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 "음악 생각, 저주처럼 느껴지기도…그래도 좋다" [인터뷰]
입력 2020. 07.09. 07:00:00
[더셀럽 김희서 기자] 싱어송라이터 주영이 신곡 ‘요를 붙이는 사이’를 통해 본인만이 알 수 있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대중들에게 친숙한 아티스트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영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스타쉽엑스 사옥에서 디지털 싱글 ‘요를 붙이는 사이’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3일 발표한 주영의 신곡 ‘요를 붙이는 사이’는 모든 연인들이 첫 만남에서 느끼는 미묘함을 나타낸 곡으로 첫 대화의 시작에서 ‘요’를 붙이는 먼 사이보다도 가까워질 것을 예감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헤이즈의 피처링이 더해져 여름밤 감성을 채워 넣었다. 특히 ‘요를 붙이는 사이’의 가사는 사람과 사람의 인연이 정립되기 전 설레는 감정을 그려내 사랑을 하고 있을,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에게 공감을 선사했다.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곡이었으면 좋겠다. 제 경험들 중에 느낀 사랑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니까 사랑에서 오는 영감들이 많았다. 부모님의 사랑도 있고 친구들이 주는 사랑도 있고 연인도 있을 것이고. 사랑이 되게 간단하지 않은 걸 알아서 할 이야기도 많다. ‘요를 붙이는 사이’를 통해서는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곡이 되길 바란다. 이를테면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그 사람과 함께 했던 당시를 떠올릴 수 있고 특별한 공간이나 상황들이 생각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들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니까 음악을 통해 감정들을 느끼는 것이 이 곡의 메시지다.”

그간 주영은 효린, 어반자카파 조현아와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해오며 다채로운 음악을 시도해왔다. ‘요를 붙이는 사이’에서는 신흥 음원강자 헤이즈와의 만남이 성사돼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해오면서도 자신만의 음악색을 구축해 올 수 있었던 데에는 주영만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떤 특정한 취향도 좋아하지만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활용해서 같이 만들어가면서 취향이라든가 각자만의 스타일을 좁힐 수 있어서 그런 과정이 좋다. 스스로 음악에 편견이나 한계도 없어서 여러분들이랑 협업하는 건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 혼자하는 것보다 같이하면서 에너지도 더 많이 얻는 것 같다. 또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고 음악을 만들지 않지만 대중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보다 제가 좋아하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크다.”

‘요를 붙이는 사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성큼 다가온 주영은 차근차근 자신만의 음악을 쌓아오며 어느덧 ‘데뷔 10년차 가수’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간 드라마 OST ‘들리나요’, ‘매일매일 그리울거야’, ‘나의 오늘이 너의 오늘을 만나’ 등부터 ‘그대와 같아’, ‘From me To you', ’지워‘, ’N/A‘, ’Door'등 다양한 앨범들을 발표하며 묵묵히 뮤지션의 길을 걸어왔다. 그만큼 배운 것도 느낀 것도 많을 터. 이에 주영은 담담하게 10년 간의 시간을 털어놨다.

“사실 제가 데뷔한 지 10년이 된 것도 몰랐다. 인터뷰를 하고 알게 됐는데 크게 와 닿은 건 없다. 제가 한 일을 10년 동안 한 건 신기하고 아직도 하는 게 감사한 일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이 일로 먹고 살고 있으니까 이제는 정말 제 직업이 된 것 같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음악을 오래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이렇게 음악을 오래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오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반짝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생각보다 꾸준히 제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 아이디어가 없어질 때 까지 계속해서 색다른 창작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음악 작업도 똑같다. 음악을 할 때는 항상 설레고 즐거운 마음인데 성장했다면 음악적인 부분에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확실히 자신감도 생기고 노래실력도 늘은 것 같다. 그래도 아직까지도 음악은 배우고 있다. 10년으로 통달하는 건 어려운 것 같다.(웃음)”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변화를 추구해 온 만큼 주영의 스타일링 변화도 눈에 띄었다. 데뷔 초 흑발에 풋풋한 20대의 모습으로 훈훈한 이미지였다면 지난 2018년에는 밝게 탈색하고 삭발한 헤어스타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스타일링은 “파격적이다”라는 반응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실 저는 파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이미지가 변한 건 있었다. 머리 길이가 지금보다 더 짧았을 때는 스타일리쉬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요즘은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다. 검은색으로 염색해서 그런지. 탈색은 자주 관리하기 힘들어서 한번 해봤으니까 다시는 안할 것 같다”

10년이란 상대적으로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을 수 있으나 객관적으로 10년 이상을 한 길만 걸어오기까지 쉽지 않았을 시간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한번 쯤 슬럼프를 견뎌낸 시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가수라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수많은 히트곡에 대한 욕심이 있을텐데 주영은 양보다 질을 택하는 쪽이었다. 슬럼프에 대한 그의 대답에서는 순수하게 음악만을 사랑한 진심이 묻어났다.

