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C 장예은 "'굿걸'은 나의 성장일기, 좋은 자극제될 것" [인터뷰]
입력 2020. 07.14. 16:24:11
[더셀럽 김희서 기자] CLC 장예은은 ‘굿걸’을 통해 음악적인 성장 외에도 인생에 있어서 배움과 자신감을 얻고 앞으로의 활동에 당찬 각오를 다졌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더셀럽 사옥에서는 Mnet ‘GOOD GIRL :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이하 ‘굿걸’)을 마친 장예은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언더그라운드 래퍼부터 현역 아이돌, 유명 아티스트까지 '센' 여자 뮤지션들이 뭉쳐 펼치는 힙합 리얼리티 뮤직쇼 ‘굿걸’이 지난 5월 14일을 시작으로 약 두 달간의 여정을 마치고 지난 2일 종영했다. 평균 시청률 0.3%대를 유지하며 시청률 성적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여태 대중에 익숙하지 않았던 여성 래퍼들부터 그룹에서 솔로로 무대에 올라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아이돌 래퍼들을 재발견한 면에서는 유의미한 성과다.

단연 아이돌 래퍼로 이름을 알렸던 장예은 또한 그간 보여준 적 없었던 신선한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매주 색다른 퍼포먼스를 준비하면서 치열한 두 달을 보냈을 장예은이 무대에서 보여준 생기발랄한 에너지는 인터뷰를 하면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모든 과정이 경험이자 배움이었다는 장예은은 ‘굿걸’을 통해 한 층 더 단단해졌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그룹이 아닌 솔로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장예은은 방송 섭외를 받은 당시부터 방송을 무사히 마친 소감을 털어놨다.

“사실 저는 두 달이라는 시간이 체감 상 더 길게 느껴졌다. 크게 드는 감정은 시원섭섭이다. 대결을 하다보니까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끝나고나니 언니들을 다시 무대에서 볼 수 없으니까 슬펐다. 처음에는 제가 혼자 나가야하니까 부담도 되고 프로그램 특성상 경쟁구도가 있어서 긴장도 됐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대를 할 수 있다는 마음에 설레었다. 원하는 무대를 직접 꾸밀 수도 있고 아이돌 업계에서 일하면서 다른 힙합이나 또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는 분들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그런 분들과 팀을 이룰 수 있다는 게 신선했다.”

‘굿걸’은 자극적인 서바이벌보다 화합, 팀의 조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둔 차별점이 있었기에 기존에 엠넷이 선보였던 여타 프로그램보다 호평이 많았다. 1회에서 한 명씩 크루들이 공개된 이들의 첫 만남은 보는 이들 마저도 긴장감을 쥐게 만들었다. 방송 초반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크루들의 조합이었지만 이들의 만남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회가 거듭될수록 돈독해진 10명의 크루들의 케미스트리도 눈길을 끌었다.

“제가 낯가림이 있는 편이라 굉장히 놀랐다. 예상치 못한 분들이 나와서 긴장이 두 배로 몰려왔다.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두근두근 거린다. 크루들과 첫 만남에서 마지막순서로 들어오신 에일리 언니를 보고 가장 놀랐다. 9명이 모여 있는 상태에서 들어오니까 더 같이 놀랐던 것 같다. 방송 초반에는 자극적인 걸 원하는 것 같았는데 저희가 워낙 사이가 좋아서 흘러가는 방향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흘러간 것 같다. (언니들이랑)함께 있을 때는 부담이 없었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좋은 무대이고 엠넷이 데려온 상대팀을 이기는 게 목적이라 대결이 있는 날에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초면에다가 서로 다른 음악색을 지니고 있는 10명의 아티스트들이 한 무대에서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란 쉽지 않았을 터. 그럼에도 ‘굿걸’은 매 무대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굿걸’ 크루들이 합을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함께 무대에 임하는 외에도 틈틈이 음악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서로를 의지한 덕분이다. 장예은은 항상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해주었던 언니 크루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제가 수줍어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은 스타일이라 혼자 갑자기 긴장을 하는 편이다. 그럴 때마다 효연 언니 같은 경우는 ‘이러면서 잘할 거잖아?’라며 토닥여줬고 치타 언니는 ‘왜 떨어? 떨지마’하면서 안아줬다. 지우, 제이미 언니는 잘할 거라고 치켜 올려주는 말들을 해줘서 무대 준비하면서도 항상 행복했다. 사실 10명이 다 같은 팀이다 보니 한 명 한 명 생각해보면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 감동이었던 건 2~3회 쯤 나갔을 때 제가 안 좋은 반응을 받았을 때 에일리 언니가 위로해주면서 보듬어주시고 영지도 전화로 괜찮냐고 물어봐줬다. 슬릭 언니는 진짜 반가웠다. 언니랑 저는 엄청 많은 대화를 하진 않았지만 제가 고민하고 있으면 먼저 와서 물어봐주고 간단한 말만 주고받아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면 그 사람은 음악에 대해 어떤 마인드일지 잘 몰랐는데 윤훼이 언니를 보면서 스스로 많은 편견과 생각이 깨졌던 것 같다.”

