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비핵화·북 체제 붕괴·핵 무장”…‘강철비2’ 양우석 감독의 네 가지 시뮬레이션 [종합]
- 입력 2020. 07.23. 18:01:32
- [더셀럽 전예슬 기자] 정상회담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 그리고 임박한 전쟁 위기 속 한반도는 어떤 운명을 맞이할까. ‘강철비2’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내놓았다.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이하 ‘강철비2’)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양우석 감독, 배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등이 참석했다.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 영화다.
‘강철비2’는 ‘강철비’와 한반도의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라는 문제의식, 그리고 북한 내 쿠데타로 인한 전쟁 위기라는 출발점을 같이 한다.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 작품으로 연출을 시작했다. 제가 한국 영화 쪽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잡아야 할까 하다 세상에 필요한 것을 하자고 생각했다. 대북문제도 있고 냉전체제가 붕괴됐지만 미중 갈등 속 한국이 껴 있지 않나. 그래서 ‘강철비’ 시리즈를 만들게 됐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양 감독은 “30년 전, 냉전체제 붕괴 후 냉전체제를 유지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반도가 갈 수 있는 길은 넷 중 하나라고 예상했다. 첫 번째, 전쟁 시뮬레이션이고 두 번째는 협상을 통한 평화체제의 비핵화다. 세 번째는 북한 붕괴이며 네 번째가 대한민국의 핵 무장이다. 현재 인류사를 보면 적이 핵을 가지면 상대방도 핵을 가진다. ‘강철비’ 1, 2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건 네 가지 시뮬레이션에서 보여주고자 했다. ‘강철비1’에서는 전쟁, 담론의 시뮬레이션이고 ‘강철비2’에서는 평화체제로 가는 게 쉽지 않지만 그래도 가야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라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언급했다.
‘강철비2’에서는 인물들의 진영이 바뀐다. 이는 한반도 문제는 남북끼리 결정할 수 없다는 건 변함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양우석 감독은 “평화 체제를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없는 노릇이지 않나. 남북 입장이 바뀌어도 바뀌는 게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인물의 진영을 바꿔 설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극중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역을 맡았다. 영화를 두 번 관람했다는 그는 “감정이 치고 올라와 멍한 상태”라면서 이날 눈시울을 붉히기도. 마음을 가다듬은 후 정우성은 “우리 민족은 불행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 우리 민족의 불행이 새로운 희망으로 평화의 길로 가야한다는 소신이 크게 든 영화”라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남북미 정상들이 잠수함 골방에 갇힌 장면은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유머러스한 장면이 다수 등장하는데 이에 대해 양우석 감독은 “영화의 내용이 어렵게 보일 수 있어서 상업영화로 쉽게 다가가고자 고민했다. 잠수함 내부에서 은유 등으로 한반도의 현 상황을 보이려고 했다. 별 것 아닌 걸로 싸우는 게 협상을 풍자한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은유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몹시 궁금하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장면을 연기한 유연석은 “실제로 정상회담에서 봤던 모습과 다르게 공식석상이 아닌, 골방에서 세 명의 정상들이 나눈 얘기를 무겁지 않게 은유적으로 잘 그려주신 것 같다. 저도 연기하면서 의도치 않게 나오는 재밌는 요소가 생기더라. 영어를 하는 설정이나 가장 어린 지도자로서 내 잠수함에 납치되고 그런 에피소드를 즐기면서 했다”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두 낯선 사람들 속에서 저는 리액션만 하면 됐다. 잠수함이 굉장히 비좁았다. 한 놈은 담배를 피고, 한 놈은 방귀를 끼고. 앵거스 맥페이든이 연기를 하는 장면에서 진짜 방귀를 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서로 진지함을 유지하지만 벽을 허물면서 연기했다. 그 상황 속에 있으면서 진지하지만 즐기면서 했던 작업”이라고 전했다.
곽도원은 “밀폐된 공간이라 리액션을 하기 힘들었다. 연기를 펼칠 수 없었던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감독님과 촬영 전 의견을 나눈 건 제 역할이 악역보다는 생각과 뜻이 다른 인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연기했다”라고 했다.
‘강철비2’는 북한이 SLMB을 탑재한 핵 잠수함을 가졌다는 전제 하에 남북미 정상을 최초의 북 핵잠수함 ‘백두호’ 안으로 데려간다. 잠수함으로 설정한 이유로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 시리즈 모두 근원적 장르는 분단이다. 세 정상이 어디에 갇히는 게 아이러니할까 해서 잠수함으로 설정했다”라며 “잠수함전은 시중에 나온 책들보고 공부하고 가상 시뮬레이션을 짰다. 실제 잠수함 출신들에게도 여쭤보면서 만들어갔다. ‘맹인검객’ 같은 숙명 속에서 싸우는 게 잠수함전이라 재미를 최대한 보여주고 싶어서 구상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양우석 감독은 “개봉 전부터 오해받고 논란은 저의 징크스이자 숙명 같다. 영화를 본 분이라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여러 시야가 있지 않나. 교육과 외교안부는 국가 전체차원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2009년 911사태에서 미국이 가장 후회한 건 그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아서라고 적혀있더라. 상상력을 통한 상황의 과정이 아닐까. 한국이 갈 수 있는 길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드리는 게 저의 숙명이라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했다. 특정한 시각보다는 넓게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강철비2’는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