“슬럼프는 성장하기 위해 꼭 와야 하는 하나의 성장 과정이라 생각한다. 슬럼프가 없으면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럴 때는 오히려 더 음악을 만들고 놀았던 것 같다. 음악을 만드는데 있어서 스트레스는 없었는데 사실 아직 나오지 못한 곡들이 너무 많이 쌓여 있긴 하다. 급하게 내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제 기준에 만족스러울 때 내려고 한다. 제 곡들이 더 빛을 보기 위해서는 더 좋은 한경에서 내야하기도 하고 그런 여러 가지 면을 생각하다보니 음악을 많이 안 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곡은 정말 어느 날 갑자기 완성이 되기도 여러 가지를 만들어놓고 나중에 다시 디테일하게 맞혀가기도 한다. 좋은 곡을 내고 싶으니까. 또 제가 녹음을 쉽게 빨리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녹음도 많이 하고 오래 걸려서 그런 부분이 힘들었던 것 같다”

주영에게 2020년은 꽤 의미가 있는 한 해다. 데뷔 10년차와 동시에 나이의 앞자리 수가 바뀐 30대에 접어들었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나 심경의 변화도 생겼을까. 그는 나이에 있어서 큰 변화는 없지만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음악은 할수록 더 오래하고 싶다고 밝혔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갈 때는 불안했던 것 같다. 현실적인 부분이 몸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그런데 막상 서른 되자마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편했다.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20대 때는 급했다. 사회에 대한 화나 불만도 많았고 대한민국이 너무 원하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하고 살아서 이제는 조금 단순하게 생각하고 싶다. 즐기고. 긍정적으로 생각 하고. 음악적인 생각은 많이 한다. 어떤 때는 저주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일하면서 자기 전까지 생각하고 나도 모르게 또 어느 순간에 보면 음악 생각을 하고 있더라. 그래도 음악을 하는 게 너무 재밌고 좋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이 든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무서웠는데 막상 와보니까 편하고 좋다.”

주영은 오는 9월 KAC 한국예술원 보컬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신임교수로 임용됐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현역 가수로서의 노하우 또는 음악을 만들어 가는 과정 등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K팝 인재 양성에 힘쓸 예정이다.

“어깨가 무겁고 30살에 교수를 하는 게 거만한 것 같기도 하다. 처음 제의가 들어왔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저도 실용음악과를 나왔는데 당시 필드에 나가 도움이 될 만한 노하우를 많이 배운 적이 없던 것 같아서 그런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취지가 좋아서 임하게 됐다. 현재 다른 교수님이랑 상의해서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 워낙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많으니까 저도 배우면서 잘 하고 싶다. 트렌디 보컬과라서 노래를 만들 때 전반적으로 음악을 어떻게 하고 즐기는지 가르쳐주고 싶다. 사실 음악이 가르친다고 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가 천재가 되고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의지랑 열정이 있는지에 따라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봐서 그 친구들이 갖고 있는 색깔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끝으로 주영은 싱어송라이터, K팝 가수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응원의 말을 전했다. 지금까지 자신의 소신과 주관대로 독보적인 음악을 지켜왔듯이 주영은 가수지망생들도 본인들이 하고 있는 음악에 자신감을 갖기를 당부했다.

“자기를 믿고 확신하는 음악을 자신감 있게 하면 좋겠다. 누가 1등을 해서 그런 음악을 해야 하고 대중성 있게 팔리는 음악을 해야만 멋있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무대를 하고 자신의 음악을 보여줘야 더 빛난다. 대중 앞에서 자신감있게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저도 22살 때 그랬고 되게 좋은 경험들이었다. 다 같이 모여서 자신감을 키워갔던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 음악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이 주위에 있을 테니까 그런 분들을 믿고 재밌게 하다보면 앞으로 음악시장이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타쉽 엑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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