가 실수를 해도 이해해주셨다.”



극 중 계약직인 아진은 회사에서 서러운 일들을 수없이 많이 겪었다. 극 초반에는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프로그램 공모전에 지원하지 못했고, 이를 반발하자 자신의 자리를 걸고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했다. 또한 프로그램 방영이 확정되자 정규직 PD에 밀려 자신의 이름은 두 번째에 올라갔다.

“이번 드라마에선 유독 우는 장면이 많았다. 아진을 연기하면서 가장 속상했던 에피소드는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아진이가 준비한 프로그램에 정규직 PD가 함께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였다. 강지영의 입장에서는 ‘그냥 같이 하면 되잖아’싶을 수도 있는데, 아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아이디어를 짜냈는데 뺏긴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더라. 제 개인적인 것을 다 버리고 그냥 아진이만 생각했을 땐 너무 속상했다. ‘이게 사회구나’싶었다. 드라마를 통해서 사회를 알게 됐다.(웃음)”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던 캐릭터였으나 시청자에겐 좋은 평가를 얻어냈다. 처음 도전한 한국 드라마 연기에서 일본 특유의 과한 모션과 표정 등을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극에 스며들었으며 아이돌 출신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호평이 대다수였다.

“저도 사실 반응을 찾아봤는데 기분이 좋더라.(웃음) 사실 쉬다가 복귀를 한 게 아니라 일본에서 되게 많은 연기 경험을 하고 뮤지컬까지도 해봤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일본에서 가수 활동을 했다면 달랐을 것 같은데, 정말 감사하게도 연기 내공도 일본에서 많이 쌓고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었다.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많은 문화 경험을 했기에 새로운 저를 많이 발견했다.”



15살에 데뷔해 쉼 없이 달리고 있는 강지영은 한 순간도 장기간 휴식을 취한 적이 없었다. 한, 두 달 휴식기간을 취한 것 뿐 그마저도 잠깐 재충전하는 시간의 일환이었다. 어느덧 데뷔 13년차가 된 그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새로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정신없이 지나갔다는 생각이다. 카라 활동할 때 당시에는 너무 어렸고 인터뷰 가서도 언니들이 했었고 저는 말 한마디를 해도 정해진 답만 했다. 사실 저의 이런 생각을 말하거나 일 자체를 혼자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그때는 정신없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까 주변 사람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고 활동했었던 것 같다.”

열심히 달리면서 중간에 휴식을 취하지 않고 계속해서 일에 몰두하면 번아웃 증후군을 느낄 수도 있을 터였다. 강지영은 일본에서 활동할 때는 오래 쉬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고 장기간 활동하면서 큰 슬럼프도 겪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잠깐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면 가졌지 오래 쉬면 느낌을 잃어버린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슬럼프가 올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특히나 카라 활동할 때는 더욱 더 그랬고 슬럼프가 올 성격도 아니어서. 지난날 어땠는지 돌아보고 스스로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본 적은 있지만 큰 슬럼프는 없었다. 스스로를 돌아볼 때는 냉정하게 본다. 번아웃이 올 때도 있긴 하지만 슬럼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예전엔 불면증이 있었다. 그런데 나 자신을 칭찬해주는 시간을 늘리니 많이 좋아졌다. 지금은 불면증 없다.”

일본에서 정상을 찍은 강지영은 이제 한국에서 새 도약을 꿈꾼다. “가능한 계속해서 한국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길 희망했다.

“‘늘 새롭다’는 말을 듣고 싶다. 새로운 모습을 어색해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배우가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자기 색깔은 물론 있지만 상황에 맞춰서 달라지는 카멜레온처럼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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