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밥상’ 골부리조림·곰취말이밥·민물새우튀김·감자어죽 등 외씨버선길 한상
- 입력 2020. 07.23. 11:22:09
- [더셀럽 전예슬 기자] ‘한국인의 밥상’ 외씨버선길의 오래된 맛은 어떤 맛일까.
23일 오후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고이 접어 나빌레라-외씨버선길 밥상’ 편으로 꾸며진다.
외씨버선길의 시작은 청송 주왕산 계곡.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가 사람들을 부르는 대표적인 피서지다. 부처손 등 주왕산에서 채취한 귀한 약초들을 넣고 끓인 약수백숙에 약수로 지은 영양밥은 여름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음식뿐 아니라, 염색을 돕는 매염제로도 활용하는 약수는 청송사람들에겐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이다.
약수 뜨러 가는 날이면 꼭 챙기는 음식은 ‘장떡’, 짭짤한 장떡을 한입 먹고 약수를 많이 마시기 위해서였다. 여름 장떡에는 제철 맞은 골부리(다슬기) 삶은 국물로 반죽을 하고, 골부리살을 넣어 색다른 맛을 낸다. 여기에 골부리를 삶아 만든 새콤한 냉국에 고추장에 박아둔 파로 만든 골부리조림까지, 추억이 있어 더 맛있는 청송 사람들의 여름 별미를 만난다.
청송에서 영양으로 이어지는 외씨버선길은 산간 내륙에 자리 잡은 산촌을 지난다. 육지 속 섬이라 불리던 영양은 사람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은 덕분에 깊은 산속, 천연기념물로 보호 중인 산양이 살고 있을 만큼 청정한 생태환경을 간직한 곳.
질경이와 개망초, 들판에 덩굴로 자라 농부들에겐 골칫덩이로 불리는 환삼덩굴까지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잡초들이 맛있는 식재료로 변신하기 시작한 것이다. 라이스페이퍼에 온갖 풀을 넣고 만든 풀쌈과 잡초샐러드. 김 대신 곰취에 밥과 채소를 넣고 만든 곰취말이밥, 삶은 감자로 감칠맛을 더한 열무김치에 말아 먹는 국수 한 그릇까지 자연 밥상을 만난다.
조지훈 시인의 시에서 이름을 얻은 외씨버선 길은 소설가 김주영이 소설 ‘객주’를 완성하기 위해 걸었다고 알려진 길이기도 하다. 소설 객주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봉화 오전리 생달마을은 실제로 11명의 보부상이 모여 살았던 곳이다. 가족도 없이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살았던 보부상들은 후손도 없이 세상을 떠나며, 자신들이 살던 땅을 마을에 남겼고, 마을 사람들은 위령탑을 세우고, 매년 제사를 모시며 그 마음을 기리고 있다.
사상에 오르는 술은 직접 담근 막걸리를 올리는데, 이때 물 대신 사용하는 약수가 바로 보부상들이 발견했다는 오전약수다. 조선 시대 약수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할 만큼 맛과 효능이 좋은 약수를 물 대신 넣고 겨우살이 약초를 넣어 막걸리를 빚으면, 안주로는 맑고 깨끗한 물에서 자라 크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민물새우튀김이 제격이다. 술 익는 냄새가 마을에 퍼지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오래전 여름의 추억 놀이를 시작한다.
외씨버선길의 마침표를 찍는 곳은 강원도 영월 김삿갓 계곡. 큼직한 사발에 천을 덮고 다슬기를 찧어 발라 미끼를 쓰는 옛날 보쌈잡이와 잠자리 유충을 미끼로 꺽지를 잡던 여름날의 추억이 어제처럼 생생한데, 흔하게 잡히던 민물고기들이 이젠 귀한 신세가 됐을 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래도, 오래전 즐겨 먹던 음식만큼은 아직 그대로다. 어머니 손맛을 기억하며 두 형제가 손 걷어붙이고 만들어보는 민물고기 음식들.
민물고기를 다져 반죽해 만드는 민물고기 원반죽과 완자튀김, 그리고 쌀 대신 감자를 갈아 넣어 구수하고 담백한 감자어죽까지, 추억의 여름 별미들이 상에 오른다. 뜨거운 어죽을 물 위에 띄워 놓고, 물놀이 하면서 식혀 먹으면 여름 더위쯤은 거뜬하게 이겨 낼 힘이 생긴다고한다.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