‘굿걸’에서 장예은은 ‘블랙드레스’, ‘마녀사냥’, ‘바비’, ‘목소리’ 등 매 무대마다 다채로운 음악과 콘셉트를 소화했다. CLC의 대표곡 ‘블랙 드레스’의 경우 7명의 포지션을 혼자서 책임지며 압도적인 독무대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장예은은 무대를 통해 직접 자신의 생각을 담은 랩 가사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장예은은 퍼포먼스의 준비 과정에서도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자랑했다.

“보통 랩 가사는 영화나 책을 읽으면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다른 노래들을 들으면서 표현들을 배우고 제 것으로 창작해간다. 최근에는 ‘바비’ 준비 기간 동안 영화 ‘금발이 너무해’를 봤는데 너무 감동적이었다. 저는 무대가 어떻고 노래가 어땠으면 좋겠다기 보다 먼저 무대의 그림을 떠올려본다. 색감이나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오마주할 수 있는 걸 찾는 편이다. 목소리 같은 경우는 ‘인어공주’였고 바비는 ‘금발이 너무해’였듯이. 그렇게 찾아 놓은 다음에는 원작에서 주는 이야기를 메인으로 세워두고 그걸 저에 비유해서 바꾸고 다른 그림도 추가해보면서 천천히 만들어간다. 저도 ‘굿걸’을 하면서 제가 이런 스타일이란 것을 처음 알았다.(웃음)”

그렇다면 장예은이 뽑은 ‘굿걸’에서 본인의 어떤 무대가 가장 만족스러웠을까. 장예은은 무대에 앞서 “아이돌이 왜 아이돌인지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듯이 ‘바비(Barbie)’를 꼽았다. ‘바비’는 장예은 본인의 키워드 및 무대 콘셉트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편견을 향한 장예은의 당당하고 상큼한 답이 담긴 가사와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선물 상자에서 나오는 등장부터 무대 중간 옷을 갈아입는 퍼포먼스까지 곡의 매력을 배가시키며 온라인 평가단의 마음을 사로잡고 승리한 바 있다.

“제가 ‘바비’ 무대에 만족도가 높았던 이유는 도전해보고 싶었고 제가 닮고자하는 모습이 잘 담겼던 퍼포먼스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굿걸’에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서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싶었는데 ‘바비’를 통해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 무대 연출이나 무대에 담은 뜻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바비’ 외에도 지우, 제이미, 치타, 효연언니랑 함께 한 ‘마녀사냥’에서도 많이 배웠다. 다른 아티스트들은 무대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가까이 본 건 처음이었고 ‘앞으로 나도 이렇게 해도 되겠다’, ‘저렇게 해 봐야겠다’는 지점도 생겼고 많은 걸 배우고 자신감도 늘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

앞서 ‘바비’의 무대를 통해 언급했듯이 장예은은 아이돌 래퍼라는 편견에 대해 정면 돌파했다. 그의 바람대로 ‘굿걸’을 통해 보여준 장예은은 아이돌 그룹의 메인 래퍼라는 포지션을 넘어 여성 래퍼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해냈다. 마지막 회에서는 대다수 크루들이 가장 성장한 크루로 장예은을 지목할 정도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이에 장예은은 아이돌로서 받게 된 편견에 사로잡힌 아쉬움보다 당당하게 맞서는 쪽을 택했다.

“겉으로 티는 안 내시지만 모두 내면에 있으신 것 같았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아이돌 무시하지 마세요’, '다 할 수 있다'는 말보다 아이돌이 왜 아이돌인지 보여주고 싶었다. 케이팝 시장이 커지면서 아이돌도 하나의 장르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아이돌의 편견을 깨고 싶지도 않고 저는 지금 이대로 아이돌인 제가 좋다. CLC로서 그룹의 콘셉트 변화도 있었고 누군가는 우리에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말도 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매 앨범마다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그걸 토대로 같은 실수를 하고 있지 않아서 돌아보면 늘 좋은 도전이고 경험이다. 앞으로 아이돌로서, 멤버들과 함께할 시간이 기대된다.”

어느새 2020년 상반기가 끝나고 하반기로 접어든 시점 ‘굿걸’로 또 하나의 도전을 마친 장예은. 조급해하지 않고 매 순간 주어진 과정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가는 장예은을 통해 그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장예은에게 ‘굿걸’이란 무엇일까.

“저에게 ‘굿걸’은 성장일기이다. 도전하는 게 두려워지고 내가 너무 멈춰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만히 있고 싶을 때 스스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저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겁이 났는데 다들 좋게 봐줘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 나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매번 매 인생을 살면서 성장 중인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성장이 정체된 느낌이었다. ‘굿걸’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들을 하면서 소중한 경험과 큰 성장을 한 것 같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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